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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가시방석 위의 교장선생님들께 격려의 박수를

언제는 학교의 교장 자리가 중요하지 않았을까마는 최근 들어 교육혁신의 핵심기제로서 단위 학교 경영의 자율성과 책무성이 강조되는 한편으로 학교장의 권한과 역할 그리고 그 선발방법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됨으로써 교장 직이 새삼 사회적 주목을 받고 있다. 초·중등교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처럼, 학교의 교무를 통할하고 소속 직원을 지도감독하며 학생을 교육하는 임무를 갖고 있는 교장의 자리. 어찌 보면 학교경영의 전권을 쥐고 있는 무소불위의 자리라고도 할 수 있으며, 그 경영능력 따라 학교 교육 전체가 죽고 사는, 참으로 막중한 역할이 교장에게 주어져 있다 할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토록 중요한 교장자리이건만 세간에 비쳐진 학교장의 이미지가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사실이다. 작금의 언론보도에서 보다시피 그 자리를 둘러싸고 빚어진 교육계 내부의 구조적 인사비리라든지, 일부 학교에서 드러난 직권의 남용과 부패사례는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성실하게 일하는 대다수 교원, 특히 교장들의 사기가 떨어짐은 물론 교육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교단 현실에 비추어 보건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교장은 개인적 이익과 명철보신을 궁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확고한 교육신념과 철학을 바탕으로 주어진 임기 동안 자신의 온 열정을 쏟아 붓는 사람이고, 교육의 최일선에서 혁신의 리더가 되어 창조적이고 역동적인 학교를 만들어가는 사람이다. 아울러 그런 사람에게 있어 교장자리는 그 사람이 평생을 꿈꾸어 온 교육적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서, 국가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며 아이들의 꿈과 행복을 위해 헌신 봉사하는 그의 가슴은 긍지와 보람으로 가득할 것이다.

단언컨대 현재 학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절대 다수의 교장선생님들은 어려운 여건(부족한 교육재정, 실질보다는 명목에 그치는 권한, 구성원들의 다양한 욕구와 이해의 충돌) 속에서도 국가가 추진하는 정책과제의 수행에 앞장서면서 학교 역량 극대화를 통해 교육력을 향상시키고 학교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켜보려고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극히 일부에서 드러난 부정적 사례를 가지고 교육계 전체가 부패한 양 매도하고 손가락질 하는 사회적 분위기이며, 그래서 도덕적 신뢰에 기초하는 교권이 흔들리고 교육자들의 사기가 떨어졌을 때 교육력의 저하가 불을 보듯 환하다는 점이다.

단위 학교교육을 책임지는 교장 한 분 한 분이 저마다 ‘좋은 학교’의 이상을 추구하면서, 민주적인 리더십을 통해 학교의 변화와 개선을 위한 체계적인 노력을 집중시켜 나가고, 단위 학교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가운데 교수·학습의 지도성을 발휘하는 한편 전문적 공동체로서의 학교를 만들어 학습을 강조하는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높은 학업성취를 이루어 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일부 언론의 자극적 보도에 편승하여 감정적 비난이나 힐책을 하기 보다는 오히려 따뜻한 이해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어야 마땅하다.

비판적 여론과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으로 하여 지금 우리의 교장선생님들이 너무도 힘든 가시방석 위에 앉아 있다. 하지만 선생님들이 뒤따를 수 있도록 모든 일에 수범을 보이는 교장, 최고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마음은 한없이 낮은 곳으로 임하여 아이들을 위하는 일이라면 무한한 헌신과 봉사의 팔을 걷어붙이는 교장, 아이들 앞에서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양심이고자 늘 자신을 채찍질하는 교장. 이런 교장선생님들이 전국 방방곡곡에 계시는 한 우리의 교육은 여전히 희망이고 그 미래는 밝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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