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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욕으로 얼룩진 요즘 아이들의 대화

학교는 늘 아이들의 소리로 가득하다. 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에서 우리 교육의 희망과 미래가 커져간다. 그런데는 요즘 이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면 절반 이상이 욕이다. 또한 이들의 목소리 크기도 보통 이상으로 큰 소리다. 한참을 들으면 곧 고성이 오가고 싸움으로 번지기 일쑤이다.

참으로 심각하다. 티 없이 맑고 밝고 착하게 자라야 이들이 왜 이 지경까지 이르렀을까. 우리 학교 아이들만 그럴까. 언제부터 이렇게 된 것일까. 지난 해 모 방송국에서 초등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아이들의 97%가 평소에 욕을 자주 하고, 그 아이들 중에서 72%는 원래의 말뜻도 모르고 그냥 욕을 한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욕을 안 하는 아이는 희귀종'으로 불릴 정도이고, 그 내용도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욕이다.

아이들의 이 같은 언어습관은 학교에서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전화통화, 문자메시지, 메일 등에서도 동원되고, 심지어는 욕을 안 하고 말을 하면 대화가 이어지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아이들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같은 아이들의 욕설에 대해서 문제를 지적하고 지도하는 사람이 없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학교에서는 교사가 어느 정도 지도하지만 가정이나 교외에서는 더욱 무방비 상태이다.

이 같은 욕의 가장 큰 원인은 먼저 매스컴의 영향이라 할 수 있다. TV에서 방영되는 영화 대부분의 대화내용이 폭력적이며 대화가 욕으로 구성되어 낯 뜨거움을 넘어 역겨울 정도이다. 아이들이 많이 보는 코미디도 마찬가지이다. 작은 소리로 전달할 내용도 악을 쓰고 큰 소리를 지른다. 뉴스도 마찬 가지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국가의 최고 의사결정기관인 국회에서 거르지도 않고 내뱉는 욕설과 폭력의 모습은 이젠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장면이다.

언어는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긴 하지만 욕이 일상어가 되어서는 건전한 사회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분명히 욕은 공격적이며,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한다. 심하면 상대방의 반감뿐 아니라 인격적 모멸감마져 느끼게 한다. 우리 국민들의 급한 성격은 외국인들이 이미 빨리빨리 문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같은 어른들이 모습과 같이 아이들도 모든 일에 오래 참지 못한다. 자신의 의사를 상대방에 논리적으로 차분히 설득하지 않고 일방적 자기중심으로 전달하려고 한다. 그래서 끝내는 목소리를 높이고 싸움으로 번지고 만다.

이 같은 사례는 우리가 학교교육에서 소통 문화를 거의 배우지도 가르치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최근에야 직장에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깨닫고 경청, 소통, 협상 등을 강조하고 있다. 남의 의견은 듣지도 않고 자기의 의견을 전달하려고하는 것은 소통이 아니라 일방적인 전달인 것이다. 즉, 이는 상의하달의 지시적인 문화인 것이다.

요즘 우리사회 일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대부분이 상대방의 배려나 존중과는 거리가 먼 일방적인 주장과 반대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국가 전체의 문제가 심각할 정도로 흑백논리, 즉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오는 갈등이다. 이러한 갈등 구조에서는 대화가 어렵다. 상대방의 좋은 점은 인정해야 쌍방의 대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어른들의 이러한 모습들이 우리 아이들의 착한 가슴에 그대로 투영된 것이 아닐까하는 두려움도 없지 않다.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분명히 지금과는 다른 사회가 전개될 것이다. 큰소리를 쳐야 이기는 사회가 아니라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조용하고 논리적인 설득문화가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 지금처럼 목소리를 높여야 설득되고 이해하는 전근대적인 방법은 당장 개선되어야 한다. 사실 선진국 국민들은 우리처럼 그리 부산하지 않다. 조용한 목소리로 호소력 있는 감성적인 대화로 소통하고 있다. 일방적인 대화가 아니라 쌍방소통을 통하여 충분한 시간을 갖고 여러 차례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소한다. 이것이 바로 협상인 것이다.

지난 월드컵에서 보여준 우리의 단합된 모습은 어디로 갔는가.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거리응원전에 '대~한민국'을 외치는 모습은 바로 무언의 합의로 형성된 우리의 새로운 소통문화가 아니겠는가. 지난 선거와 같이 험담과 욕설, 그리고 폭행, 그야말로 무법천지의 어른들의 모습이 이젠 더 이상 아이들의 눈에 비춰져서는 안된다. 성숙한 어른다운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각종 언론도 건전한 방송언어 사용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여 보도했으면 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간다. 말하는 소리와 모습 그리고 표정까지 그대로 따라 한다. 그래서 우리는 흔히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고 하지 않았는가.

욕하는 아이들에 대한 지도는 교사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도 지도해야 한다. 언어로써 병들어가는 아이들을 구출해야 한다. 우리보다 더 자유스러운 미국의 아이들도 학교에는 엄격한 규정, 즉 학교마다는 다르지만 ‘행동지침서(Rules of Behavior)’를 명문화하고 있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학교장은 절차에 따라 부모를 학교로 소환하여 경고장을 발부하고 있다.

최근 이런저런 문제와 갈등으로 우리 교육이 시끄럽다.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는 현명하고 지혜로운 교육정책을 펼쳤으면 한다. 아이들을 두고 거래를 하려는 잘못된 교육정책은 우리의 미래가 없다.

우리 교육,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해답이 나온다. 교육에는 이념이나 당리당약이 필요치 않다. 이들은 지금이 아닌 미래에 행복한 삶을 갖도록 우리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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