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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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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의심 받을 짓은 아예 하지 말라

오늘 아침은 전형적인 가을날씨다. 깨끗하고 푸른 하늘, 가을을 수놓는 연한 구름, 가을을 준비하는 푸른 산, 함께 어울려 기쁨을 더해주는 푸른 잔디... 가을잔치라도 베풀려고 하는 것 같다.

오늘도 명심보감을 통한 인성교육으로 하루를 열었다. 방송에서 태공왈, ‘과전에 불납리하고 이하에 부정관이니라’는 문장이 흘러나온다.

“太公曰 瓜田에 不納履하고 李下에 不正冠이니라.”는 문장은 명심보감 정기편 20번째 나오는 문장이다. ‘태공이 말하였다. 남의 외밭을 지나갈 때에는 신을 고쳐 신지 말고, 남의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을 바루지 말라’는 뜻이다.

이 문장 역시 대구로 되어 있다. 瓜田과 李下가 대구이고 不納履와 不正冠이 대구이다. 이들의 문장은 술목으로 짜여져 있다. 不納과 不正은 서술어, 履와 冠은 목적어가 된다. 이것만 유의하면 쉽게 해석이 가능하다.

瓜田은 오이밭이다. 李下(오얏나무 아래)로 장소를 나타낸다. 不納履는 신을 고쳐 신지 말라, 不正冠은 갓을 바루지 말라로 행위를 말한다. 어떤 장소에서 어떤 행위를 하지 말라로 해석이 되고 있다.

오이밭에서 신을 고쳐 신으면 어떻게 비칠까? 멀리서 보면 오이밭에서 오이를 따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을 고쳐 쓸 경우, 멀리서 보면 오얏나무 열매를 따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주인으로부터 오해를 받게 되고 의심을 받게 되는 것이다.

오늘 본문이 주는 교훈은 의심받을 짓을 아예 하지 말고 장소에 따라 신중을 기하라는 것이다. 생각없이 행동하다 보면 오해의 빌미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하든 남에게 오해받는 일, 의심받는 일은 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한 가지 더 나아가 생각해 볼 것은 실제로 남의 밭에 가서 오이를 따거나 남의 과수원에 가서 과일을 따는 것은 해서는 안 된다. 오이 하나 따먹는 것이 무슨 죄냐?고 할 수 있을지 모르나 주인의 입장에서 보면 마음이 상하고 속이 상할 노릇이다.

피해를 주는 일은 해서는 안 된다. 하도 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주인들은 얼마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가? 그러니 밭에서나 과수원에서 조금만 이상한 행동을 해도 의심을 눈초리를 보내게 되는 것이다. 아주 작은 일이라도 남에게 유익을 주면서 살아야지 피해를 주면서 살아서야 되겠나? 

엊그제 라디오 방송에서 남의 배추밭에 가서 배추를 훔쳐가는 도둑이 일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다. 하도 배추값이 올라가니 배추밭의 배추를 밤에 훔쳐간다고 하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서도 안 되고 듣고 싶지 않는 뉴스다. 정말 부끄러운 뉴스다. 이런 뉴스가 다시는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삼가는 것이 좋다. 남의 밭의 오이 하나라도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 남의 과수원 작은 열매 하나라도 따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바른 행동일 것이다. 언젠가 일본에 간 적이 있는데 그 때 안내하시는 분께 일본사람들은 절대로 남에게 피해주는 일은 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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