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일년 농사 수확의 현장
2010년 11월 10일 강당에서 열린 영암덕진초등학교한마음놀이잔치 축하공연중인 사물놀이팀
교육과정 침해 없이 알차고 신명나게
본교(교장 최철남)는 2010년 11월 10일 오전 9시 25분부터 12시 20분까지 학부모와 함께 하는 한마음 놀이잔치를 열었습니다. 이 날 행사는 학교 교육과정 운영 계획에 따라 각 학년 별로 평소에 익힌 학급 특색을 살려 무대에 올리는 1부 학예회 행사와 2부 학부모와 함께 하는 놀이마당으로 구성하였으며 급식 공개의 날로 정하여 참가한 학부모와 지역민에게 점심도 제공하였습니다.
2010년 9월1일 부임하신 최철남 교장 선생님의 대회사 장면입니다.
아침 일찍 나오셔서 붓글씨를 쓰시며 공수인사로 교직원을 맞아주십니다. 학교 행사판을 직접 꾸며주시는 예술가의 면모를 보여주십니다. 모자부터 그런 인상을 풍기지요?
새로 부임하신 최철남 교장 선생님의 의지에 따라 학예회 진행을 학생회 임원이 진행하였고 특히, 소모성 경비를 최대한 아껴서 전교생 46명에게 체육복을 한 벌로 맞춰서 선물하여 어린이가 중심이 되어 행복하고 즐거운 놀이마당을 설계하였습니다. 이같은 방침은 전년도의 관행에 따라 물품 신청 과정에서 학예회 예산과 체육계 예산에서 전교생에게 똑 같이 티셔츠를 샀으면 좋겠다고 건의를 드렸는데, 한 발 더 앞서 생각하는 교장 선생님이 바지까지 넣어서 체육복을 사 입히자고 한 것입니다.
덕진초 개교이래 전교생이 체육복을 학교에서 사서 입힌 사례가 없었기에 선생님들과 학부모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체육 행사 때마다 형편에 따라 서로 다른 체육복을 입다 보니, 가정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뛰어야 할 놀이마당에서 옷 때문에 위축되는 모습을 보여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다 같은 옷을 입혀 놓고 보니 어린이들도 활발하고 밝았습니다.
체육복을 정하는 과정에서도 어린이 개인의 의견을 조사하여 색깔과 디자인, 학교 마크를 새기는 것에 이르기까지 의견 조사를 실시해서 다수결로 정했기 때문에 옷에 대한 만족도도 더욱 높았습니다. 의견 수렴 과정부터 광주도매시장에 직접 가서 옷을 주문하고 택배로 우송 받아 에듀파인으로 결재하는 과정이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강당에 걸었던 플래카드도 3년 전에 만든 것입니다. 경비 절감을 위해 공연 날짜를 넣지 않았고 신문에 잘 말아주면 새 것처럼 쓸 수 있답니다.)
첫 인사 프로그램에 출연한 1학년 신류재, 서유정 두 어린이는 멋있는 인삿말을 깔끔하게 외워서 박수를 받았습니다. 서 있는 모습이 마치 꼬마 신랑과 색시 같지요? 류헌자 선생님의 깔끔한 준비와 지도가 오랜 경륜이 어떤 것인지 눈으로 보여주셨습니다. 교단에는 이런 선배님이 늘 곁에 계셔야 후배들이 보고 배운답니다.
유치원 탈춤 공연입니다. 특히 의상을 일일이 만들어 입혀서 나현 선생님의 노고에 감탄했습니다. 한 번 빌려입고 반납하는 비싼 대여복 대신에 한지로 상의를 만들어 입히고 탈춤 손자락과 탈까지 씌운 그 노고에 놀랐답니다. 아낀 경비는 아이들의 복지와 좋은 교구 구입에 활용하였으면 좋겠다는 교장 선생님의 충고를 받아들인 선택이랍니다. 종이 옷을 입고 천방지축 뛰면서 춤사위를 자랑하는 이 꼬마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했습니다.
1학년 국악창의 모습입니다. 류헌자 선생님의 장구 반주에 맞춰 씩씩하게 노래 부르는 9명의 천사들입니다. 1학년이지만 오후 4시까지 진행되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도 열심히 참여하는 당찬 어린이들이랍니다. 이 어린이들이 바로 덕진의 희망이며 이 나라의 우람한 나무가 될 소중한 싹이랍니다.
2학년 동화구연 장면입니다. 우리 반 아이들이랍니다.
우리 2학년 아이들은 평소에 열심히 해 온 <읽기> 책 속의 동화 <야들야들 다 익었을까>와 <지혜로운 아들>을 목소리와 표정, 동작을 함께 넣어서 실감나게 연기하는 장면이랍니다. 이방과 양반의 모자는 검정 색지와 컵라면 컵으로 만들고 양반의 수염도 검정 색지를 턱에 붙이니 훌륭한 분장이 되었답니다. 이 아이디어도 우리 반 아이들이 연습하면서 생각한 것을 즐거운 생활 시간에 협동하여 만들면서 참 즐거워했답니다. 여자 아이들은 남자 역할을 하느라 남자 한복을 입었는데 참 귀엽지요? 이것 역시 특별한 시간이 들지 않았습니다. 받아쓰기 할 때 10번씩 읽어 오기를 하다보니 저절로 외우게 된답니다.
3학년 연극 <늑대와 아기 양들>입니다. 이 공연에서는 특히 이기현 군의 연기력에 깜짝 놀랐답니다. 늑대 역할을 맡은 왼쪽 끝에 앉아 있는 어린이인데 다양한 목소리 변신을 선 보여서 미래의 연기자의 모습을 보여주어서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지도는 새내기 임채영 선생님이 대본을 각색하여 지도하여 주셔서 초보의 열정을 보여주셨답니다. 이 아이들도 2학년 때 제가 가르친 천사들이지요. 순진하고 착해서 글감을 많이 제공해 주었답니다. 그런데 이 날 일기를 쓰지 않았다고 11일 방과후학교 짓기 시간에 예전 담임 선생님의 자격으로 혼쭐을 냈더니 감사하다고 눈물을 글썽이던 소녀는 오른 쪽 끝에 앉아있는 조주아랍니다. 서운해 할 줄 알고 걱정하고 미안해했는데 "선생님, 고맙습니다. 일기를 꼭 쓰겠습니다."라고 해서 제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2학년 때 열심히 쓰게 했던 일기를, 학예회 같은 중요한 일이 있을 때 단 한 명도 안 썼다고 예방주사(?)로사랑의 매를 한 대씩 때렸거든요. (체벌 반대론자인데, 죄송합니다.)
4학년 즐거운 음악 시간 공연 장면입니다.
악기 연주에 무용, 학부모를 위한 춤까지 선사하여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답니다. 특히 튀는 의상을 준비하여 남자 어린이가 입은 노란 치마는 노란 한지로 만들어서 춤을 출 때 매우 멋졌답니다. 2년 전 제가 가르친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곁에서 보는 재미도 여간 쏠쏠하답니다. 시험지를 주면 자올자올 졸던 키 작은 꼬마 김현민의 노래 솜씨가 빛나던 무대, 얌전하던 부끄럼쟁이 아가씨들이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즐겁게 춤추던 모습이 잔상으로 남아서 아직도 즐겁습니다. 예술적이신 최명화 선생님의 기지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우리 학교의 재주꾼들이 모여 있는 5학년의 댄스 파티랍니다. 학력, 발표력 등 뭐든지 당당하고 우렁찬 대단한 아이들입니다. 특히 새내기 1년 차인 이산하 선생님의 빈틈 없는 교육과정 운영으로 일취월장하여 시골 학교의 위상을 높이고 있답니다. 가수가 꿈인 문주희, 필리핀 어학연수를 다녀온 이우빈, 꽃미남 김세일, 영재반 강재희, 키도 크고 효녀인 이은진, 빼빼로데이에는 전체 선생님께 감사하다며 마음을 전하는 김은경 등, 촉망되는 아이들입니다. 숫자는 적어도 30명 부럽지 않게 꽉찬 행복을 안겨주는 희망동이들이랍니다.
우리 학교 최고 학년 6학년의 리코더합주 모습입니다.
학력 향상의 울타리에 갇혀서 놀 시간도 부족한 힘든 6학년 시절을 잘 넘기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도 있지만 발랄하고 착한 모습으로 울지 않고 밝게 살아가는 장한 아이들입니다. 사물놀이 복장과 리코더 연주 모습이 인상적이지요? 이 아이들은 3년 동안 사물놀이팀을 지탱해 온 기둥들입니다. 전국대회 2회 입상 실력과 지역축제인 왕인축제와 월출제의 식전 축하공연으로 이름을 알린 팀이기도 합니다. 이제 더 너른 세상을 향한 그들의 비상이 순조롭기를 비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이 학교에서 6학년을 3년 내리 맡아서 지도해오신 정동방 교무부장님과 함께 모교를 졸업할 아이들이라 그런지 아쉬움이 많습니다.
2부 행사를 준비하는 새 천년 체조를 하고 있습니다. 전교생의 체육복에서 힘찬 열기가 느껴지죠? 청백 머리띠까지 학교에서 구입하여 착용하니 일류 선수단 같습니다.
젖 먹던 힘까지 모아서 당겨라! 아이들이 제일 재미있다고 한 줄다리기 장면입니다. 이 밖에도 전교생 경보 이어달리기, 티볼 경기, 학부모와 공굴리기, 산 넘고 물 건너, 굴렁쇠 굴리기 등 많은 경기를 했답니다.
마지막 무대로 류헌자 선생님이 3년 동안 해주신 <천사의 꿈>에 맞춰 포크댄스를 하였습니다. 몇 번이나 함께 하고 싶은 순간이었습니다. 학부모와 선생님, 아이들이 모두 함께 손을 맞잡고 교육이라는 커다란 나무를 키우는 일에 이 순간처럼 행복한 마음으로 서로에게 힘을 주며 살겠습니다. 이 날 행사를 위하여 측면 지원으로 열심히 도와주신 노인석 교감 선생님, 행정실장 이송범님, 시설물 설치에 애쓰신 이형래 주무관님, 사진 촬영 윤은경님, 권미리님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평소보다 훨씬 많은 분량의 점심 준비에 애쓰신 김판녀 조리사 선생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 날 전교생의 간식을 골고루 준비해주신 서치갑 운영위원장님의 숨은 노고도 기억해 드리고 싶습니다.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학교를 대신하여 감사드립니다. 덕진초 현장에서 리포터 장옥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