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는 독서입니다." 자기소개서에 쓰이는 흔한 말이 바로 취미가 독서라는 말이다. 그렇지만 ‘2010 국민 독서 실태 조사’(문화체육관광부)의 결과, 독서 인구의 수는 2009년보다 감소한 65.4%로 나타났다. 또한 이 조사에서 성인의 경우 여가 활동 중에서 독서는 7순위에 머무르고 있으며, 독서의 장애요인으로 ‘독서습관이 형성되어 있지 않아서’, ‘일이 바빠서 독서할 시간이 없어서’를 꼽았다. 사람들에게 독서는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특별한 활동인 셈이다.
그렇다면 왜 독서습관이 형성되지 못하고 여가 활동시간이 독서시간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학창시절의 잘못된 독서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 학생들은 수능이나 모의고사 준비를 위해 문학작품의 내용과 그 감상마저도 외워야 했으며 보여주기 위한 독서록을 작성해야 했다. 이렇듯 시험을 위한 독서를 익히게 된 학생들은 성인이 되어서 독서를 멀리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현상은 요즘 논술과 더불어 속독법을 가르치는 학원들이 생기면서 아이들마저도 진정한 독서의 즐거움과 가치를 알지 못한 채 시험을 위한 독서에 내몰리게 되었다. 예를 들어 올해부터 시작된 '독서이력제'는 학원에서 답안을 알려주고 부모가 대신 입력하는 기이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입시경쟁 속에서 아이들 스스로 즐기는 독서는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독서의 즐거움을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을까. 그 답은 ‘학교도서관’에 있다. 멀리 있는 공공도서관이 아닌,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가는 어린이도서관이 아닌 매일 가는 학교 안에 있으며 자연스럽게 독서를 만날 수 있는 학교도서관이야 말로 진정한 독서의 세계를 아이들에게 안내할 수 있는 견인차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학교도서관의 가치를 알게 된 사람들이 모여 '경기도 좋은 학교도서관 만들기'운동이 시작되었다. 이 운동은 시민단체에서 시작되어 정부기관에 영향을 미치고 '학교도서관 살리기 국민연대'까지 출범시키는 계기가 된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지난 2007년까지 실시된 학교도서관 활성화사업을 통해 활발히 생겨난 학교도서관의 수는 2010년 현재 1만937개(교육과학기술부 교육통계DB)이며 이것은 전체 학교 수의 약 94.5%로 거의 모든 학교에 학교도서관이 생긴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갖추어진 학교도서관들의 대부분은 ‘책 대여점’의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독서지도와 독서관련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서교사’나 ‘사서’의 배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사서교사의 수는 현재 682명(교육과학기술부 교육통계DB)으로, 위에서 언급한 학교도서관 수 1만937개의 약 6.2% 밖에 되지 않으며, 일반사서와 비정규직 사서가 있는 학교도서관을 모두 합해도 전체 학교도서관 수의 50%가 채 되지 못 한다. 게다가 학교도서관진흥법 중 “학교도서관에는 사서교사, 실기교사나 사서직원을 둘 수 있다”(제12조 2항)라는 애매한 규정으로 인해 사서교사가 설 수 있는 자리가 적어지게 되었으며 2011년 사서교사 채용계획인원은 0명으로 더욱 어두운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학교도서관은 아이들에게 있어 올바른 독서습관을 키울 수 있는 중요한 장소이다. 여기서 사서교사는 좋은 책을 안내하고 독서지도 및 독서관련 프로그램들을 통해 아이들에게 올바른 독서습관을 길러주며, 교사들에게 사교육시스템의 인터넷 강의 자료가 아닌 유용한 학습 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과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서교사와 같은 전문인력이 학교도서관에 없다면, 학교도서관이 제 기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사서교사의 채용만이 능사라는 것은 아니다. 현장에 있는 사서교사 및 사서들도 더욱 분발하여 아이들에게 좋은 독서교육을 제공해 줌으로써 그 성과가 드러나게 된다면, 자연스레 사서교사와 같은 전문 인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게 될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매너리즘에 빠지는 사서가 되는 것을 경계하고자 하는 문헌정보학과의 한 학생으로써, 필자뿐만 아니라 학교도서관 및 모든 도서관의 사서들이 그 자리를 당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