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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日 독도 야욕, 프레임 벗어야 이긴다

또 한바탕 시끄럽게 한다. 잊혀질만하면 나타난다. 무슨 발 무좀이나 바퀴벌레도 아닌데도 말이다. 바로 일본 극우세력들의 독도 망언이다. 그것도 이번에는 대형 사고를 터뜨렸다.

며칠 전 일본 자민당 소속 신도 요시타카 의원,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중의원 의원,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참의원이란 자들이 울릉도를 방문하여 우리나라 사람들이 독도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직접 듣고 싶어서 입국하였다고 한다.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리려는 그들의 처사에 헛웃음도 나오지 않는다. 과연 그들이 그러한 의도로만 울릉도를 가려 했을까? 세 살 먹은 아이도 다 알 수 있는 정치 쇼를 노린 그들의 코미디일 뿐이다.

그래도 그 일본 의원들은 이번 사건으로 확실하게 수확물은 챙긴 모양이다. 일본 내에서 그렇게 인지도도 높지 않고, 일본 국내언론에서 울릉도 방문에 대한 조명도 제대로 받지 않았음에도 한국 언론과 한국인들에 의해서 잘 알려졌기 때문이다. 애초에 이 사안은 조용한 외교를 표방한 한국 외교부의 뜻대로 조용하게 처리하기로 했었는데, 일부 정치인과 언론에서 떠들어대자 문제가 커져서 외교부가 갈피를 제대로 못 잡은 형국으로 보인다. 제 아무리 언론과 일부 국민이 떠든다 해도 원칙을 세웠으면 그것을 꾸준히 실천해갔어야 했는데 그것이 부족했다고 본다.

또한 일본 의원과 그것을 막후 조정하고 방문 계획을 세운 시모조 마사오 교수는 프레임(frame) 싸움에서 한국에 이긴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말하는 프레임이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이다. 즉, 실재하는 현실을 이해하게 해주거나 우리가 현실이라고 여기는 것을 창조하도록 해주는 심적 구조다. 일종의 이데올로기라고도 볼 수 있다.

이 프레임이라는 단어를 유명하게 만든 이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인지언어학과의 조지 레이코프(George P. Lakoff) 교수인데, 그가 쓴 '코끼리는 생각 하지 마'에 그 뜻이 잘 나와 있다. 미국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코끼리(공화당의 상징 캐릭터다)'를 생각하지 말라고 주문하는 순간 국민들은 오히려 코끼리를 떠올리며 공화당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는 것이다. 아니라고 손사래를 쳐도 사람들은 거기에 더욱더 무엇이 있는 듯이 생각하면서 더 집착을 하는 것과 같다.

우리나라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이번 일본의원들의 입국에 대해서 지나친 관심을 가지지 않은 채 이른바 김 빼기 전략을 구사했었더라면 지금과 같은 낭패는 보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어차피 그들은 한국에 와서 난동을 부려서 언론에게 주목을 받아 독도를 분쟁 지역화 하는 것을 이번 거사(?)의 최종 목표로 했을지 모른다. 그래서 그들은 이번에 목표한 바를 아주 잘 이뤘다. 그것도 손쉽게 우리의 도움으로 말이다.

우리는 이 프레임 정국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주장을 하는 사안에 대하여 가치관, 소망, 사명 등을 담은 프레임을 구성하되, 일본 극우세력에 대해서 섣부른 공격을 하지 않아야 한다. 공방이 있는 순간 맞은편 생각이 또 다른 공론의 중심으로 등장하게 된다. 그것은 일본이 원하는 것으로서 독도를 분쟁 지역화해서 국제사법재판소(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로 끌고 가 법적 분쟁을 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국제법률은 우리가 생각하는 법처럼 냉철하지 않다. 국가의 국력에 비례한 결정이 내려질 것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격렬한 법정 공방은 일본의 독도침탈 야욕의 실체를 더 견고하게 하는 부정적 외부효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간교한 일본 극우세력과 그들이 체계적으로 만들어 놓은 몰 역사성에 기인한 일부 일본인들은 독도를 지금도 자기네 땅으로 여기고 있다. 그럴수록 우리들은 더 냉철해야 한다. 일회성의 퍼포먼스식 일본 규탄은 당장의 응어리진 가슴은 씻어낼 수 있으나 뜨거운 머리의 열은 내릴 수 없다. 현 상황에 대해 학생들과 국민들에게 잘 가르치고 알리는 것, 그것이 바로 현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교육의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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