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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버리는 달력 안 되게 해야

벌써 내년 달력이 나왔다는 신문기사를 보았다. JW중외제약에서 발행한 달력이다. 그 신문기사를 보니 연초 몇 개나 버려버린 올해 달력이 생각난다. 버린 이유는 간단하다. 보기 싫어서다.

보기 싫은 것은 디자인이나 그림 혹은 사진이 아니다. 색깔이다. 일반적으로 일요일이나 공휴일(국경일)은 빨강, 토요일은 청색, 나머지 평일은 검정색 등 3색 달력이 가장 보기가 좋다. 소비자의 오래된 상식적 눈높이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언젠가부터 많은 회사들이 국민의 일반적·보편적·상식적 눈높이를 무시하고 있다. 아마 ‘개성 추구의 유니크한 스타일’ 어쩌고 하는 것 같지만, 토요일 청색 미사용은 거의 ‘변태’에 가까워 보기가 거역스러울 정도이다.

우리 집에서 쓰는 것은 농협, 남해화학(벽걸이)과 신협(탁상용) 달력이다. 그 달력들이 검정·청색·빨강 3색으로 구분되어 보기가 편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제대로 된 달력인 셈이다. 

지난 해까진 전북은행 달력을 걸고 보았다. 제대로 된 달력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직원에게 눈도장까지 찍어가며 어렵사리 구한 올해 달력은 도대체 색 구분이 없었다. 거의 ‘색맹’ 수준이어서 겨우 구한 4개(탁상용 2개 포함)를 모두 폐기한 바 있다.

나로선 특히 대기업 달력에 대해 실망이 크다. 토요일에 대한 색 구분 없이 이상하게 된 달력은 SK에너지, 현대자동차, 금호타이어, 현대해상보험, 교보생명, 우체국 등 부지기수다. 10개 중 8개 꼴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많다.

달력 안에 있는 그림이나 사진 등이 아무리 그럴 듯하면 무엇하나. 토요일도 평일과 같은 색으로 표시되어 마치 근무하는 날처럼 착각을 갖게 하는데…. 그것도 달력이라고 찍어 기업홍보용으로 배포하니 그 무식함이 놀라울 따름이다. 

3색의 경우 인쇄비 부담이 더 클 수 있긴 하다. 기업 입장에서 무시못할 이유겠지만, 그런 달력이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버림받는 점을 감안하면 그것도 아니다. 무엇이 더 실익이 있는지 이미 답이 나온 셈이다.

무엇보다도 평일과 토요일이 같은 색이라면 주 5일 근무제와 거리가 먼 70, 80년대 달력이나 다름없는 셈이 된다. 토요일도 쉬는 날인 만큼, 그러나 ‘반공일’인 점을 고려, 청색으로 표시해야 제대로 된 달력이다.

모쪼록 변태 달력을 찍어 상대적으로 자원낭비가 심한 기업들의 무지한 마케팅에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 검정, 청색, 빨강 3색으로 평일, 토요일, 일요일(공휴일)이 선명하게 구분된 내년 달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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