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제23회 전북문학상 시상식이 있었다. 영광스럽게도 필자는 수상자의 한 사람이었다. 다른 수상때보다 더 기뻤다. 필자가 소속된 문인단체(전북문인협회)에서 문학평론가로서의 왕성한 작품활동을 인정하여 준 상이기 때문이다.
그 못지않게 필자는 교사로서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원로교사(만 55세이상의 교사)이지만, 수업 외 필자가 하고 있는 일은 크게 두 가지다. 학생들 글쓰기 지도와 학교신문 제작지도가 그것이다.
올 한 해 목정문화재단 고교생백일장 장원, 혼불학생문학상 장원, 한국농어촌농사 물살리기공모전 최우수상(장관상) 등 필자가 지도한 학생의 1등 수상만 3차례 있었다. 학교신문은 3회 제작지도를 했다.
학교신문의 경우 지난 10월 ‘전북일보NIE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아 보람과 함께 의욕을 불태우고 있지만, 글쓰기 지도는 그렇지 않다. 학생의 최고상 수상에도 불구하고 상을 받도록 지도한 지도교사상은 한 번도 받지 못한 것이다.
그러한 활동을 서류로 꾸며 응모한 한국교육대상(한국교직원공제회)․눈높이교육대상(대교문화재단)·올해의 스승상(조선일보사)·전북교육대상(전북도민일보사)에서도 미역국을 연거푸 먹었다.
눈높이교육대상의 경우 지난 해 1차심사를 통과한 바 있어 올해 한껏 기대에 부풀었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올해는 1차심사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평교사만을 대상으로 하는 올해의 스승상에서도 1차심사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국어교사 대부분이 맡길 꺼려 하는 글쓰기 및 학교신문 제작지도가 아무것도 아니란 말인가? 그렇게 반문하면서도 다른 공적으로 상받을 교사가 많은 교단인 듯하여 한편으로 안도감과 함께 뿌듯하기도 하다.
사실 전북교육대상엔 신청서 내길 망설였다. 절차에 대한 신뢰가 낮고 교장위주의 시상이라 알고 있어서다. 앞의 3개 상에 비해 턱없이 적은 상금도 망설임에 한몫했다. 결과는 탈락이었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는데, 막상 전북교육대상에서마저 탈락하고 보니 충격으로 다가왔다. 엄정한 심사가 이루어졌으리라 믿지만, 그리고 상 받으려고 학생들 지도를 열심히 하는 것은 분명 아니지만, 그 충격을 가눌 길이 없다.
그 충격은, 그러나 필자의 사적인 정서는 아니다. 이른바 국어과의 3D업종으로 취급받는 글쓰기 및 학교신문(교지제작 포함) 제작지도가 아무것도 아닌 일로 치부되는 교육대상에 대한 충격이니까!
실제로 눈높이교육대상, 올해의 스승상, 한국교육대상(내년 시상부턴 ‘대한민국 스승상’으로 개편) 등 전국 규모는 물론이고 지방의 교육대상에서도 글쓰기나 학교신문·교지제작 지도 공적으로 수상한 교사는, 필자가 아는 한 전무한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학업성적 올리기나 기능경기대회 입상지도, 본말이 전도된 것으로 보이는봉사활동 따위만 교사로서의 빼어난 공적이고 글쓰기 및 학교신문(교지제작 포함) 제작지도는 아무것도 아니란 말인가?
지금까지 내가 좋아 원로교사가 되어서도 스스로 해온 일이지만, 교육대상에서 매번 떨어지고 보니 다른 생각이 떠오름을 어찌 할 수 없다. 결코 무슨 상을 바라고 하는 문예지도는 아니면서도 이제 그만 ‘편하게’ 수업이나 하는 원로교사로 돌아가야 할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