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업무경감의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말도 많았고, 수많은 공문도 왔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은 차갑다 못해 외면되고 있다. 2011년 12월 경 공문이 한건 왔다. 도교육청의 행정예산과에서 기획한 교원행정업무경감 계획이었고 3월1일부터 시행하라고 했다.
필자는 교무부장업무를 맡고 있기에 반갑게 받아 들이고 학교 나름의 형편을 살펴 준비 했다. 하지만 실제적인 도움을 주는 계획은 아니었다. 학교에서 구성원들끼리 서로 마음을 맞춰 해보라는 내용이었다. 교무보조원을 교무행정사로 이름 바꾸고, 275일 계약을 320일 계약으로 바꾸며, 부장교사에게 수업시수를 감해주고 행정업무를 같이하라는 것이 골짜였다. 학교장에게 교무행정사 1명을 학교예산으로 채용하자는 건의를 하고, 동료교사들에게도 필요성을 공감하도록 했다. 결국 1명을 더 채용하게 됐고, 2월 학년말 휴가때 교무행정지원팀을 본교에 2개 구성했다.
교무행정지원 1팀에 교무부장, 교무행정사(구, 교무보조), 방과후 코디로 교무행정지원 2팀에 연구부장, 교무행정사(과학보조원)으로 구성하였다. 부장교사들이 큰 무를 좀 더 가맡고, 교무행정사 1이 1~3학년 담임교사업무를 보조하고, 교무행정사 2가 4~6학년 담임교사 업무를 보조하고 있다. 담임들의 공문이 오면 행정실에 서무가 그 공문을 행정사에게 분류하고 행정사는 접수를 하면서 해당 담임교사와 교장, 교감에게 공유한다. 그러면 담임은 수업후 공유된 공문을 살피면 된다. 그리고 보고할 것이나 중요한 공문은 따로 서면으로 행정사기 연락을 취한다.
이제 시행하고 일주일쯤 지났다. 교무행정지원팀은 하루를 짧게 느낄정도로 바쁘다. 담임교사들도 간단한 공문, 지속적인 보고사항을 교무행정사에게 편하게 부탁하거나 행정사 스스로 처리하는 시스템이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지원팀의 부장교사들은 요즘 행정직원 같은 느낌이 든다. 하루에도 여러사람이 물어오고 대답하고 일을 처리하도록 돕는다. 행정사들을 노련한 업무처리사로 만들기 위해 계속적인 지도를 하고 있다.
부장교사에게 행정지원팀을 맡기며 준 혜택이나 지원은 수업시수를 4시간정도 감해준것과 책임감이 전부이다. 어제 교무지원팀 5명이 모여 저녁을 함께 하며 서로 소통했다. 조금 힘들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올 한해 하루를 1시간 처럼 지내보려 한다. 교육 현장에서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은 자기 스스로가 먼저 가져야 하는 소명의식이라고 본다. 이 의식을 나와 타인들이 같이 공감할때 이 정책이 살아나리라고 본다.
교무행정사의 인원수가 한학교에 2명이상씩은 고정적으로 지원돼 우리 교원들 어깨의 부담을 줄여주는 그날을 그려보면서 다른 지역의 학교들도 그냥 넘기지 말고 진실로 교원들의 행정업무를 줄여 줄 수 있는 계획을 세워 추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