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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학교장의 영향력 어느 정도일까?

학생의 학업성취에 학교장의 영향력이 크다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발행하는 해외교육동향 195호(2012.11.12.)에는 매우 흥미로운 연구가 소개되어 우리의 현실과도 일맥상통하는 대목들이 있어서 함께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아울러 우리나라에서는 비슷한 연구가 있는지도 매우 궁금합니다. 학생이나 교사의 문제점을 다루는 정책연구는 많아도 학교장에 관한 정책연구는 드문 것 같아 연구의 필요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해 보고 싶은 것이 필자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훌륭한 교사가 학생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서 밝혀진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교장은 어떠할까요? 미국에서 연구한 결과 효과적인 교장은 학생의 학업성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비효과적인 교장은 학생의 성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Education Next 보고서에 의하면 7,420명의 학교장을 Value added 방법으로 평가한 결과, 학교장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왔으며, 가난한 학교의 경우 학교장의 능력에 따라 학생들의 성적이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또한 낮은 효과를 가진 교장과 교사의 이직률 간에는 높은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연구원들은 대도시의 경우 초임교장이 많았으며 근무 연수도 적은 것으로 나타나 문제라고 응답하였고, 전문가들은 비효과적인 교장들이 한 학교에 오래 있기 보다는 여러 학교를 돌아다니면서 근무를 지속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전문가들은 학생의 학업성취는 물론 교사의 사기와 교수학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교장의 효과성에 대해서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 자료출처 Huffington Post 2012.10.24.)

무거운 책무의 자리, 영향력도 큰 학교장

위의 연구결과를 종합해 보면, 효과적인 교장은 학생의 학업성취를 높여주고, 교사의 이직률을 낮춰준다는 것입니다. 교육의 보편성을 생각해보면, 특별히 연구원을 통해 연구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예측해 볼 수 있는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효과적인 교장은 교사를 소중히 하여 자긍심을 높일 것입니다. 그것은 연쇄적으로 교실에 영향을 미칠 것은 당연합니다. 학교를 한 척의 배라고 가정해보면, 학교장은 선장이니 위와 같은 연구결과를 낳게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니 학생을 상대로 한 직접적인 교수활동은 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형태로 가르치는 자리임을 생각하면 그 자리의 엄중함은 천근의 무게를 지닙니다. 어떻게 하면 교사들이 교실에 들어가서 어려움 없이 숭고한 가르침을 수행하게 할 것인가 배려해주어야 하고, 전체적인 조감도를 그리며 늘 변화와 발전을 모색해야 하는 고뇌의 자리여야 합니다. 일선교사보다 몇 배나 어렵고 무거운 자리이며 학교 분위기를 좌우하는 사령탑임을 한시도 놓쳐서는 안 되는 자리입니다.

그 어려운 역할수행을 위해서 교사보다 훨씬 더 많이 공부를 해야 하고 앞서가는 책들을 읽어야 교사들을 위해 코칭이 가능합니다. 교사들이 만나는 위기 때마다 바람막이 역할을 하며 원만하게 풍파를 이겨내는 수완도 발휘해 주어야 교사들이 믿고 따릅니다. 학생들의 고충을 아버지처럼 들어주고 상담해 줄 수 있는 늘 열려 있는 교장실도 만들어서 언제든지 학생들과 자식처럼 대화할 수 있게 문턱을 낮춰야 합니다. 집에는 못하는 말도, 선생님께는 차마 하지 못한 말도 들어주는 교장 선생님이 계신 학교라면, 오늘 우리가 겪는 불통의 비극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지 않을까 하고 꿈같은 희망도 품어봅니다. 아울러 상사로서가 아닌 인생의 선배로서 교사들의 인간적인 고민까지 들어줄 큰 귀를 가진 학교장이길 바란다면 너무 큰 욕심일까요?

모두 존경 받는 교장 선생님이 되시길!

아버지의 권위가 내려앉고 선생님의 권위가 위태로운 시대를 살고 있으니 학교장의 권위도 예전과 같지 않음을 보게 됩니다. 다양성의 시대를 살고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고 주저앉으면 희망이 없습니다. 권위란 누가 세워주는 것이 아니라는 비장한 생각을 하면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허다한 리더십의 교과서나 시대를 보는 눈을 크게 뜨고 늘 공부하고 자신을 닦는 길만이 정신없이 불어닥치는 변화의 파고를 넘을 수 있습니다.

학교장은 리더로서 교사와 학생, 더 나아가 그 지역사회가 바라보고 따를 수 있는 푯대가 되려는 의지로 각성을 해야만 존경받는 그 권위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초임교사 시절 인자한 교장선생님의 따스한 격려가 오늘까지 오게 하였습니다. 청빈하고 검약한 교장 선생님 덕분에 부끄럽지 않게 교직을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공부하는 교장 선생님이 조회 시간에 복습시키던 교육심리학이 책 읽는 저를 만들어주셨습니다. 편 가르지 않고 선생님들을 아끼던 교장선생님 덕분에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며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경리를 맡았을 때는 말끔하지 못한 그분 덕분에 교직에 회의를 느꼈고 평생 승진하지 않으리라는 슬픈 다짐을 하며 20대를 보냈습니다. 학습준비물 구입비를 반액이나 삭감하던 그분을 보면서는 부끄러움을 아는 교사가 되자고 다짐했습니다. 점심시간에 학생들이 떠든다고 소화기를 뿌려대던 그분을 보고 아무나 교장이 되면 절대로 안 된다는 마음의 빗장을 걸었습니다. 그분들 모두 반면교사로서 저의 스승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태양도 날마다 내리쬐면 사막이 되고 맙니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 어느 곳에나 그림자는 있다고 봅니다. 아무나 교사가 되어서도 안 되지만 특히 교장은 정말 아무나 되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교사에 비해 그 영향력이 엄청나기 때문입니다.

존경받는 교장 선생님이 정말 많아지길 빕니다. 어떤 경우에도 제발 언론에 부끄럽게 등장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청빈하면 90%는 성공했다고 봅니다. 그것이 모든 권위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그 나머지는 부수적이라고 봅니다. 청빈하면 마음이 맑으니 도덕성의 거울이 깨끗합니다. 거울이 맑으니 모든 일이 공정하게 보일 것입니다. 그런 분은 누가 말하지 않아도 공부를 좋아하십니다. 선생님을 소중히 하십니다. 학교를 자신의 집처럼 돌보십니다. 얼굴을 알리기 위한 일회성 행사보다 빛이 나지 않더라도 학생들의 내면을 살찌우는 곳에 투자할 줄 압니다. 제가 모신 존경하는 교장 선생님에게 배운 것입니다. 존경 받는 교장 선생님이 계신 학교라야 학교가 빛이 납니다. 키를 잡은 선장이 지혜로우면 세상의 파고를 잘 넘기는 행운이 따라옵니다. 오늘도 힘든 교장 선생님! 힘을 내셔서 학교를 지켜주세요. 큰 박수로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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