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사람의 공통점은 독서력
위스키는 1위, 독서력은 꼴찌! 이러고도 정상적인 나라를 꿈꾼다면 그게 이상한 것입니다. 독서강국을 꿈꾸고 책 읽는 리더가 필요합니다. 출판사는 망하고 동네 서점은 없어지고 도서관에 책 읽는 사람도 별로 없지요. 외모 가꾸기에는 몇 백만 원, 몇 천만 원 써도 책값은 비싸다는 사람들. 희망을 품으려면 술 대신 책을 먹읍시다.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고 한 사상가가 그립습니다. 그 생각을 키우는 것이 책입니다. 책 읽는 어른, 책 읽는 젊은이를 보고 싶어 이 글을 씁니다.
지혜의 왕으로 유명한 고대 이스라엘의 솔로몬은 "슬기로운 사람의 눈은 바로 머릿속에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머릿속 뇌를 가꾸는 것은 좋은 책이 기본입니다. "영원불멸의 진리 가운데서 단지 시간만이 인간의 재량권에 속해 있다. 그리고 인간의 수명에 한계가 있는 것처럼 시간도 한 번 지나가버리면 두 번 다시 되돌아오지 않는다. " (새뮤얼 스마일스의 <생각혁명> 중에서) 그 시간을 가장 현명하게 쓰는 방법의 기초는 바로 독서력입니다. "좋은 책은 한 세계 그 자체이다. 개개인에겐 지식과 정보가 많은 멋진 친구이기도 하다. 좋은 책을 읽는 순간들이 인생에 축적되면, 뜻하지 않는 시련과 고통에 빠졌을 때 그 순간들을 견딜 힘과 앞으로 나아갈 힘을 동시에 준다." 신경숙
유력한 대선주자 3인 중 한 사람으로 떠오른 안철수는 독서를 세상을 바라보는 혜안이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어린 시절 초등학교 도서관에 있는 책을 거의 다 읽을 정도로 독서광이었다고 하니 그를 키운 것도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부자인 워런 버핏 또한 독서광으로 유명합니다. 16살 때 사업에 관련된 수백 권의 서적을 독파할만큼. 지금도 출근 후 회사에서, 퇴근 후 집에서 독서를 즐기며 자신의 독서량이 일반인의 다섯 배나 많다며 하루에 다섯 권을 읽기도 한다고 하니 가히 세계적인 독서광이 분명합니다. 그러기에 부를 단순한 축적 수단으로 삼지 않고 과감하게 기부하는 실천적인 삶을 살게 하는 힘이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빌 게이츠 역시 새벽 3시면 어김없이 기상하여 독서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휴가 기간에는 모든 연락 수단을 끊고 책과 열애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역사의 최고의 임금으로 통하는 세종대왕의 독서력이 있었기에 위대한 한글이 나온 것입니다. 학자들과 토론을 즐기는 임금, 좋은 책을 늘 선물하는 군왕의 모습은 지금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리더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경험은 인간을 성숙시킵니다.
위대한 책을 남긴 셰익스피어 역시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해박한 지식의 원천은 그가 험난한 일터의 경험을 살린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보고하고 있습니다. 에디슨이나 아인슈타인 역시 스스로 난독증을 극복하고 엄청난 책을 읽으며 노력한 인내의 달인들이었기에 인류 역사를 발전시킨 성과물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죽기 직전까지도 연구실의 책상에서 책을 읽고 연구물을 살폈다는 에디슨의 일대기를 읽으면 숙연해집니다. 책으로 인생을 바꾼 사람들의 이야기는 얼마나 많습니까?
필자 역시 책은 내 인생의 스승이자 멘토입니다. 내 인생에서 책을 뺀다면 존재 자체가 힘들었을 것이니. 지금도 가장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닥치면 가장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이겨내곤 합니다.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의 책을 읽으며 위안을 받고 헤쳐 나갈 길을 찾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좋은 책을 만나는 것은 위대한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 지름길입니다. 직접 경험한 사람들이 남긴 글을 읽으면 나와 똑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음에 놀라기도 하지만 위로를 받을 수 있으니 내게는 최고의 병원이 책입니다. 최저의 경비로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의사가 바로 책입니다. 특히, 마음을 챙기게 하는 데는 책만큼 좋은 친구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이렇듯 위대한 책의 위력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문제는 지식이 아니라 실천입니다. 그러기에 인도의 초대 총리였던 자와할랄 네루는 `모든 이데올로기의 종점은 행동이다`라고 말하지 않았던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의 95%는 아는 것으로 그치고 단 5%만 실천에 옮긴다고 합니다.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고학력자나 전문지식인들, 고위 공직자의 부패상, 사회를 이끌어 갈 책임자의 자리에서 잘못된 행동으로 막대한 피해를 안기는 결정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바로 바르게 생각하지 않고 잘못조차 인정하지 않는 몰염치에 있습니다.
최상의 대학을 나오고 아무나 갈 수 없는 유학을 다녀오고 얻기 힘든 학위를 가지고 좋은 직장에 다니면서도 배운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기는커녕, 사회악을 저지르는 그 근본에는 훌륭한 책으로 양심의 근육을 만들지 못한 채, 오직 출세를 위한 도구적 지식만 쌓은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던 말던 오직 자기만의 이익추구를 위한 생각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을 제지할 금과옥조의 창고가 빈 탓입니다.
오늘 우리 사회가 이렇게 힘든 것의 근본은 마음을 살피고 마음근육을 키우게 하는 좋은 책 읽기를 소홀히 한 탓이라고 감히 진단해봅니다. 독서 수준이 개인의 인격 수준이고 그 나라의 국가수준입니다. 불황일수록 역경에 처할수록 마음을 다잡게 해주는 책을 읽어야 미래를 약속할 수 있습니다. 언제까지 경제 탓을 하며 주저 앉아 책과 담을 쌓고 사는 습관을 고치려 하지 않는다면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당장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 독서의 힘이지만 길게 보고 멀리 보면 길은 거기에 있습니다. 당장은 실용 독서가 중요하지만, 틈틈이 인문독서를 한다면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변화되어 가는 자신의 모습을 느끼게 됩니다.
스마트폰에 빼앗기는 시간, 외모에 투자하는 경비, 외식이나 여행, 술값에 지출하는 금액의 1/10만 써도 문제는 달라집니다. 돈이 아깝다면 지역 도서관의 책이라도 읽어야 합니다. 마음의 양식이 비었으니 과격한 행동으로 표출되고 감정을 통제하지 못합니다. 텔레비전도 예능이나 오락 중심에서 벗어나 책을 가까이할 수 있는 교양 프로그램을 많이 편성했으면 합니다. 그저 웃고 즐기며 한때의 시름을 잊게 하거나 중독성 프로그램으로 시간을 뺏는 것은 우민정책이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텔레비전을 통해 얼마든지 독서강국을 지향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의 독서스타일은 몇 위? 다음의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독서실태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새로 들어서는 정부에서는 모든 정책에 앞서 독서강국으로 건강한 국민 만들기를 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바입니다. 공공도서관 숫자나 도서구입비를 보면 G20(주요 20개국) 국가군 가운데 최하위임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은 759개로, 인구 비례로 따져 꼴찌 수준입니다.
2011년 공공도서관의 도서구입비 669억 원으로 국민 1인당으로 따져 1338원인데 선진국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국가에서도 소홀히 하고 개인도 소홀히 하는 가운데 국민들의 정신적 식량을 제공하는 출판사는 줄줄이 도산하고 폐업하는 서점은 날로 늘어가는 현실입니다. 온라인 톱기사나 검색어 일위는 늘 감각적이고 매우 개인적인 소식들로 도배하는 지식이라고 할 수 없는 얄팍한 가십거리가 대부분인 현실.
지금보다 훨씬 가난했던 시절보다 더 책값을 쓰지 않는 국가와 개인이라면, 다른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이 된다하더라도 뿌리 깊은 나무가 되지 못할 것입니다. 그에 반해 2011년부터 11년째 전 세계에서 17년산 이상 고급 위스키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불명예스런 음주국가라는 보도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위스키는 1위, 독서력은 꼴찌에 가깝다는 부끄러움! 지하철이나 시내버스에서 책을 읽는 사람은 드물고 스마트폰에 정신을 빼앗긴 모습, 책을 처음부터 다 읽지 않고 주요대목만 전자책으로 읽는 간편 독서는 인스턴트식품과 같습니다. 온몸으로 책을 읽어야 저자의 생각과 의견을 비판하는 지혜가 생깁니다. 어느 순간에는 천둥치는 깨달음으로 내면의 변화를 가져오는 책 읽기의 소중한 만남은 다음 책으로 연결해주는 다리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책속에 길이 있다는 금언은 불변의 진리입니다.
아름다운 산과 들을 찾아 가을여행을 떠나지 않으면 큰일 날 것처럼 살면서도 마음의 근육을 단련시키는 책을 읽지 않는 것에는 아무런 거리낌조차 없이 이 가을이 다가도록 책 한 권 사보는 데 인색한 우리의 일상이 두렵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사회 현상의 밑바닥에는 책을 멀리하고 경제 논리와 부의 그릇만 중시한 결과라는 자성을 해야 할 때입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행복한 희망을 피력해봅니다. 우리 대선주자들이 우리나라의 다급한 문제를 다룬 분야별로 몇 권의 책을 읽고 초등학생처럼 독서토론회를 벌이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국민독서 태도 함양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아이들 같은 생각을 해봅니다.
책 읽는 당신이 아름답습니다
책 읽는 국민이라야 미래가 있습니다. 글 읽는 소리가 담밖으로 들려야 제대로 된 집이라는 옛 어른들의 가르침을 새겨들을 때입니다. 책 대신 술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은 건강도 나빠지고 스트레스에 불을 붙이는 일입니다. 책 읽는 소리 대신에 텔레비전의 오락 프로그램이나 막장 드라마에 몰입하는 일상을 이 가을 독서의 계절이 다 가기 전에 붙잡아봅시다.
책값이 아깝다면 지금 당장 아이들 손을 잡고 도서관으로 갑시다. 지하철과 시내버스에서 한 쪽의 책이라도 읽읍시다. 21일만 읽으면 습관이 됩니다. 100일을 읽으면 저절로 읽게 된답니다. 하루 1시간만 투자하여 1만 시간을 쌓으면 삶이 송두리째 바뀌는 변혁이 일어납니다. 이것은 저의 체험이기도 합니다. 책 읽는 당신이 멋있습니다. 책을 사서 보는 그대는 더욱 아름답습니다.
마지막으로 초등학교 2학년인 우리 반 아이들과 아침독서를 하며 습관적으로 나누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선생님, 하루에 몇 번 책을 읽어야 해요?"
"하루에 몇 번 음식을 먹니? 밥 먹는 것, 간식 먹는 것이랑, 군것질이랑 모두 합해서."
"아주 여러 번인데요?"
"선생님 생각에는 그만큼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밥이나 간식은 보이는 몸을 위한 음식이고 책은 보이지 않는 마음의 양식이니까 같이 먹어야 되지 않겠어요?"
이렇게 말하면 착하고 순진한 2학년 꼬마들은 모두 다 고개를 끄덕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