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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교사열정이 교육의 질 좌우한다

인간은 누구나 어렵고 힘든 일보다는 쉽고 편한 일을 원하지만 어려움이나 고난 없이 얻을 수 있는 값진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고생 끝에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말이 사람들의 잘못된 습생을 엄중히 충고하는 말이다. 그러나 고진감래라는 엄연한 진리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떠한 목적이나 동기,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 주는 열정 없이 무작정 시도하지는 않는다.

대게 사람들은 자기가 성취하고자 하는 일에는 열정을 갖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일들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기 일쑤다. 의무감으로 하는 직장의 업무도 때론 정말 하기 싫을 때가 많은 것이 사람의 생리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 주위에서 남보다 성공한 자들을 보면, ‘어떻게 저렇게까지 어렵고 힘든 일을 해내었을까’하는 감동과 존경심마저 자아내게 한다.

이들이 겪고 참아낸 힘의 원동력은 바로 열정인 것이다. 하기 싫은 일은 한 치도 할 수 없는 것이 모든 인간의 마음이지만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이, 곧 열정인 것이다. 이러한 열정은 어떠한 어려움이나 고난이 올지라도 더 큰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힘과 용기를 가지고 있다. 오직 목표한 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몰입과 헌신하는 마음가짐인 것이다.

몇 일전 일간지 ‘열정 보고 뽑은 대안교사들이 미국 빈민가 교육 바꿨다’란 가사가 우리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중앙일보,2012.11.26).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브라운스빌은 흑인 빈민가다. 가구당 연평균 소득이 1만5000 달러(약 1600만원)에 불과하다. 주민 중 고교 졸업자는 30%, 대졸자는 8.4%로 학력이 낮다. 반면 살인율은 지난해 뉴욕시에서 가장 높았다. 빈곤과 저학력·범죄의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는 것이다. 이 지역에서 2010년 개교한 오션힐 컬리지어트 차터스쿨(자율형 공립학교)이 뉴욕시의 교육혁명을 이끌고 있다. 올해 주정부가 실시한 수학·영어 시험에서 뉴욕시 전체 546개 공립 중학교 중 4위를 했다. 학부모 만족도·성적 등을 고려한 학교평가에선 A등급(상위 25%)을 받았다.

이 학교 학생들의 실력이 뛴 비결이 뭘까. 살펴보니 교사 중 ‘티치 포 아메리카’(Teach For America·TFA) 출신이 많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교사 22명 중 14명이 TFA 출신이었다. TFA는 대졸자들을 선발해 교육여건이 열악한 공립학교에 2년간 교사로 파견하는 비영리단체다. 이 학교 교장은 ‘교사 채용 때 TFA 출신을 우선 뽑았다’면서 ‘TFA 교사들이 아이들을 위해선 주말도 포기할 만큼 열정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TFA는 1990년부터 시작되었다. 우리와 달리 미국은 교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사범대학이나 교육대학원을 나오지 않아도 학사 학위만 있으면 ‘비정규직 교사’가 될 수 있다. TFA는 정부가 인정한 대안교사 양성프로그램 중 하나다. 첫해 500명을 시작으로 올해는 46개 지역에 5800명의 교사를 파견했다. TFA는 지원자들을 선발해 5주간 교육시킨 뒤 학교에 투입한다. 4년제 사범대에 비하면 교육기간이 짧음에도 테네시주 등에선 사범대 출신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조사가 나온 것이다.

이와 대비하여 우리나라의 중고 학생들의 국가수준의 평가결과가 나왔다. 그 결과도 위의 사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다. 수도권보다 농산어촌이 많은 지방의 성적이 높고, 비록 교육여건이 열악하고 소규모 학교일지라도 교사의 열정이 오히려 우수한 학생들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교육의 질은 교사의 열정에 좌우된다. 즉, 교사들이 학생 개개인에게 쏟은 교육에 대한 노력과 헌신이 교사의 실력이나 출신배경보다 더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교육 행정가나 관리자들은 아직까지도 교사의 출신배경이나 과거의 이력을 버리지 못하고 교사 평가나 성과에 미련을 두고 있다. 교사의 교수능력은 과거나 아니라 현재인 것이다.

요즘 모든 교사들이 ‘학생들을 교육하기 정말 힘든다’고 말한다. 학교폭력, 생활지도 등이 교사들을 어렵게 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교권이 추락하여 교육다운 교육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교육환경을 극복하고 교사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교사의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일이다.

아마 어렵고 힘들었던 일들을 견뎌낸 과거의 일들을 생각한다면 교사의 열정을 다시 한 번 다잡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교사들이 편안한 생활을 위해 교직을 선택한 것은 분명히 아닐 것이다. 교사이기에 학생들을 성실히 가르칠 의무가 있고, 스승이기에 제자에 대한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함에도 일부에서 학생이나 학부모의 불미스런 처신들은 교사의 자존심마저 상처를 주고 있다. 진정한 교육은 교사에게 있다. 한 인간을 바르게 성장시킬 수 있는 교사의 열정이 다시 불곷처럼 피어나길 기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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