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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학생들의 정직성, 어른들이 반성해야

지난해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가 서울·경기·인천 지역에 거주하는 초·중·고교생 각각 2천명을 대상으로 윤리의식을 설문조사를 했다. 만약 ‘10억원이 생긴다면 1년간 감옥행도 무릅쓰겠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고등학생 44%, 중학생 28%, 그리고 초등학생도 12%나 대답을 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들이 공부하는 학생들이냐고 반문하고 싶다. 이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겨도 되느냐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모두 우리 어른들의 잘못이라는 생각이다.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정직한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잘 살고 큰소리 치며 존경받는 인물이 많다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란 말이 있다. 법을 지키고 사회지도자로 더 모범적인 삶을 살아야할 사람들이 보통사람보다도 못한 경우가 많다. 그 대표적인 사람들이 ‘존경하는 의원님’들이다. 존경은 아랫사람들이 하는 말이데도 늘 자기네끼리 입버릇처럼 존경한다고 말한다.

요즘 새로운 정부가 준비를 하고 있다. 항상 깨끗하고 투명한 정부라고 국민들 앞에서 다짐하고 선서 하지만 몇 년이 지나면 모두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하나 고르는 것이 그렇게 어렵나 하는 생각이다. 모두가 부정과 불법 투성이다. 저런 사람이 어떻게 고위공직에 자리를 지키고 있었느냐 할 정도다. 우리 사회 이정도 지키온 것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한마디로 안타깝다. 이들의 무소부리에 선량한 국민들의 피해를 생각하면 학생들의 정직성에 대한 결과가 다소 이해된다.

어른들은 항상 잘못된 일들을 '내려오던 관행'이라고 변명한다. 그것도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분들의 뻔뻔한 얼굴로… 요즘 TV에 나오는 인사청문회를 아이들 앞에서 보기 민망할 정도다. 얼굴이 뜨거운 거다. 어른들 자신을 저렇게 하고 아이들에게만 정직하게 행동하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들이 되물으면 뭐라고 대답할 수 가 없다. 가치관이 형성되기 전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도 이미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 있는 것, 모두 우리의 책임이다.

학생들의 응답을 바탕으로 ‘정직지수’를 산출한 결과 초등학생 85점, 중학생 75점, 고등학생 67점으로 학년이 높을수록 윤리의식도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항별로 보면 ‘남의 물건을 주워서 내가 가져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초등학생 36%, 중학생 51%, 고등학생 62%였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부정행위에 대한 인식 역시 학년이 높을수록 급격히 악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초등학생 16%, 중학생 58%, 고등학생 84%가 ‘인터넷에서 영화 또는 음악 파일을 불법 다운로드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고, ‘숙제를 하면서 인터넷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베껴도 괜찮다’고 답한 학생은 각각 47%, 68%, 73%로 조사됐다. 전반적으로 가정에서의 정직지수가 학교나 친구 등 다른 공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고, 고등학생은 그 차이가 더욱 두드러졌다.

이젠 학교에서만 정직성을 가르치는 건 교육적 효과가 없다. 기본적으로 가정교육이 밑바탕 되어야 하고, 잘못을 하면 응당 벌을 받아야한다는 사회적 질서나 도덕이 바르게 평가되어야 한다. ‘정직한 사람이 손해본다’는 인식이 없어지지 않은 한 정직성은 설자리가 없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도덕 불감증은 소위 지도층부터 개혁해야 한다. 사실 개혁과 혁신을 주장하는 지도자들이 개혁과 혁신의 대상이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했으면 한다. 정작 자기들의 부정이나 부도덕한 행동을 모르는 위정자들이 존재하는 한 깨끗한 국가나 투명한 사회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번 학생들의 정직성 조사 결과는 단순히 생각해서는 안 되며, 어른들부터 깊이 반성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교육이 왜 있으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깊이 되돌아 봐야 한다. 교육을 받을수록 도덕적 가치관이 확립되고 윤리의식이 높아져야 하는데 현실은 그 반대라는 것이 더욱 안타가운 현실이다. 말로만 도덕교육, 윤리교육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어른들이 먼저 모범을 보이는 총체적 정직교육이 필요한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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