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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시 읽는 선생님(5) - 교사인 내가 부끄러울 때

내 자신이 부끄러울 때

법정스님

내 자신이 초라하고
부끄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내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갖고 있는
사람 앞에 섰을 때는 결코 아니다.
나보다 훨씬 작게 가졌어도
그 단순과 간소함속에서
삶의 기쁨과 순수성을 잃지 않는
사람 앞에 섰을 때이다.
그때 내 자신이 몹시 초라하고 가난하게 되돌아보인다.


게으른 내 습관 어쩌지 못해
슬금슬금 지각하고
옆 반 선생님과의
세상사는 이야기로
인생의 소중한 아침시간
알찬 가르침으로 채워주지 못한 일

가르치는 자 이전에
배우는 자로서
배움을 즐기는 자로서
살지 못한 일

임박한 시간에
아이들 자습 주며
공문서 작성하던 일

열심히 공부하고 가르치는 일
먼저 배우기 전에
공문 처리하는 일
더 우선순위를 두던 일

내가 먼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대강 얼버무려 가르친 일

학교일보다 공문보다
아이들 가르치는 일이 먼저라고
당당하게 아이들 학습의 권리를
그 분들에게 주장하지 못한 일

교사의 이름으로
나 스스로 만들어간 부끄러운 자화상

언제나 당당한 교사라
나 스스로 이름 붙여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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