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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초등교육 파행 부르는 국제중학교

국제중학교에 가려는 초등학생의 성적을 고치기 위해 한 반 전체가 다시 평가를 하고, 학교생활기록부를 수정하는 등 초등학교 교육이 파행을 빚고 있다는 보도가 충격적이다. 전국에 단 4개뿐인 국제중이 초등교육에 심각한 해악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에 따르면 2011년 이 학교 5학년이었던 B양의 국제중학교 진학을 돕기 위해 B양의 반 전체가 평가를 다시 받고 성적표를 수정했다. B양의 학부모는 딸이 1학기에 미술 등 3개 영역에서 '매우 잘함'이 아닌 '잘함'을 받자, 국제중 1단계 서류전형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전 영역에서 '매우 잘함'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학교에 성적표 수정을 요구했다. 이 학부모는 "교사가 평가를 엉망으로 했다"며 유명 법무법인과 대통령까지 들먹이며 학교 측을 압박했고, 서울시교육청에 민원도 냈다. 이 일을 덮고 싶었던 학교 측은 2학기 시작 후 B양의 반 전체에 실기평가 과제를 새로 내도록 했고, 학년부장과 교감, 교장의 결재를 다시 받아 1학기 통지표를 새로 썼다. B양은 결국 10개 과목의 모든 영역에서 '모두 잘함' 성적을 받았고, 국제중학교에 진학했다는 것이다.

국제중학교 진학에 눈이 먼 학부모들이 학교생활기록부를 고쳐달라거나 수상 실적을 적어내기 위해 정규 수업과 동떨어진 교내대회 개최를 요구하기도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을 보면서 가장 청렴하고 정직해야 할 교육에 까지 부정부패가 도를 넘었다는 생각이다. 일전에 미국의 애틀랜타의 많은 공립학교에서 교사가 시험시간 학생에게 정답을 알려주거나 오답을 고치는 행위로 인해 비리 교사들이 법의 심판대에 섰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사회의 온갖 비리와 부패 속에서도 교육만은 정직하고 진실해야 하는 것이 사도의 정신인 동시에 교육자의 자세다. 부모들은 누구나 자식에 대한 높고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지만 진실하지 못한 자식 사랑으로는 밝은 미래는 담보하지 못한다는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

초등학교 교육은 그야말로 국민기초 의무교육이며 보편적인 교육이다. 여기에 국제중학교를 진학하기 위한 수월성 교육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물론 뛰어난 창의력과 천재적 재능을 가진 아이들은 그들에 맞는 특화된 교육이 필요할 수는 있지만 몇몇 부모의 이기적인 욕심에 대다수의 아이들이 비합리적인 평가를 받고 피해를 입어야 한다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용인 되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이번 비리에 적발된 사람들은 모두 사회 지도층의 부모들이라는데 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남보다 더 모범적이고 더 배려하고 양보해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자기자식 사랑에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것을 보고 실망스러움보다는 차라리 한심한 인간들이라는 생각이다. 여기에 한술 더 떠 뒷돈거래까지 요구한 사학의 태도는 ‘학교’라고 부르기 부끄러운 일이다. 그래서 귀족학교, 입시 명문학교로 변질된 국제중학교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 있다.

수업료와 기타 학비 등으로 연간 1,000만원이 넘게 드는 국제중학교는 부유층 자녀들을 위한 대한민국의 귀족학교라는 비판이 나온 말이 적절하다. 이는 그만큼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 사회적으로 주눅들게하고, 경제적으로 위화감은 느끼게 하는 학교인 것이다.

이처럼 국제중학교 입시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것은 이 학교를 졸업생하면 한마디로 소위 명문고 진학률이 높기 때문이다. 글로벌 인재 육성, 장기 해외 거주학생의 교육연계성 강화, 조기유학 폐단 해결 등으로 도입 당시 설립 취지가 흐려진 지는 오래다. 설립 취지와는 동떨어진 채 입시 과열을 야기하는 국제중학교를 다시 한 번 원점에서 생각하는 교육정책이 이루어졌으며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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