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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현직 고등학교 교사가 쓴 유쾌한 비속어 사전 'B끕 언어'




세상이 광속의 세상으로 변하다 보니까 우리 삶을 투사해주는 언어도 그만큼 변하기 마련이다. 언어에는 사람의 정신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어서 이른바 유행어나 비속어 등을 들여다보면 그 사회의 일면을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 삼을 수 있다.

그래서 사회에서 통용되는 비속어(저자는 이를 이른바 ‘B끕 언어’로 표현함)에 대해서 어원과 의미, 사용법 등에 흥미를 갖고 이에 대해 해설한 재미있는 책(『B끕 언어』, 도서출판 네 시간, 2013년)이 있어서 소개해 본다. 저자 권희린 씨는 현직 사립 고등학교 국어교사로서 비속어가 난무하는 교실 현장을 보고 그런 단어가 왜 쓰이는지, 어원은 어떠한지를 가르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한 <5분 비속어 수업>에서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비속어를 단순히 쓰지 말아야 할 나쁜 언어로 치부하기 보다는 어원을 잘 가려서 실생활에 맞게 적절히 사용하면 오히려 언어가 풍성해지는 효과도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비속어가 적절히 활용된다면 무미건조한 삶을 유머러스하게 만들 수 있고 말랑말랑한 삶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비속어를 남발하는 학생들도 그 어원을 따져서 의미를 알게 하니까 비속어 사용이 눈에 띠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무조건 쓰지 말라는 교과서적인 말 보다는 그 의미를 확실히 알려주고 나니까 충격을 받고서 비속어 사용 횟수가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것은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들이 받아들였으면 하는 좋은 사례로 보인다.

이 책은 크게 4가지 분야로 나누어 놓았는데 각 분야마다 20여 가지 안쪽의 비속어를 알려주면서 어원을 밝히고, 사용법, 대체어로 사용할 수 있는 단어가 있을 경우 대안도 제시해 놓아서 나름 충실한 방향타 역할도 되고 있다. 한편 비속어가 분명 우리의 언어생활을 일부 풍성하게(?) 해주는 역할도 하지만 내뱉는 순간은 시원하지만 내면을 서서히 오염시키는 정서적 환경호르몬이 될 수 있다는 어느 네티즌의 말처럼 유의해서 사용해야 할 것이다. 더군다나 책을 통한 지식 습득 보다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한 외계어 등을 통해 언어생활을 많이 하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비속어의 어원과 대체어는 한번쯤 고민하게 만드는 작용을 할 것이다.

책의 내용은 흥미로운 비속어가 많이 등장하고 있고, 일상생활에서 많이 들어봄직한 말들이 나와서 지루하지 않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갑자기 다가온 이른 무더위에 불쾌지수가 쌓이는 요즘, 한번 부담 없이 낄낄대면서 읽어 볼 수 있고, 읽은 후 교훈이 잔상으로 남을 수 있는 교양도서인 『B끕 언어』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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