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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진로교육은 부모의 의식부터 개선해야

동아일보와 베인앤컴퍼니코리아가 공동으로 평가한 '동아·베인 창조경제지수(DBCE지수)'에서 한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내는 '아이디어 창출' 단계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중국 등 전체 35개국 가운데 31위에 그쳤다. 학업성취도는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뛰어나지만 최하위권에 머문 자기주도적 학습역량이 순위를 끌어내린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경쟁적으로 공부하는 나라로 알려진 우리나라 학생들이 실상의 내용은 실망할 정도로 평가되고 있는 현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많은 학생들이 자기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부모의 욕심에 의한 공부라는 점에서 씁쓸하기 짝이 없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두뇌가 우수하고 손재주가 많아 세계 어느 곳에든 한국인의 능력이 돋보인다는 것은 세계인들이 인정하는 사실이지만, 이렇게 어릴 때부터 아이디어가 부족하고 창업하려는 의지까지도 약하다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선 부모들의 잘못된 직업의식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대게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들의 어렵고, 모험적이며 도전적인 일보다는 편안하고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고 있다. 부모들이 꼽은 최고 인기 직업은 의사, 검사 같은 고소득의 전문직이며, 그리고 교사, 공무원 등 안정적인 직업들이다.

동아일보가 KOTRA의 도움을 받아 실험한 결과를 보면, 한국의 부모 가운데 '아이가 대기업에 취업하길 바란다.'고 대답한 사람은 절반이 넘는다. 창업에 반대하는 한국 부모들은 '창업은 불안정하고 힘들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고, 심지어 '아이가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롤 모델로 삼았으면 한다.'는 학부모 4명 가운데 3명은 '창업은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취업을 권유하겠다.'고 했다. 미국 부모 10명 중 7명, 이스라엘 부모 9명 중 6명이 '아이가 고생하더라도 창업했으면 한다.'고 한 것과 상반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우리 부모들은 자녀의 진로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자녀들 또한 자신의 의지보다는 부모들의 뜻에 많이 따르고 있어 학생교육과 함께 부모의 올바른 진로교육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신의 못이룬 꿈을 아이들을 통해 성취하려는 성향이 강해 아이들의 삶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이러다보다 정작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꿈을 펼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하나는 우리의 주입식 교육이 남과 다른 사람은 '괴짜'로 몰아가지나 않을까하는 염려다. 많은 교육학자나 전문가들은 우리 교육을 소위 ‘붕어빵식’ 다양성이 결여된 교육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천재를 천재로 키우지 못하고 모두가 같은 ‘둔재’로 키우고 있다는 것이 요즘 우리 교육을 비꼬는 말이다. 따라서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재능을 아음껏 도전하고, 모험할 수 있는 체험적 진로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진로교육의 목표는 자기의 독특한 꿈을 마음껏 펼치도록 도와주는데 있다. 지금과 같은 주입식 교육과 부모들의 직업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제2의 스티브 잡스나 싸이는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어려움이나 시행착오 없이 안정되고 편안한 세상을 살기만을 바라는 부모가 있는 한 아이들의 새로운 진로는 요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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