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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최근 들어 죄를 짓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그 연령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들이 저지른 범죄 수준도 성인들 못지않다는 것이다. 낮엔 '일진', 밤엔 '가출팸'이 되기도 하는 '촉법소년'의 증가는 우리 사회의 또 하나의  걱정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촉법소년이란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소년으로서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자를 말한다. 이들은 형사 미성년자(刑事未成年者)이기 때문에 범죄 행위를 하였으면서도 형벌이 과해지지 않는, 형사 책임 능력이 없는 소년으로 보호 처분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학교 폭력 사건에 자주 연루되어온 14살의 중학생, 공부는 전교 꼴등 수준이었지만, 체대 입시를 준비하는 형을 따라 권투를 오래 배워 동네 중학생들에겐 '짱'으로 유명했다. "중학교 1학년 됐는데 학교 애들이 너무 약해보여서요. 어디서 온 누가 세다고 하면 걔네 찾아가서 한번 싸우자."고 한다. 이 학생은 중학교 1학년 때 학교폭력위원회만 6차례 불려 나갔다가 결국 강제전학을 당했다. 이후 성폭행 사건에 휘말려 서울소년원에까지 오게 됐다.

학기 초반에 결정된 일진부터 왕따까지의 계급 서열은 1년이 넘게 지속 된다. 소위 '일진'부터 '왕따'까지, '모범생'에서 '꼴통'까지 줄 세워진 서열 세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촉법소년은 이 서열 세계에선 또래집단의 '영웅'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경찰 조사를 받거나 보호처분을 받은 경력은 또래에게 자신이 얼마나 '센' 사람인지 드러낼 수 있는 좋은 자랑거리가 된다. 또한 경찰서나 학교 선생님한테 불려가서 혼나도 반성하지 않고 자랑스럽게 떠벌리기가 일쑤다. “나 이렇게 센다, 건들지 마라” 식으로 느끼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초등학생들을 비롯한 촉법소년들의 학교 폭력은 언어폭력이나 따돌림 정도를 넘어서며 어른들이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을 뛰어넘기도 한다.

이젠 학교 폭력을 휘두르는 학생들은 '무서운 중2'보다 나이가 더 어려지고 있다. 이렇게 가해 연령이 점점 어려지고 있는 것이 더 큰 학교 폭력의 문제이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초등학생 학교폭력 가해학생은 2010년에 비해 3.6배 증가한 2390명을 기록했다. 3년 전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일진이나 빵셔틀 같은 '서열 문화'를 경험하는 나이도 예전보다 어려져 초등학생 고학년이면 이미 고착화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촉법소년들에 대해 현재 14세 미만의 형사적 저촉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에 대해선 다른 학생들의 교육 차원에서도 반드시 죄에 상응하는 벌이 따라야 하지만 학교는 학생들을 교육하는 곳인 만큼 처벌 위주가 아닌 지도 방법 연구도 필요하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상담교사가 충분하지 않은 학교 현장에서 무작정 교사들에만 맡기고 기다릴 수도 없는 실정이다. 학교 혼자서 풀 수 없는 문제라면 사회와 행정적 제도 접근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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