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예산철이다. 기획예산처에서 각 부처가 제출한 예산안을 토대로 협의조정이 한창인
듯하다. 말이 협의조정이지 실은 삭감작업이라 해야 할 것이다.
여하튼 금년도부터는 예산편성 방식에 있어서 일대 변화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정부 각 부처에서 사업의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예산요구안을 작성하고, 기획예산처에서는 이를 예산의 범위내에서 검토만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기획예산처와의 예산협의의 과정에서는 종래와 진배없는 행태가 재현되고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각 부처가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작성·요구한 예산안을 또 다시 부처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삭감일변도의 협의 조정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각 부처에서 제출한 예산 요구안이 많기도 하겠지만 신규사업은 하나도 인정치 않겠다는 발상이나 계속사업도 종래수준을 그대로 유지해 주겠다는 작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이야말로 부처의 우선 순위를 무시한 처사일 수 밖에 없다. 금년부터 변화를 기대한 예산편성 방식은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예산심의 과정에서의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교육예산은 GDP 6%의 확보라는 대명제를 안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제시한 공약이기도 하다. 또 다시 역대 정권이 대선 과정에서의 공약을 당선후 슬그머니 파기하는 전철을 밟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교육예산 요구안이 원칙없이 삭감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참여정부의 교육재정 수요는 GDP 6%의 재원확보로도 충분치가 않을 것이다. 무원칙한 예산 삭감보다는 GDP 6%라는 총량을 확보해 주고 그 배분인 예산 편성은 교육부가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교원처우 개선, 교육복지의 구현, 지방대학 육성, 소외계층의 교육기회 보장 등 굵직한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도 더욱 그렇다.
내년도 예산편성이야 말로 참여정부의 처녀작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대국민 약속인 GDP 6%의 교육재원 확보 공약을 지키기 바란다. 신규사업은 무조건 안되고 계속사업도 예산의 증대가 어렵다는 무소신의 논리 적용도 더이상은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