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상황이 어려울수록 많이 이야기된다. 위기를 돌파하는 최고의 무기는 혁신이다. 혁신은 기업뿐 아니라 최고영자에게 요구되는 시대이다. 혁신과 가치공유창출은 조직의 두 수레바퀴이다. 이에 지난 3일 경영전략의 거장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 코스모스홀에서 열린 제1회 ‘CSV 포터 상’ 시상식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상을 직접 수여하며 벅찬 감동을 감추지 못했다. 포터는 2011년 가치공유창출(CSV) 개념을 논문에 발표한 뒤 ‘동아비즈니스포럼 2011’에서 CSV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당시에는 CSV 관련 상이 제정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제 CSV는 기업에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게 입증됐다.
CSV 포터 상은 산업정책연구원(IPS)과 동아일보가 포터 교수와 함께 CSV 활성화를 위해 올해 처음 마련한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경제 성장과 사회문제 해결을 동시에 추구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 수 있도록 CSV 활동이 더욱 확산돼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CSV 관련 상 제정은 국제적으로도 매우 드문 사례다. CSV 포터 상은 앞으로 국내 기업들이 CSV 분야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디지털 비즈니스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돈 탭스콧 탭스콧 그룹 회장은 동아비즈니스포럼 2014에 참석해 “똑똑한 개인이 정보와 지식을 독점하던 과거의 방식은 더 이상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진단하고 “기업은 지식 공유와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식 공유와 협업을 잘 실천한 기업으로는 정보기술(IT) 업체인 IBM, 구글 등을 꼽았다. IBM은 4억 달러의 소프트웨어를 리눅스에 무상 기부하는 대신 리눅스 탑재가 가능한 서버 등 하드웨어 매출을 늘렸고, 운영체제 개발비도 대폭 줄였다. 애플이 폐쇄된 생태계를 고수한 대신 다수의 스마트폰 제조기업을 끌어들여 세력을 확장시킨 구글의 안드로이드도 좋은 예다.
온라인 e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위축되고 있는 전통적 유통업체들은 “상품 대신 경험을 팔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타벅스와 애플이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두 회사는 단순히 상품을 싼값에 공급하는 데 의미를 두는 대신 누구나 부담 없이 커피와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한 ‘문화적 교양’을 덧입혔기 때문에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그는 “혁신에는 공식이 있다. 문제가 무엇인지 규정하는 능력(Identity), 새로운 걸 찾아내는 통찰(Insight), 통찰을 구체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아내는 것(Idea), 그리고 이를 실행하는 능력(Implement). 이 네 가지를 곱해야 혁신(Innovation)이 탄생한다.”
경영혁신 컨설턴트 맷 킹돈 대표는 “혁신이 어려운 이유는 기존에 익숙하던 것들과의 끈을 끊어야 하는 일이어서 감정이 소요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킹돈 대표는 20여 년 전 비즈니스 세계에 ‘혁신’이라는 화두를 가장 먼저 던진 컨설턴트이자 경영사상가다.
그는 이어 네 개의 I(Identity, Insight, Idea, Implement)를 곱해 Innovation(혁신)이라는 답을 얻는 공식을 제시했다. 그는 “이 네 개의 I 중 하나만 0이어도 결과는 0이 된다”며 “혁신을 원하는 많은 이들은 자꾸 아이디어(Idea)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어느 하나도 소홀해선 혁신이 이뤄질 수 없다”고 단언했다.
학교교육에서도 단위학교가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가를 규정하는 일이다. 그리고 통찰을 통하여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아이디어를 모아 실행하는 능력이 진행될 때 학교도 혁신이 가능할 것이다. 혁신이 없이 지속 가능한 조직은 없다. 이에 학교도 혁신의 가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시점이다.
현대차는 2013년 1월 CSV 사업 중 하나로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가나 코포리두아에 자동차 정비 공업고교인 ‘현대·코이카 드림센터’를 열었다. 저개발 국가의 교육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자는 취지에서다. 김충호 현대차 사장은 “올 1월 인도네시아에 현대·코이카 드림센터 2호를 열었고 내년에는 캄보디아에 세 번째 드림센터를 세울 예정”이라며 “혁신과 진정성을 기반으로 다른 기업들이 배울 수 있는 CSV 사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