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이른바 '상문고 사태'시 재단퇴진 투쟁을 주도한 전교조 전임자 출신인 모 교사를 공립 중학교 교사로 특채하여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에 특채된 교사는 서울의 사립고교 전 교사로 사학민주화 유공자라는 미명 하에 그 혁혁한 공로를 인정하여 공립 중학교 교사로 특채했다는 강변이다.
보도에 의하면 이번에 특채된 교사는 전임 재직 학교도 아닌 다른 학교의 분규 사태에 개입하여 재단 이사장실을 점거하고 시위를 한 혐의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하여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대법원에서 그 형이 확정돼 재직 학교에서 해고된 바 있다. 사학 민주화의 공로보다는 그에 역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없지 않은 것이다.
무릇 법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한다. 법이 공평하지 않다면 이는 법으로서의 존엄성과 신뢰를 잃은 것이다. 중간에 정치적 판단으로 복권되었다 하더라도 위법행위로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은 교사를 비공개 특채 하는 것은 아주 신중해야 한다.
이렇게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이념적으로 인사권을 전횡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되돌아간다. 특히 이러한 교육감의 인사권 남용은 국민의 법감정과 교육계 법정서와 부합치 않고 상당한 상실감을 안겨주는 잘못된 처사이다.
최근 국공립 중등학교 교사임용시험(임고) 합격은 낙타가 바늘 구멍 들어가기처럼 어려운 현실이다. 평균적으로 매년 중등 교사 자격증을 배출하는 인원은 약 4만여명인데, 중등 교사 임고 합격자는 그것의 10%도 채 되지 않는다. 따라서 유수한 명문 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하고서 여러 해 동안 노량진, 신림동 학원가와 산 속 절간에서 책과 인생의 철학과 씨름하고서야 간신히 합격하는 것이 국공립중등 교사 임고이다. 그러한 형극의 악전고투 끝에도 합격하지 못하여 교단에 서보지도 못하고 스러지는 이 땅의 교사 후보생들에게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기약없이 젊을 불사르며 교직을 열망하는 우리 후세들에게 공정과 정의를 담론할 수 있겠는가? 분명히 우리 모두 자성을 해야 한다.
지금 이 시각에도 대학 도서관 열람실에 이불보따리를 갖다놓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밤을 지새우는 예비교사들에게 이 땅의 정의가 살아 있고 성실한 사람이 궁극에는 잘 살 수 있다고 가르칠 자신이 있겠는가? 우리가 이 사회의 주역으로서 법령과 규정을 준수하여 열심히 노력하면 훗날 분명히 잘 사는 행복한 날이 온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들에게 얼마 전 불의의 뺑소니 자동차 사고로 숨진 소위 '크림 빵 아빠' 사고의 부부가 수년째 임고를 준비하고 있는 사범대학 출신이라는 것을 알고나 있긴 한 것인지...., 정녕 요행수나 바라고 교묘히 법망을 빠져나가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는 절대로 정의로운 사회가 아니다. 왜 우리 국민들이 과거 3불정책 중 기여입학제를 그토록 반대했는지도 되돌아봐야 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부익부 빈익빈이 상속되는 사회는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없다.
최근 5년여간의 통계에 따르면 중등교사의 경우 16대 1 이상의 높은 임용시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해야 국공립 교사로 임용될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공립 특채는 매우 엄격한 기준에 의해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공립 특채를 하려면 그에 준하는 인원만큼 공립교사 임용시험 선발 인원을 증원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특채는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비공개 형태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더 혹평을 하면 공채(公採)가 아니라 사채(私採)와 다름 아니다.
이번 서울교육청의 전직 사립 교사 비공개 특채는 인사권 남용 및 형평성 위배이다. 또 공채라는 이름 하에 해당 교사에게만 전형 알리는 비공개 방식 진행은 교육공무원법상 공개경쟁전형 원칙을 현저히 위배했다.
따라서 가급적 공립 특채는 선언적 공시에 그쳐야 한다. 이를 실행한다 해도 만인이 인정하는 경우에 한해야 한다. 법령에 명시되어 있다고 하여 이현령비현령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서울교육청의 특정 교사 공립 특채는 직선 교육감의 인사권 남용이라고 볼 수 밖에 없으며, 이는 교육부에서 인사권 남용 및 법령위배에 대한 행정적인 판단과 철회를 해야 마땅한 것이다. 마땅히 그에 상응한 통제를 해야 할 것이다.
재론컨데, 서울교육감은 이번의 잘못된 특채를 철회하고 사과해야 한다. 그릇된 것을 바로 잡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것이다. 그리고 그게 옳고 정당한 행정이다. 만약 이전에 서울, 인천 지역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한 것과 같이 교육감들이 이념에 매몰되어 이와 같은 인사권 남용을 계속한다면 궁극적으로는 교육부가 현행 교육공무원법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해 공립특채의 기준을 보다 엄격하고 명확히 개정해 이와 유사한 논란이 재발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교육부에 엄격한 공립특채 기준 마련, 직선교육감 인사권 남용 방지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교육 혁신은 이와 같은 인사권자의 인사권 남용과 전횡을 바로잡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제도적으로 사립 교사의 공립 특채는 과원, 폐교, 폐과 등 불가피, 부득이한 경우에 국한해야 한다는 법령과 규정의 정신에 입각하여 투명하고 공정하며 객관적인 척도로 이뤄져야 한다. 즉,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람을 기준에 입각하여 공립으로 특채하고 이를 공표해야 한다. 투명성과 객관성을 망실한 당사자에게만 통지하여 형식적 전형 절차를 거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그릇된 사립 교사 공립 특채는 우리 사회의 정의와 신뢰를 무너뜨리는 하루빨리 일소해야 할 적폐라는 점 인식하고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분명히 전·현직 사립 교사의 국공립 특채도 누구나 납득하고 동의할 수 있도록 명명백백하고 당당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