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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웃음꽃이 피었던 일주일

지난주는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날이 있어 빠르게 지나갔다. 설날은 바쁜 일과나 거리상 자주 만날 수 없는 친인척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 핏줄임을 확인하는 미풍양속이자 전통문화다. 이번 설은 연휴 기간이 무려 5일에서 9일이나 되어 민족의 대축제로 부족함이 없었다.

중국의 가장 큰 명절인 춘절도 우리의 설날과 같이 음력 정월 초하룻날이다. 오래전 일이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보름 이상인 춘절 기간에 중국으로 여행을 갔었다. 그때 큰 보따리를 여러 개 들고 기차역 앞에 길게 줄서 있는 귀성객들을 보며 우리의 7~80년대와 닮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우리나라나 중국이나 대이동을 하며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 두 나라가 전통적으로 농업사회였으니 새해에 힘을 합쳐 일하려면 가족들이 하나로 똘똘 뭉치는 각오와 다짐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가족과 개인 중 무엇을 우선시하느냐만 다를 뿐 12월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술렁이는 서양과 같이 사람이 중심이었다.

이 세상에 제일 소중한 게 뭔가. 뭐니 뭐니 해도 결국은 뿌리로 연결된 가족이다. 그런데 핵가족화로 가족 간의 화합이 흔들리고 있다. 이번 연휴 기간에 인천국제공항은 해외여행객들로 북적였다. 해외여행 다녀오는 게 잘못이 아니라 설날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이 걱정된다.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격변의 시대를 화면에 담은 영화 ‘국제시장’이 호평을 받은 이유는 뭘까? 역시 본인보다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가족애다. 오직 가족을 위해 굳세게 살아온 주인공 덕수의 삶과 감동스토리가 보는 내내 눈물샘을 자극했다.

민족상잔의 와중에 헤어져 하루하루 그리움으로 사무쳤던 부모, 형제, 친척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1983년 KBS 텔레비전에서 생방송으로 방영한 '누가 이 사람을 아시나요'를 보고 국민 모두가 눈물을 흘리며 가슴이 뭉클했었다. 가족 사랑의 중요성을 일깨운 세계 최고의 프로그램이 ‘남북이산가족찾기’였다는 걸 누가 부정할까.

이번 설날에 가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큰아들이 설날 연휴기간에 미국으로 출장을 나가있어 성남에 살고 있는 17개월 된 손녀 ‘정하’를 설날 사흘 전에 내가 승용차로 데려와야 했다. 내리사랑이라고 손녀를 그냥 바라보고만 있어도 흐뭇하다. 조그만 아이가 말귀를 알아듣고 행동하는 것을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오고 울음소리라도 들리면 무슨 일이라도 있나 귀를 쫑긋 세웠다. 덕분에 손녀가 우리 집에 와있던 일주일간은 더 행복한 시간이었다.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한다. 할아버지를 ‘할바’, 할머니를 ‘할머’라고 서툴게 발음하면 어떤가. 두 팔로 하트를 만들고, 손가락으로 예쁜 짓도 하고, 책을 펼치며 읽어달라고 조르고, 빠른 걸음으로 뛰어와 두 팔로 끌어안고 손으로 토닥이니 혼을 뺏길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어색하게 들렸던 할아버지 소리도 요즘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가수 안치환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노래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가 여럿이겠지만 웃음꽃이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그중 간난아이가 까르르 소리 내며 웃는 모습이 최고로 아름답다.

손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가장은 가족의 행복을 책임질 의무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가족간의 우애를 키울 수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생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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