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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편백나무 숲과 연분홍 철쭉꽃이 맞이하는 '일림산'

사방에 꽃이 지천이지만 올해는 이상 기온 때문에 활짝 피우지 못한 채 봄날이 가고 있다. 언젠가는 빛바랜 추억으로 기억되겠지만 지금은 늘 최고의 순간이기에 소중하다. 5월 5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진달래꽃으로 소문난 보성의 일림산에 다녀왔다.

일림산(높이 667m)은 호남정맥의 산 중 가장 남쪽인 전라남도 보성군 웅치면과 회천면 사이에 있다. 일림산 철쭉은 제암산과 사자산으로 연결되는 봉우리 주변에 군락지를 이루는데 해풍을 맞고 자라 유난히 붉고 선명하다. 분홍빛으로 물들여 놓고 보는 이의 마음을 빼앗는 철쭉이 어른 키만큼 커 마치 꽃으로 만든 터널을 걷는 기분이다. 산 밑에 작은 사찰 일림사가 있고 연분홍 철쭉을 보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많아 매년 철쭉문화행사가 열린다. 철쭉의 명성은 장흥과 보성이 산 이름으로 삼비산과 일림산을 주장하며 다퉈 2006년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일림산으로 고시한 것이 증명한다.

아침 7시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몇 번 정차해 회원들을 태우고 보성으로 향한다. 늘 그렇듯 운영진에서 가래떡과 과자는 물론 커피까지 타서 자리로 배달하며 차 안에 있는 사람들을 이웃사촌으로 만든다.

호남고속도로 벌곡휴게소와 순천완주고속도로 황전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리는 차안에서 달콤 회장님의 인사, 석진 산대장님의 산행일정 안내, 가래떡·과자·사과·딸기·족발·삼겹살을 찬조한 회원들 감사 박수, 첫 참여자 소개가 이어진다.

남해고속도로 보성IC를 빠져나온 관광버스가 지방도와 국도를 갈아타며 11시경 용추폭포 대형차주차장에 도착한다. 차에서 내려 짐을 꾸리고 기념촬영을 한 후 용추폭포주차장, 골치, 골치산, 일림산 정상, 627봉, 회령삼거리, 일림사, 대한다업보성다원제2농장으로 이어지는 산행을 시작한다.


대형차주차장에서 제방에 보성일림산을 나무글자로 만든 용추제와 소형차주차장을 지나면 나무다리 용추교 아래로 맑은 물이 흐른다. 이곳이 '숲이 깊어 숲속에 들어가면 해를 볼 수 없는 산'을 뜻하는 일림산(日林山)의 용추계곡이고, 계곡 주변에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나무들이 삼림욕장을 만드는 편백나무 숲이 있다. 일림산은 이정표가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고 힘든 곳이 거의 없는 육산이라 쉬엄쉬엄 여유를 누리며 걷더라도 4시간이면 산행이 가능하다.

주차장에서 1.4㎞ 거리에 예전에 논이 있었다는 골치재가 있다. 골치재는 사자산과 일림산을 잇는 갈림길로 이곳을 지나며 오르막이 시작되지만 좌우로 철쭉이 늘어서 꽃구경 하다 보면 힘든 줄도 모른다. 골치재에서 언덕위에 쉼터가 있는 작은봉까지는 1.1㎞ 거리다.


작은봉에서 조망이 좋은 큰봉(골치산)을 거쳐 일림산 정상까지는 꽃길 사이로 평탄한 산책로와 얕은 오르막이 번갈아 이어진다. 정상삼거리 못미처의 숲 그늘에 오순도순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며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추억을 남기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서있는 정상의 표석을 중심으로 산봉우리 전체가 진홍빛으로 불타오르는 풍경이 장관이다. 제법 널찍해 점심 먹는 사람들이 많은 정상을 둘러보고 하산 코스인 한치재 방향을 바라봤다.




일림산 정상에서 내려서면 보성천 발원지가 가깝다. 발원지사거리를 거쳐 전망바위로 가며 자주 뒤를 돌아본다. 전망바위에서 올려다본 정상 주변과 일림산 뒤편으로 모습을 드러낸 제암산의 풍경이 멋지다.

산길에서 오른쪽을 바라보면 보성만과 고흥반도가 가깝게 보인다. 헬기장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2.5㎞ 거리의 회령리까지 한참동안 계곡을 끼고 길이 험한 등산로가 이어진다. 시멘트 포장길에서 만난 일림사는 작고 아담한 사찰이다.


일림사와 이웃하고 있는 대한다업보성다원제2농장을 먼발치로 구경하고 3시경 주차장에 도착했다. 족발과 삼겹살구이를 안주로 소주와 맥주를 양껏 마시는 뒤풀이를 하고 후식으로 딸기까지 실컷 먹었으니 이번 일림산 산행에 참여한 행복산악회원들은 어린이들만큼 신나는 날이었다.

4시 30분 주차장을 출발한 관광버스가 왔던 길을 되짚어 순천완주고속도로 황전휴게소와 호남고속도로 벌곡휴게소에 들르며 9시경 출발지였던 용암동에 도착했다. 행복산악회 산행에 참여하는 날이라야 얼굴을 보지만 마음만은 끈끈한 사람들 몇은 집과 가까운 곳에서 행복 찾기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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