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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선진국으로 가려면 나부터 운전습관 바꿔야

며칠 전 일본 연후 기간을 이용하여 명승지 탐방을 하였다. 도로에는 관광지를 향하여 가는 자동차가 가득 찼다. 연휴에 밖으로 나가는 자동차 행렬은 일본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였다. 우리 나라의 경우라면 자동차가 밀리면 빨리 풀리는 쪽으로 가려는 차들의 움직임이 보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일본에서 그러한 모습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주택가에도 도로에는 차 한대도 보이지 않았다. 모든 가정에 자동차를 보관할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자동차도 제 자리를 잘 잡은 모습이다.

해외여행을 마치고 귀국해서 ‘비로소 한국이구나’라고 느낄 때가 있다. 시내 도로로 접어들었을 때이다. 옆 차는 깜빡이도 안 켜고 끼어들지, 뒤차는 경적 울리지…. 우리 나라가 많이 선진화 되었다지만 이런 교통 문화는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 아닐런지!

북미권 국가에 다녀온 한 지인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나와 택시를 탔을 때를 회상하며 들려준 얘기다. '정글 같은 도로'가 바로 우리의 첫 인상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케이팝 열풍과 발달된 정보기술(IT) 등으로 우리가 아무리 치장해도 가릴 수 없는 시민 의식의 민얼굴을 보게 된다. 결정적인 차이는 이들 선진국에서는 텅텅 빈 도로에서 신호와 정지선을 칼같이 지켜도 ‘바보’ 취급당하는 일이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열매는 철저한 단속과 교육 덕분이다. 캐나다 운전자들은 암행경찰이 어디서 지켜보고 있을지 모르니 신호와 제한속도를 자발적으로 지킬 수밖에 없다고 한다. 독일 아이들은 교통안전을 초등학교 2학년부터 정규수업 시간에 배운다.

양보 운전이 '손해 보는 일'이라는 그릇된 인식도 없다. 양보의 결과가 자신에게도 돌아온다는 믿음 덕분이다. 네덜란드 드라흐턴 시가 신호등과 교통표지판을 전부 없앤 뒤 오히려 사고를 20분의 1로 줄일 수 있었던 이유도 운전자들의 ‘양보 본능’을 일깨웠기 때문이다. 서울 명동과 맞먹을 정도로 교통량이 많은 일본 도쿄 신주쿠 사거리에서는 경적 대신 기다림을 택한 운전자들 덕에 모든 도로 이용자가 조용하고 쾌적하게 길을 오갈 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국 도로가 무법천지 정글에서 벗어나려면 ‘착한 운전’은 대접하고 '‘반칙 운전'의 대가는 혹독하게 치르게 하는 교통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단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교통사고 사망률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벗기 위해서가 아니다. 아이들을 밖에 내보낼 때마다 입버릇처럼 '차 조심하라'고 당부해야 하는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서 아직도 할 일이 많다.

명절을 맞이하여 많은 차량들이 도로를 달리고 있다. 이 좋은 명절에 오가는 길목에서 사고도 많다. 좋은 일에 무사히 다녀야 할 운전길이 짜증나는 길이 되어서는 안될 거이다. 이제 후진적 교통문화를 바꾸기 위해서 나 자신부터 몸에 바르게 운전하는 습관을 익힐 차례이다. 이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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