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0 (일)

  • 맑음동두천 19.2℃
  • 맑음강릉 13.4℃
  • 맑음서울 19.7℃
  • 맑음대전 17.9℃
  • 흐림대구 14.6℃
  • 흐림울산 12.2℃
  • 구름많음광주 19.9℃
  • 흐림부산 13.4℃
  • 흐림고창 13.6℃
  • 맑음제주 18.7℃
  • 맑음강화 14.8℃
  • 맑음보은 15.5℃
  • 맑음금산 17.3℃
  • 흐림강진군 15.4℃
  • 흐림경주시 12.7℃
  • 흐림거제 13.7℃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문화·탐방

세계 기록 유산 교육으로 승화시켜야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83년 하반기 대한민국은 이 주제가로 날밤을 새우며 눈물바다가 됐다. 내가 이 방송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지도 벌써 3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KBS가 한국전쟁 33주년과 휴전협정 30주년을 맞아 기획한 대형 생방송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인간 드라마를 쓰면서 한민족의 분단 비극을 전 세계에 알렸다. 83년 6월 30일 밤 10시15분부터 11월 14일 새벽 4시까지 138일간 총 453시간45분 동안 생방송한 비디오 녹화원본 테이프가 463개에 이르고, 담당 제작진의 업무수첩과 이산가족이 작성한 신청서, 사진 등 2만522건이 5개월여 대장정의 기록으로 남았다.

냉전체제를 60여 년 안고 가는 한반도의 아픔을 생생하게 드러낸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 됐다. 국가를 초월해 세계사를 이해하는 데 이산가족 찾기 생방송이 중요한 기록물로 평가받았다. 유네스코는 이 생방송이 전쟁과 분단의 참상을 전 세계에 고발하고 인권과 보편적 인류애를 고취시킨 생생한 기록물임을 평가했다. 그런가 하면 한국국학진흥원에서 보존·관리하고 있는 책판은 305개 문중에서 기탁한 718종 6만4226장이다.

국가 주도로 제작돼 종교적인 목적을 담은 팔만대장경과 달리 각 지역 지식인들이 참여해 ‘공론’으로 출간 여부를 결정한 자발적 과정이 특징이다. 책판 제작의 과정과 비용 등을 자체 부담해 일종의 ‘집단 지성’을 형성한 뒤 500년 이상을 유일본으로 지속한 예도 세계사에서 희귀하다. 유네스코는 유교책판이 인쇄매체의 기능을 넘어 선현의 학문을 보관·전승하며, 지식인 계층의 공론을 주도한 점에 가치를 두었다.

함께 등재된 ‘한국의 유교책판’은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저작물을 간행하기 위해 판각한 목판이다. 선후배와 지역 지식인 집단이 책을 통해 소통하는 공동체 출판 형태의 독특함을 인정받았다. 이로써 한국은 1997년 훈민정음 해례본과 조선왕조실록을 처음 세계기록유산에 올린 뒤 18년 만에 모두 13건의 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그러나 앞으로 이같은 세계가 인정한 우리 문화 우산을 잘 활용하고 교육에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일이 우리에게 남아있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