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1 (월)

  • 맑음동두천 14.8℃
  • 맑음강릉 11.5℃
  • 맑음서울 17.7℃
  • 맑음대전 16.8℃
  • 흐림대구 13.6℃
  • 흐림울산 12.3℃
  • 흐림광주 18.8℃
  • 흐림부산 13.2℃
  • 흐림고창 14.1℃
  • 맑음제주 19.1℃
  • 맑음강화 11.7℃
  • 맑음보은 13.9℃
  • 흐림금산 16.5℃
  • 흐림강진군 14.3℃
  • 흐림경주시 12.7℃
  • 흐림거제 13.5℃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교단일기

정연아, 나를 알면 내가 바뀌고 세상이 바뀐다

 정연아, 한 학기도 이제 거의 끝나가고 있구나. 올해는 순천동산여중에 입학하여 자유학기제라는 이름으로 한 학기 시험이 없는 공부를 하였다.  네 소감은 어떠한지 듣고 싶구나. 아직도 상당수의 학생들은 시험이 없으니 스스로 공부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을 나는 보았다. 그러나 공부란 시험을 보기 위한 것이 결코 아니라 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하여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공자님은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는 ‘논어’의 ‘학이’편 구절이 생각난나. 무엇인가를 배우기에도 벗과 어울리기에도 즐거운 이 계절에 꼭 한번 읽어볼만한 책으로 공자의 ‘논어’를 권한다.

봄나무에서 펴낸 ‘공자님, 나를 알면 뭐가 바뀌나요?’는 심오한 논어 내용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풀어내서 쉽게 읽을 수 있단다. 먼저, ‘논어’를 쓰신 공자는 누구일까? 공자는 중국 춘추시대 노나라의 사상가로 유학의 시조이시다. 춘추시대는 나라가 분열되어 다투었던 약육강식의 시대였다. 군주가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국가나 사회 공동체 내에서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실종됐던 때이다. 전쟁에 휩싸여 나라의 존립마저 위태로울 때 각 제후들에게는 공자와 같은 책략가가 필요했다. ‘논어’는 공자와 제자들이 나누었던 대화를 공자님이 사망한 후에 제자들이 엮은 책이다.

이 책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인간은 지구 생물체 중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지적인 존재이다. 그러나 손에 쥔 도구를 내려놓고 걸친 옷을 벗고 나면 기본적인 의식주도 해결하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이기도 하다. 당장의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슈퍼 주인을 만나야 하고, 지혜 습득을 위해 선생님을 만나야 하고,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친구, 동료들을 만나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필수적인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그러나 정작 집단을 이루게 되면 성격, 성별, 나이, 의견 등의 차이로 갈등과 분쟁이 일어나게 된다. 공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조화로운 방법으로 ‘인, 의, 예, 지, 충, 효’ 같은 덕목을 제안했다.

가장 먼저 나 자신을 바로 세우기를 당부하고 있다. 공자는 열다섯 살에 배움에 뜻을 뒀고, 서른 살에 홀로 섰으며, 마흔 살에 의혹하지 않게 됐고, 쉰 살에 하늘의 뜻을 알았고 한다. 나이에 비례해 세상을 바라보는 폭과 깊이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을 잘 감당할 때 성숙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지. 타인 중에서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은 부모이시다. 부모님께 효를 할 때에는 부양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경하는 마음이 뒤따라야 함을 강조한다. 내 부모에게 향한 ‘효’는 모든 어른을 모시는 ‘경’으로 발전한다. 또 다른 사람을 대할 때 마음속에 어진 마음과 사랑이 있으면 겉으로 드러나서 다른 사람도 알게 된다. 인애의 정신이 깃든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약속을 소중히 지키고 즐거워한다,

이런 인애의 정신은 개인에게서 멈추지 않고 사회로 뻗어나간다. 제자 자장은 “저는 사회를 위해 제 목숨을 바칠 수 없어요. 제가 죽으면 누가 저희 부모님을 모시고 제 아내와 아이를 돌보겠어요?”라고 묻는다. 공자께서는 “누구나 가족이 있고 모든 생명이 다 소중하지. 그러나 만약 이 사회에 정의롭지 못한 일이 일어나거나 관료가 나쁜 짓을 한다면 우리가 나서서 진실을 알리고 약한 이들을 위해 싸워야 한다며, 이것이 바로 인애의 정신이고 정의를 지키는 길이다. 세상에 부도덕하고 불의한 악이 판을 치지 못하게 지식인들이 막아 주는 둑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우리는 참 부지런히 살고 있다. 부모님은 직장에서, 자녀들은 학교와 학원에서. 경쟁 사회 속에서 도태되지 않으려고 정말 치열하게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바쁜 걸음걸음마다 사랑, 우정, 정의, 관심, 배려, 질서, 예절, 도덕 등 우리가 흘리는 것들이 많다. 이것이 우리가 ‘논어’와 같은 인문고전을 배워야 하는 이유이다. 역사상 선인들의 말씀을 통해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잘못된 세상을 바로잡고 더불어 살아갈 사회를 만드는 지혜를 배워 너도 장차 네 목표를 이루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바란다. 나를 알면 내가 바뀌고 세상이 바뀐다. 이번 겨울방학에 이 책을 너에게 권하니 꼭 읽어보고 네 느낌도 글로 써 보내주면 고맙겠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