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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융복합형 학과가 주목받고 있다

 대학과 전공을 선택할 때 예전엔 입시 경쟁률만 따진 반면, 이제는 ‘취업률’을 보는 시대가 됐다. 앞으로는 ‘발전 가능성’이 키워드가 될 것이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발 빠르게 대학 학문 분야가 진화하고 있다. 유명 사립고에 다니는 3학년 딸과 1학년 아들의 입시 때문에 요즘 고민이 많다는 한 학부모가 나에게 상담을 요청해 왔다. 이처럼 자녀가 공부를 꽤나 잘 하고 있다하더라도 진로지도에 어려뭉을 겪고 있는 부모들이 생각보다 많다. 단지 성적이 좋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학생은 내신 성적도 좋고, 나름대로 포트폴리오를 쌓아온 덕분에 명문대 입학 가능성이 높지만, 여기저기서 들리는 말들을 흘려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몇 개월 전부터 엄마들 사이에서 서울대 경영학과, 고려대 영문학과 등이 아닌 ‘서강대 아트앤테크놀로지학과’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등 이름도 낯선 학과, 전공에 대한 이야기가 오르내리고 있다. 처음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자세히 들어보니 아이가 졸업할 즈음이면 위상이 달라져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3~4년 전 융합형 인재가 이슈가 되고, 극심한 취업난이 문제가 되면서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 다양한 전공을 접목해 융합 학과를 개설하고, 취업이 잘되는 현장형 인재를 키울 수 있는 전공들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새로운 전공을 개설하는 것이 일종의 트렌드가 되면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경향도 있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자 자연스럽게 걸러졌고, 내실 있는 학과와 전공이 살아남았다.

융합과 관련된 전공은 해마다 늘어 5년 전 15개에서 현재는 40여 개나 된다. 자연 계열의 융합 전공이 많아졌지만, 요즘에는 인문 계열을 바탕으로 예체능, IT 등과 융합한 전공도 눈에 띈다. 기업가 정신, 리더십을 갖추도록 교과목을 구성한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의 앙트러프러너십(혁신기업가) 전공,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 등은 특성화 학과로 불리지만 정시 합격선이 해당 대학에서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서강대의 아트앤테크놀로지학과는 인문학과 문화 예술에 첨단 기술공학을 융합한 새로운 형태의 특화된 학부, 여러 융합 학과 가운데서도 단연 튄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미래 인재를 키운다는 비전을 갖고 있는데, 최근에는 외국어고 출신 학생들의 지원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 학과에 입학 하면 먼저 인문학, 예술, IT 분야에 대해 두루 배운 뒤 2년 후에는 예술 기반의 아트 트랙과 공학 기반의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5년제 학과를 운영하는 전공도 생겼다.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학부 3년 반+석사 과정 1년 반 과정을 통합하여 운영한다. 기업과 연구 협력을 하기 때문에 졸업과 동시에 삼성 입사가 보장된다는 메리트도 있다. 아주대 소프트웨어융합학과는 2012년에 신설된 학과로 융합이 가능한 산업 분야 전반에서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 목표다. 이 학과생들은 수험생 같은 타이트한 학과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2학년부터 심화 전공을 수강하고, 핵심 교과목에서 C학점을 받으면 모두 F로 처리돼 재수강을 해야 한다. 3학년부터는 현장 실무 교육이 강화돼 다양한 인턴십을 받을 수 있다.

융합의 바람은 꼭 전공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교양 과정에서도 융합을 시도하는 움직임이 보인다. 경희대에서는 교양 대학 ‘후마니타스 칼리지’를 개설해 전교생이 전공에 상관없이 이 교양 대학에서 3분의 1 이상의 수업을 소화해야 한다. 교양 대학에서는 자연+우주+기술, 역사+문화+소통 등 그야말로 전 분야를 아우르는 수업이 이뤄진다. 장래 어떤 분야가 새롭게 부각되고 어떤 분야가 사양길에 접어들 것인가를 예측하는 일이 그렇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꾸준한 탐색을 하여 자신의 길을 닦아 나간다면 길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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