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13일) 연일 되는 무더위를 조금이나마 식힐 요량으로 가족들과 함께 동해안에서 유명한 ○○해수욕장을 다녀온 적이 있다. 고속도로는 광복절이 낀 마지막 황금연휴를 즐기려는 피서객의 차량으로 몸살을 앓았다.
그래서일까? 평소 강릉에서 이곳 해수욕장까지 자가용으로 약 30분 걸리는 거리가 많은 관광객의 차로 지·정체가 이어졌다.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도로가 막힐 줄은 몰랐다. 내심 국도를 이용하지 않은 것이 후회되었다.
그렇다고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에어컨을 계속해서 켜놓아서일까? 막내 녀석이 머리가 아프다며 휴게소에서 잠깐 쉬어갈 것을 요구했다. 할 수 없이 목적지를 지척에 두고 고속도로 마지막 휴게소인 ○○휴게소에서 잠깐 쉬기로 했다.
휴게소는 장거리 운전으로 잠깐의 휴식을 취하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그리고 관광객 중에는 낯선 이방인도 더러 있었다. 전국 휴게소 중에서 바다 풍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세를 치러 이곳 휴게소는 매년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휴게소는 쓰레기 하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깨끗했다. 휴게소 안으로 들어가자, 식당 앞은 장거리 운전으로 지친 관광객들이 간단한 요기를 하려는 듯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줄 서서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이 많이 지쳐 보였으나 행복해 보였다.
주문한 음식을 들고 먹을 장소를 여기저기 찾아보았으나 적당한 장소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던 중 찾은 곳이 장애인석 바로 옆자리였다. 자리에 앉자마자 우리 가족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주문한 음식을 게 눈 감추듯 먹어 치웠다.
그런데 음식을 다 먹고 난 뒤, 내 시선이 멈춰진 곳은 옆자리 장애인석 표지판에 쓰인 '영어 표현('Helf Bell Service')이었다. 그 표지판은 장애인을 배려하기 위해 휴게소 측에서 마련한 도움 벨 서비스 안내문이었다. 장애인을 배려하는 휴게소 측의 의도는 좋았지만, 영문 오탈자 하나(Helf)가 옥에 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것이 전부 다는 아니겠지만.
다행히 식탁에서 식사하는 외국인은 없었지만, 휴게소 여기저기에는 휴식을 취하는 외국인들이 더러 있었다.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 오히려 장애인에게 심리적 불편함을 더 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외국인 누군가가 이것을 볼까 표지판을 뒤로 돌려놓았지만, 휴게소 측에 이 사실을 알려주지 않고 온 것이 내내 신경이 쓰였다. 사실 이것은 단어 그 자체(Help)가 어려워서 생긴 일은 절대 아니라고 본다. 테이블에 올려놓기 전, 단 한 번이라도 휴게소 측 누군가가 이것을 확인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2016 리우 하계올림픽 개최국인 브라질이 온갖 좋지 않은 이야기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우리나라 또한 이와 같은 사소한 것 하나로 외국인들 사이에서 가십거리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