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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파인만의 『발견하는 즐거움』


김흥규(서울 광신고 교사)


학교에서 배우는 물리, 화학이 관찰과 실험을 통해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리기보다 개념이나 수식을 외우고 계산을 하는 것에만 집중하다보니 입시에서 받을 점수에 대한 부담 때문에 과학을 기피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신문기사를 접한다. 노래를 못하는 것을 음치(音痴)라고 하듯 이제는 수학을 못하면 수치(數痴), 과학을 못하면 과치(科痴)라 불러야 옳을 것 같다. 과학을 즐겁게 인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과학에 관한 좋은 책을 읽는 것도 한가지 방법일 것이다.
과학은 어렵고 복잡할 것이라는 선입관과는 달리 복잡한 수식이 없이도 쉽고 재미있게 과학의 이야기를 풀어 가는 책이 있다. 바로 『발견하는 즐거움』(The Pleasure of Finding Things Out)이다. 특히 이 책에는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과학자 리처드 파인만(Richard Feynman, 1918∼1988)의 재미있는 일화를 비롯하여 강연, 인터뷰 한 내용을 중심으로 꾸며져 있다. 책의 내용은 실제에 바탕을 둔 총 13편의 글로 구성되어 있으며, 물리학은 물론, 과학의 본질과 가치, 문화, 사회, 종교까지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제1편 발견하는 즐거움’에서 출발하여 ‘제13편 과학과 종교의 관계’로 끝맺는다.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과학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서는 자신의 아버지 이야기를 들고 있다. 파인만은 자신이 과학을 배우게 된 것은 아버지 덕분이라고 말한다. 사업가였고 제복회사의 판매 관리인이었던 아버지는 과학 책을 즐겨 읽을 정도로 과학을 좋아했으나 아들에게 과학자가 되라는 말을 한 적은 없다고 한다. 파인만은 아버지를 통해 관찰과 인내를 배웠다고 말한다.
아버지의 교육에 대한 파인만의 이야기를 인용해 본다.

“내가 어렸을 때, 내가 기억하는 맨 처음의 이야기인데, 저녁식사후 아버지는 나와 함께 놀이를 했어요. (중략) 먼저 놀이로 아이를 즐겁게 하면서 아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 학습하도록 하는 겁니다.”(p.55)

이 방법은 학부모는 물론 교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르키메데스가 금관의 비밀을 풀었을 때 외쳤다는 ‘유레카(Eureka : 알아냈다!)’도 발견의 즐거움을 표현한 것이다. 과학은 즐겁게 배워야 하는 것이다. 노벨상을 수상한 파인만의 이야기를 빌자면 세상에서 사물의 이치를 발견하는 즐거움만큼 큰 상은 없단다.
『발견의 즐거움』은 물리이야기로만 끝나지 않는다. 수학을 잘하는 비결(?)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내가 만약 ‘수학이란 무엇인가’로 강연했다면 벌써 나는 말했을 겁니다. 수학은 한마디로 패턴을 찾는 것이다.”라고.(p.56)

이 말 속에 수학의 본질이 담겨있지 않을까? 수학공식을 외워 단순히 적용해서는 응용문제를 풀 수 없다. 파인만의 말을 잘 음미한다면, 자신이 수학엔 소질 없다고 생각하는 수치(數痴) 아닌 수치(數痴)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교양서가 아니다. 문화와 종교에 대해, 미래의 컴퓨터(양자 컴퓨터)에 대해 간결하면서도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진정한 과학정신은 무엇일까? 아이들에게 어떤 자세로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이에 대해 파인만은 제2편 과학이란 무엇인가에서 학생들을 과학자처럼 사고하도록 가르치는 방법, 호기심과 열린 마음, 그리고 무엇보다도 의심을 작고 세계를 바라보는 마음을 이야기한다. 특히 ‘제13편 과학과 종교’ 편에서 이렇게 말한다.

“지식의 진보를 위해 우리는 항상 겸허해야 하며, 우리가 모르는 게 있다는 것을 용납해야 한다. 모든 의심을 떨쳐 버릴 만큼 확실하게 증명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우리가 호기심을 지니고 탐구하는 것은 답을 알기 때문이 아니라 모르기 때문이다.” (p.306)

21세기 과학에 있어 가장 위대한 이론 두 가지를 들라고 하면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 이론을 들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위대한 두 과학자는 상대성 이론의 아인슈타인, 양자역학의 파인만이다. 특히 파인만의 양자전기역학(Quantum Electrodynamics:QED)은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아름다운 이론으로 평가받고 있다. 파인만의 양자역학의 경로적분은 물리학과는 별도로 수학적 엄밀성을 첨가하여 수학분야에서 파인만 적분으로 연구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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