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교육청 운영 ‘여학생 친화적 과학교실’ 인기
서울 성동교육청(교육장 김영일)이 처음 마련한 ‘여학생 친화적 과학교실’이 학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참여한 여학생들은 “평소 학교에서 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실험을 직접하면서 좀 더 과학을 친근하게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경일중 한덕주 지도교사는 “앞으로는 과학에 관심이 많은 여학생들의 참여가 늘도록 과학 교실을 확대해야한다”고 밝혔다.
과학에 대한 여학생의 관심 높이려 첫 시도
지난 겨울 방학 서울 성동교육청 과학중심학교인 경일중(교장 주남수) 과학실에서는 흥미로운 과학교실이 열렸다. 실험에 푹 빠진 학생들은 모두 여학생. 바로 성동교육청(교육장 김영일)의 ‘여학생 친화적 과학교실’에 참여한 것이다.
이 과학교실은 성동교육청이 과학에 흥미와 관심이 있는 여중생들의 창의성과 과학적 탐구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처음 시작한 것으로 교사의 추천을 받은 40여명의 학생들이 두 개의 반으로 나뉘어 총 20시간의 교육을 받았다.
여학생이 중심이 되는 과학교실인 탓에 실험내용도 은거울 만들기, 화장크림 만들기, 투명 비누 만들기, 내 아기는 누굴 닮았을까, 내가 하는 일기 예보 등 여러 분야의 과학에 대해 알 수 있으면서도 여학생들의 흥미를 끌만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기자가 찾은 날은 일명 ‘손에 손잡고 만들기’ 실험이 한창이었다.
“책상위에 있는 납땜기는 뜨거우니까 특히 조심해야 해요” 남학생들에 비해 납땜기를 많이 다뤄보지 않은 여학생들에게 교사가 당부를 잊지 않는다. “오늘 만들어 볼 러브미터는 사람 몸에도 전류가 흐른다는 것을 안전하게 알 수 있는 장치에요. 이것을 완성하고 친구와 러브미터의 양쪽을 잡으면 이렇게 전구에 불이 들어오죠”
"와! 신기하다!" 교사의 설명과 시범에 학생들의 탄성이 나온다. “이 러브미터를 만들면서 우리는 미세한 전류를 증폭시키는 트랜지스터, 빛을 내는 발광 다이오드인 LED,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는 콘덴서, 그리고 전류에 대해 배울 수 있어요” “러브미터를 완성하면 사람마다 실험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죠. 각각의 사람 특성에 따라 불빛이 깜빡이는 정도가 다르거든요”
다양한 실험으로 학생들에게 호응 얻어
여기저기서 질문이 쏟아지는 등 실험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반응도 뜨겁다. “선생님, 제대로 연결한 거 같은데 왜 불이 안 들어올까요?” “플러스, 마이너스를 어떻게 구분해야하죠?”“납땜의 원리는 뭐에요?”
또 직접해보는 실험이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다는 반응이다. 동마중 김혜원(14·2학년)양은 “이 과학교실에서는 교과서와는 달리 여러 가지 과학 상식을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유익하다”면서 “여러 기구들을 만지면서 실제로 실험을 해보니까 더욱 재미있다”고 했다.
무학중 이시은(14·2학년)양도 “평소에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지만 학교 수업시간에는 형식적인 실험만 해서 재미가 없었다”면서 “방학 때면 학원에만 다니기 바빴는데 이렇게 별도로 자세하게 설명도 들으면서 과학 실험을 할 수 있어서 좋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학생들을 지도한 경일중 한덕주 교사는 “남학생들은 실험에 굉장히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반면, 여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성향이 있는데 실험을 많이 안 해봤을 뿐이지 실력의 차이는 없다”면서 “계속되는 과학실험으로 준비할 것이 많지만 여학생들이 이번 과학교실로 과학에 흥미를 많이 갖게 되는 것 같아 보람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는 각 학교에서 선발된 소수의 학생들이 참가했지만 다음에는 과학에 흥미 있는 많은 여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더 넓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