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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트 활용 수업 하는 장성초 장수철 교사

“재미있는 책 만들기로 창의력 키워요”


경기 고양 장성초(교장 박기준) 장수철 교사의 수업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장 교사의 독서교육은 지겨운 책 읽기, 독후감 쓰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책은 더 이상 공부가 아닌 재미있는 놀이다.

장 교사의 남다른 수업법은 다름 아닌 북아트(Book Art). 북아트는 수공예 책을 만들어 내는 예술분야로 책을 만드는 초기 작업부터 책의 내용을 구성하고 완성하는 작업까지 책에 관한 모든 과정을 사람의 손으로 직접 이뤄내는 것이다. 영국의 교육 예술학 학자이자 북 아티스트인 폴 존슨(Paul Johnson)이 북아트를 아이들의 창의적 표현력을 이끌어 내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체계화하면서 널리 교육에 활용되고 있다.

장 교사는 “책을 읽고 쓰는 기술적인 부분은 지도할 수 있지만 아이들이 정작 글쓰기를 좋아하고 재미있게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흥미를 느끼게 할까 고민하다가 북아트를 접목시키게 됐죠”라고 말했다.

기획부터 작품 완성까지 스스로 해내는 통합 활동
창의성 교육에 유난히 관심이 많았던 그가 북아트를 처음 접한 것은 2004년. 책 만드는 것이 창의력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에 시작했다가 북아트의 매력에 푹 빠졌다.

“북아트의 매력은 무궁무진 합니다. 책 만드는 방법을 어떻게 응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방식의 창의력을 이끌어낼 수 있어요. 지금도 책 만드는 과정에서 내놓는 아이들의 아이디어 하나하나에 깜짝 놀라고는 합니다.”

북아트는 아이들 스스로 한 권의 책을 기획하고, 그 안에 자신의 생각과 느낌들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서 최종 완성하는 단계까지를 직접 하는 ‘프로젝트 활동’이다.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생각이나 느낌을 글쓰기나 그림을 그리는 등 따로따로 하는 것이 아니라 책 만들기를 통해 모두 통합해서 한다. 직접 책의 공동 저자가 되는 경험은 협동심과 창의성을 길러준다.

“북아트는 그리기, 글쓰기, 만들기, NIE, 논술 등이 함께 어우러진 통합교육이 가능합니다.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재미있다는 것이에요.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접해 온 책을 스스로 만든다는 데 큰 희열과 기쁨을 느끼고 만든 책을 전시함으로써 자신감을 얻게 되죠. 책의 내용을 채우는 과정도 재미있습니다. 가족 이야기로 꾸밀 수도 있고, 수업 내용을 담을 수도, 여행 후기를 쓸 수도 있어요. 누구나 독창적인 책을 만드는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수업 위해 국회 모양 책, 세계지도 멀티북 등 구안
장 교사는 북아트를 독서교육과 특기적성 수업뿐 아니라 모든 수업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직접 학습내용에 맞춰 책을 개발하면, 아이들이 모둠 학습을 통해 책의 내용을 구성하고 완성한다.


그가 아는 북아트의 종류만 해도 30여 가지. 폴드형식(아코디언처럼 접는 책), 코덱스(일반적인 책), 팬(부채처럼 돌리는 방식), 블라인드(커튼 블라인드 형식), 팝업(펼치면 입체적으로 튀어나오는 방식) 등이 책 만드는 대표적인 방법인데 수업에 맞는 책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고되면서도 보람 있는 일이다. 사회과 수업을 위해 국회, 청와대 모양의 책과 커다란 세계지도를 접으면 각 국가의 특징을 볼 수 있는 멀티북을 구안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17대 대통령 후보들의 약속’이라는 주제로 책을 만들었다.

“각 교과, 단원에 어울리는 책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만들어 봐도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가장 힘들지만 교과 내용에 딱 맞는 책을 구안해서 아이들의 작품을 담아낼 때의 보람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죠.”

하지만 평소에 책을 개발한다는 쉽지 않은 일. 장 교사는 주로 방학을 이용해 교과 내용을 재구성하고 북아트를 적용할 단원을 골라 어울리는 책의 모양을 개발해 준비한다. 4년째 연구하다 보니 제법 노하우도 쌓였고 장 교사의 재미있는 수업이 입 소문이 나면서 수업 노하우를 배우려는 교사들이 주축이 된 ‘북아트활용교육연구회’도 만들어져 체계적인 교수·학습법을 연구하게 됐다.

“가르치는 학년이 달라지는 초등학교 특성상 혼자 연구하기 벅찰 때가 많았는데 주변에서 함께 연구하는 분들이 생겨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책 재료비 부분 등 어려움이 많아요. 매년 200만 원 정도의 예산 지원이면 종잇값 걱정 안 하고 아이들과 얼마든지 책을 만들 수 있을 텐데 늘 아쉽습니다.”

책 만들기, 그 무한한 가능성
장 교사는 요즘 ‘북아트를 이용한 쓰기 교육’을 주제로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북아트를 수업에 적용해온지 4년, 앞으로 6년을 더 연구해 10년째 될 때는 북아트 수업 전문가가 되는 것이 목표다.

“우리 공교육이 많은 비판을 받고 있지만 저뿐 아니라 교사 개인이 가지고 있는 소질을 잘 계발해서 수업에 적용한다면 얼마든지 재미있는 수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과 의 수업이 즐거우면 교사로서의 자긍심도 높아지고 학부모에게도 열심히 하는 교사로 평가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수업을 해나가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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