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 저탄소녹생성장체험학교로 재탄생한 ‘곤평늪’
‘저탄소녹색성장체험학교 곤평늪’(이하 곤평늪)은 대표 권영정 전 교장이 충주 야동초 교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02년 학생들에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을 가르치기 위해 만든 자연체험학습장에서 시작됐다. 당시에도 내실 있는 교육프로그램으로 각종 언론에 보도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으나, 권 전 교장은 퇴임 후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체계적인 학습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대대적인 리모델링에 착수, 올해 6월 저탄소녹색성장체험학교로 재개장했다.
2100㎡(약 600평)의 작은 공간이지만 약 167종 10만여 점의 습지생물이 인공이 아닌 자연 그대로 자라고 있어 실제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으며, 풍차와 태양열판 등을 직접 체험하며 다양한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에 대해 배울 수도 있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교육프로그램이 알맞게 구성돼 있어, 작은 공간이 오히려 이동에 따르는 불필요한 체력소모를 최소화시키는 장점으로 여겨진다.
오감을 이용한 살아있는 관찰학습
곤평늪의 최대 장점은 모든 프로그램이 눈으로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관찰하고 만져보는 실제적인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다른 곳에서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토마토, 조롱박 등 농작물부터 줄풀, 애기부들, 연, 창포, 개구리밥과 같은 수생식물까지 학생이 직접 채취한 후 오감을 통해 관찰하기 때문에 학습효과가 매우 크다. 더욱이 학생이 직접 채취한 것을 원하는 경우 가져갈 수도 있기 때문에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이러한 관찰 • 실험 학습은 학생의 창의력을 크게 넓혀줘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영재성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권 전 교장은 “실제로 전체 참가학생의 4~5%가량에서 이러한 영재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충주 탄금초 3학년 김경용 학생이 식물을 관찰한 후 ‘식물은 생존하기 위해 진화한다’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을 보고 크게 감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참여 학생의 영재성이 발견되면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는 물론 해당 학생이 다니는 학교에도 공문형식으로 학습내용을 발송해 지도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학부모에게는 교육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추후 학생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제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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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경험을 토대로 한 학습과정으로 효과 극대화
살아있는 체험은 그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지만,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교과과정과 연계된 프로그램이 필수적이다. 이 부분에서 곤평늪의 체험프로그램은 큰 강점을 갖는다. 오랜 현장경험을 토대로 권 전 교장이 직접 구성한 학습프로그램은 교과과정과 연계해 이뤄질 수 있도록 짜여 있다.
예를 들어 신재생에너지 시간에는 풍차나 태양열판을 눈으로 관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코일을 감고 만들어 보도록 하며, 한 발 더 나아가 교과서에 나오는 플레밍의 법칙과 람사르협약, 교토의정서까지 여러 분야를 연계해 수업한다. 또한 탐구결과에 대해 토론 • 발표시간을 가진 후 탐구보고서를 작성하기 때문에 언어 • 논술 영역도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다.
세분화된 다양한 프로그램
곤평늪의 프로그램은 크게 대중적 지도코스와 심화(과학특기)코스로 구분된다. 대중적 지도코스는 1시간 과정으로 환경과학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심화코스에는 하루 8시간씩 3일 코스와 7일 코스가 있는데, 크게 물리, 화학, 생명과학, 대기과학의 4개 파트로 진행된다. 물리는 태양열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화학은 민속 증류주 만들기, 생명과학은 개구리 해부, 대기과학은 배타고 수온 측정하기 등 각각 교과학습과 관련이 있으면서도 학생들이 호기심을 가질 만한 것들을 직접 해보도록 구성돼 있다.
이 외에도 100여 가지의 개별 학습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는데, 그 중 ‘개구리 해부’가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각각의 체험학습 프로그램은 시기별로 변동이 있으므로 방문 전 홈페이지나 전화로 프로그램을 확인 • 예약하는 것이 좋다.
교육 • 환경적 가치 큰 습지, 조성 어렵지 않아
일반적으로 체험학습장은 어린 학생의 교육을 위한 공간으로 여겨지고 실제로 그러한 경우도 많다. 그러나 곤평늪은 가족단위 방문을 적극 권장하고 있으며, 학부모나 교사도 함께 체험활동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어른들이 함께 체험하며 학생들을 이끌어줘야 학습효과가 크고 실제 행동으로도 옮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권 전 교장은 “습지는 온난화를 방지하는 데 숲보다 훨씬 큰 효과를 갖고 있으며 교육적으로도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면서 “각 학교에 습지를 조성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습지는 300평 정도의 공간만 있으면 적은 비용으로 조성할 수 있고 한 번 조성하면 스스로 생태계를 유지하므로 비용대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습지조성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얼마든지 도움을 주겠다”며 교육당국과 교사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했다. | 강중민 jmkang@kfta.or.kr
곤평늪 관련 문의
홈페이지 : www.gon2002.com
전화 : 02)744-0050, 019-447-7655
메일 : gyj7655@cho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