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별로 배치된 전통가옥에서 하는 체험활동
선비촌은 경북 영주 지역에 산재돼 있는 전통가옥을 그대로 옮겨 조성한 전통문화 체험마을이다. 수신제가(修身齊家), 입신양명(立身揚名), 거무구안(居無求安), 우도불우빈(憂道不憂貧)의 4개 구역으로 나뉘는데, 각 구역에는 그 명칭에 맞는 가옥들이 배치돼 있다.
‘자신을 수양하고 집안을 올바르게 가꾼다’는 뜻의 수신제가 구역에는 수신(修身)을 중시한 중류선비의 가옥과 선비들이 학문을 닦았던 강학당이 있다. 50명 이상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강학당에서 서당교육, 사군자 그리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입신양명 구역에는 관직에 오른 선비들의 가옥이 들어서 있다. 여기 있는 가옥들은 관직에 오른 선비의 가옥답게 규모가 크고, 화려한 가구들이 배치돼 있어 조선시대 권세가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선비촌에서 가장 크고 중심이 되는 두암고택과 인동장씨 종가를 살펴볼 수 있으며, 두암고택 마당에서 우리나라 전통혼례 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사는 데 있어 편안함을 추구하지 않음’을 의미하는 거무구안 구역은 명상과 풍류를 즐기면서도 자신의 안위보다는 현실의 잘잘못을 살폈던 선비들의 기개를 배울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이곳에는 선비들이 자연경관이 좋은 곳에 지어놓고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마음수양을 하던 정사(精舍)와 굳은 절개를 지키다 숨을 거둔 김문기의 가옥이 있다.
마지막 우도불우빈 구역은 ‘가난함 속에서도 바른 삶을 추구한다’는 뜻에 걸맞은 청빈한 선비들의 집이 배치돼 있다. 지붕에 기와를 올린 다른 구역의 가옥들과 달리 이 구역의 가옥들은 초가지붕을 갖고 있다. 여기서는 짚풀공예, 나무공예 등의 공예체험학습을 할 수 있다.
다양한 형태의 전통가옥에서 숙박체험을…
우리나라 전통가옥의 형태를 이야기할 때, 북쪽지역은 ‘ㅁ’자나 ‘田’자 형태의 폐쇄형 구조를 갖고 남쪽지역은 ‘一’자 형태의 개방형 구조를 갖고 있으며 중부지역에서는 혼합된 형태를 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일반인이 영화나 드라마 등의 매체를 통해 볼 수 있는 것은 남부지역의 ‘一’자 형이 대부분이어서 다른 형태의 가옥은 접할 기회가 적다.
하지만 영주 선비촌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가옥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一’형에 대청마루 바로 옆에 부뚜막이 붙어 있는 것이 특이한 김세기 가옥, ‘ㄷ’자 형태의 김상진 가옥, ‘ㅁ’자 형태에 대문을 들어서자마자 있는 불구멍이 특이한 해우당 고택 등 말로만 듣던 여러 형태의 전통가옥을 실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학습가치가 크다.
선비촌에서는 이런 다양한 형태의 전통가옥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숙박체험이 가능하다. 현재는 일반형 4인실과 2인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용요금은 각각 7만 원, 4만 5000원이다. 세부 프로그램이나 운영방식은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므로 자세한 사항을 홈페이지나 전화로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한편, 선비촌 좌우에는 각각 200명가량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단체체험숙박시설인 선비문화수련원과 영주시 청소년수련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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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문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소수서원
선비촌 바로 옆에는 성리학을 주제로 선비문화를 조명한 유교 종합박물관인 소수박물관이 있다. 이곳에는 입구에 서 있는 죽계제월교비를 비롯해 퇴계 이황이 성학의 개요를 그림으로 설명한 성학십도 등 유교문화유산 외에도 순흥 읍내리 벽화고분, 고인돌 등 고대의 유물을 비롯한 다양한 시대의 여러 문화재가 전시돼 있다. 다만 대부분의 전시품이 복제품이라는 점은 조금 아쉽다.
소수박물관에서 나와 바닥이 환히 보일정도로 맑은 죽계천을 따라 걷다 보면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이 나온다. 소수서원에서는 우리나라 성리학을 이끌었던 서원의 실제구조를 살펴볼 수 있으며, 국보 제111호인 회헌 안향선생 초상을 비롯해 보물로 지정된 숙수사지 당간지주, 문성공묘, 강학당 등 여러 문화재도 볼 수 있다.
천년고찰 부석사
PLUS +선비촌에서 봉화방면으로 14㎞정도 가면 화엄종의 종조인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 부석사가 나온다. 부석사는 신라 화엄종의 본찰로서 불교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자체로 하나의 국보급 문화재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국보 제18호인 무량수전을 비롯해 무량수전 앞 석등, 조사당, 소조아미타여래좌상 등 부석사의 문화재는 국사교과서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기 때문에 교과와 연계해 학습하면 좋다. 특히, 고려시대 중 • 후반기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무량수전의 베흘림기둥, 주심포양식은 큰 건축사적 의미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