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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무형문화재, 학생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우리나라 중요무형문화재 1호가 무엇인지 아세요?” 백만종 서울 서초초 교감(한국전통문화사진연구회장)이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주 묻는 질문이다. 기자도 대답하지 못한 질문의 정답은 바로 ‘종묘제례악’. 조선 시대 종묘에서 역대 제왕의 제사 때에 쓰던 음악으로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는 백 교감의 설명이 이어진다. 그는 우리 조상들의 흥과 멋이 살아 있는 전통 문화를 찾아 20여 년간 사진에 담아왔다. 질문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백 교감이 특히 애착을 가지는 것은 바로 무형문화재. 무형문화재를 찾아 진도, 위도, 안동 등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다. 그런 그가 학생들을 위한 ‘아주 특별한’ 도록을 펴냈다. 13종목의 탈춤과 10종목의 놀이를 사진과 함께 소개한 ‘탈춤과 놀이’로백 교감은 도록 100권을 서울 강남교육지원청과 학교에 기증했다. 그는 “유형문화재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정작 사라져 가는 무형문화재에는 관심이 적어 항상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우리 민족의 얼이 살아 있는 선대들의 독특한 탈춤과 놀이를 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해 ‘탈춤과 놀이’ 도록을 발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탈춤과 놀이’ 도록 펴낸 백만종 서울 서초초 교감


체조부 지도하며 취미로 시작한 사진
처음에 어떻게 사진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학생들의 체조 자세 교정을 위해 시작했죠. 20여 년 전 전북 이리초 체조부 교사 시절이었는데 아무리 잘못된 자세를 지적하고 설명해도 모르던 아이들이 순간을 포착한 한 컷의 사진을 보고는 자신의 문제점을 바로 알고 고치는 것을 보고 흥미를 느꼈습니다. 초보가 스포츠 사진을 찍기는 쉽지 않았는데 일일이 사진에 담아 보여주는 노력 끝에 체조부가 전국대회 1등을 했고 그렇게 기록된 사진들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줬더니 너무 기뻐했습니다. 사진을 더 전문적으로 배운다면 교직에 있는 동안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해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됐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분야가 많은데 왜 특히 전통 문화를 선택하셨습니까?
“저를 끌어당긴 것이 바로 전통문화였기 때문입니다. 1990년쯤 서울로 오면서 처음 탈춤을 보게 됐는데 흥과 멋이 어우러진, 그야말로 종합예술이었습니다. 우리 가락이 너무 독특하고 아름다웠고 그 당시 드러내놓고 할 수 없어 탈을 쓰고 마음껏 양반을 조롱했던 우리 조상들의 풍자와 해학, 저항정신에 카타르시스를 느꼈죠. 중요무형문화재 1호 종묘제례악이 얼마나 멋있는지 아십니까. 그런 훌륭한 음악이 몇백 년을 이어오고, 전통이 계속 살아 있다는 것이 저는 자랑스럽습니다. 이런 생각 때문에 우리 전통문화 사진을 찍으면서 더 보람을 느끼고 자부심을 갖게 됩니다.”

“원형 잃어가는 무형문화재 보며 애착 갖게 돼”
전통문화 중에서도 특히 무형문화재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계십니다.
“1995년쯤 초청 행사로 열린 조선족의 춘향전 공연을 촬영했는데(이때 사진은 전국사진공모전에서 2위를 했다) 우리의 춘향전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또 황해도 강령지방에 전승 되어오던 강령탈춤 역시 그렇습니다. 북에서 피난 와 남한에 살면서도 원형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보존회의 강령탈춤과 가락이나 춤사위가 변질된 북한의 강령탈춤은 다릅니다. 그런 모습을 보게 되면서 특히 보존이 어렵고 사라지기 쉬운 무형문화재에 관심을 가지고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무형문화재는 보존회를 중심으로 전승 되는데 그때부터 열심히 찾아다니고 연구했습니다. 사진은 아는 만큼 찍히기 때문이죠.”

중요무형문화재를 촬영하는 작업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어요. 무형문화재 공연이 열리는 곳이라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 다녀야 해 노력과 시간이 엄청나게 필요했습니다. 또 교직에 있으니 주말밖에 시간이 없고 그것도 공연 날짜와 맞아야 하니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회별신굿 탈놀이’1)는 1년에 딱 한 번 전 과정 을 공연 합니다. 운 좋게 그날이 놀토여서 촬영할 수 있었죠. 윤년에 한 번 하는 ‘기지시줄다리기’2)를 촬영하기 위해서는 4년을 기다렸습니다. 풍어제인 ‘위도 띠뱃놀이’3) 촬영 때는 정신없이 사진을 찍다 보니 배가 끊겨 고생하기도 했죠. 공연 전체를 담기 위해 지붕 위로 올라가는 일은 허다합니다.(웃음)”



20년의 노력 담긴 ‘탈춤과 놀이’ 도록
그렇게 어렵게 촬영하신 사진들로 한국전통문화사진연구회 회원들과 도록을 만드셨습니다. 연구회 회장이시기도 한데 책은 어떻게 기획하게 되셨나요?
“한국전통문화사진연구회는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중 전통문화행사에서 자주 만나던 분들 10여 명이 2001년에 만들었습니다. 전통문화를 사랑하고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죠. 저는 형태가 남아 있는 유형문화재는 보존이 가능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조금만 멀어져도 사라질 수 있는 무형문화재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교직에 있다 보니 우리의 전통문화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학생, 교사에게라도 알려야겠다고 생각해 연구회분들과 함께 도록을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서울 강남교육지원청과 학교에 기증했죠. 아이들이 알기 쉽게 무형문화재 지도도 만들고 실감 나는 사진과 짤막한 설명글로 이해하기 쉽게 했습니다. 도록을 보며 많은 아이들이 우리 전통문화를 알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무형문화재, 학교에서 관심 가지고 교육해야”
앞으로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도록을 기획하면서 처음에는 중요무형문화재 130여 가지를 모두 담으려고 했지만 너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앞으로 무형문화재를 차례로 사진에 담는 것이 목표이고, 그 일이 다 끝나면 인간문화재 도록도 만들고 싶습니다. 그 밖에도 제사와 굿, 궁중무용 등 전통문화의 전 영역을 사진에 담아 보는 것이 제 꿈입니다. 교육부분에 있어서는 많은 선생님들이 우리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무형문화재는 학교에서 관심을 가지고 가르쳐야 할 부분입니다. 지금은 조회시간을 이용해 서초초 아이들에게 무형문화재를 소개하고 있지만 우리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해 전시, 강의 등 제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갈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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