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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을 자기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교육전문가인 교사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수업을 공개하며 도움을 청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더 나은 교육을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다른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볼 필요가 있다.


교사의 자발적 의지가 전제돼야
학교컨설팅은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여겨지는 학교환경, 교실 수업상황에 대한 공개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교사가 다른 사람에게 수업이나 교실환경을 보여주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교 · 사대에서 수학하고 임용고사를 거쳐 교단에 선 교사는 나름대로 교육전문가로서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런데 전문성을 갖춘 교사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내보인다는 것은 일종의 자존심과도 연결돼 대부분 이를 꺼리게 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학교현장에 컨설팅은 쉽게 적용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수업컨설팅을 실시하고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대부분 학교장의 의지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일부 교사에게 떠맡겨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수동적으로 참여한 교사들은 자연히 소극적으로 컨설팅에 임하게 되곤 한다.

지난해 11월 충주의 한 초등학교 6학년 교실을 대상으로 실시한 컨설팅도 이와 같은 상황이었다. 교직 3년차였던 담임교사는 학생들을 통제하고 교육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어 병가까지 심각히 고려하고 있었다.
이 교실에 대한 컨설팅도 역시 교사 개인의 의지가 아니었다. 학교장의 의지로 컨설팅을 실시하겠다고 했지만 희망자가 전혀 나오지 않자, 연차가 제일 낮은 선생님 2명이 대상자로 반강제적으로 오르게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해당교사도 역시 수업 공개를 꺼리고 컨설팅을 받지 않겠다는 의견을 몇 차례 표명했다. 학생들이 전혀 통제되지 않고 분위기가 엉망인 수업을 공개하기에는 자존심이 상한다고 했다.

컨설턴트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래포 형성 능력
이 선생님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선생님들이 컨설팅을 시작할 때의 반응은 이와 같다. 그래서 교사에게 컨설팅의 필요성을 완전히 이해시키고 동참시키는 것이 컨설턴트로서는 가장 어려운 과제이다. 무엇보다 컨설팅을 신청한 교사에게 칭찬과 더불어 인간적인 래포(마음의 유대)형성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 컨설턴트는 교사에게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는 데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더 좋은 교사로 나아가도록 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며 학생의 입장을 알아보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잘 이해시켜야 한다. 전문적 자질도 중요하지만 인간적인 자질, 포용하고 수용하는 능력, 본보기가 되는 능력, 관심과 사랑으로 어루만지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리라 본다.

이런 차원에서 필자는 앞서 언급한 교사에게 “병가로 지금 상황을 모면하려다보면 선생님은 계속 다른 이유를 들어 병가를 내야만 하고, 그러다보면 선생님으로서 결국은 자리를 못 잡고 끝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경력이 20년이 넘는 컨설턴트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은 전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문제를 정면 돌파하기
컨설팅을 하게 된 해당 교실의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교실 내에서 학생들이 책상과 의자를 던져가며 싸움을 했고, 수업시간에 학생들의 참여는 저조했다. 학생들과 래포형성이 안되니 당연히 학부모들의 불만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해당 교사와 여러 차례 대화를 실시하다보니 학급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공부에 취미 없는 학생들에 대한 교사의 이해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그러다보니 계속 잔소리만 하게 되는 것이었다. 이들을 지도하는 방법도 다양하게 제시해보았으나, 학생들이 따라주지 않아 교육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한 상태였다. 교사가 자신보다는 학생들에게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며 교육 방법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학생들만 어떻게 피해보고 싶은 생각이 더 강했던 것으로 보였다.

우선 해당 교사에게 교육이란 딱딱한 교과서를 가지고 가르치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는 것부터 충분히 이해시키려고 했다. 또 학생들은 똑같은 말을 열 번은 해야 이해하고 그것도 칭찬과 격려를 하면서 지도해야 받아들인다는 것을 인식시켰다. 교실 안에서 말 한마디가 갖는 중요성, 칭찬의 필요성 등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한 수업자료도 제공했다.

컨설턴트로부터 현장지원도 받을 수 있어
형식적인 컨설팅보다는 교실의 심각성을 알아보기 위해 결국 교실 현장으로 컨설턴트가 직접 나서기로 했다. 교실에 들어서서 학생들에게 “너희 선생님께서 너희들을 사랑하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모르겠다고 선생님한테 도움을 요청해서 오게 됐다”며 솔직하게 컨설턴트가 오게 된 동기를 전달했다.

담임교사는 학생들이 그 사실을 알고 오히려 자기를 더 무시해서 자신의 자존심이 상하게 될 것을 우려했으나 결과는 달랐다. 설문해보니, 담임교사에 대해 불신감을 드러냈던 학생들도 선생님이 이런 노력을 시도한다는 자체에 어느 정도 관심을 보였고 좋은 교실 만들기에는 학생들도 함께 나서야 한다는 것을 이해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동안 담임교사에 대해 마음을 닫아 왔기 때문에 마음을 열어줄 활동이 필요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최신 가요를 함께 부르는 것을 시작으로 과자나 사탕 등 외재적 보상을 통해 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냈다. 또 행복한 교실을 만들기 위해 각자 고쳐야 할 점을 적어 꾸미는 활동 등을 가졌다.

부담감 버리고 컨설팅 적극 활용하길
컨설턴트가 나선 시간은 단지 2시간에 불과했지만 학생들은 컨설턴트가 다시 와서 이 같은 활동시간을 갖기를 원했고 서로 포옹을 하면서 헤어졌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언제나 선생님이 먼저 다가와서 사랑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관계를 회복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담임교사도 학생들에게 먼저 마음을 열고 유대감을 형성해간다면 빠른 시간 내 행복한 교실을 꿈꾸게 될 것이라고 판단됐다.

컨설팅 자체를 부담스럽게 여겼던 해당교사도 컨설턴트와 함께 노력하는 시간을 통해 교사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많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그리고 컨설턴트가 교실에서 실시했던 지도방식을 하나의 롤 모델로 삼고 스스로 변화를 꾀하려고 했다. 컨설턴트는 마지막으로 해당 교사에게 ‘일 년 동안 학생들을 교육하면서 한 번도 화내지 않기’를 실천하는 것을 교사로서 한 해의 목표로 삼도록 약속하고 컨설팅을 마쳤다.

많은 선생님들이 교실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컨설턴트의 도움을 얻어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는 비교적 약한 편이다. 컨설팅을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드러내야 하는 창피한 과정으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자신이 교육전문가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 노력한다면 멋진 교실을 만들 수 있는 더 나은 교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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