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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 요구하는 인재를 키운다

학교기업은 실무 적합형 인재를 육성하고 고용 창출을 통해 실업을 해소하며 수익금은 참여 학생들의 장학금이나 교육시설 재투자를 위해 활용되고 있다.



7년 만에 40개에서 185개로 성장
학교기업(School-Based Enterprise)은 특정 학과나 교육과정과 연계해 물품의 제조 · 판매 · 가공 또는 용역의 제공 등을 행하는 학교 직속의 부서를 말한다. 이는 학생과 교원의 현장실습교육과 연구에 활용하고, 산업교육기관에서 개발된 기술 등을 민간부문에 이전하는 사업을 촉진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학교기업은 2003년 9월 제정된 산업교육 진흥 및 산학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이 발효되면서 설립 근거가 마련됐다.
2004년부터 대학교와 전문대학, 고등학교 내에 학교기업이 설립됐다. 당초에 불과 18개 대학과 17개 전문대학, 5개의 실업고등학교에 설립됐던 학교기업의 수는 2010년 12월 현재 약 185개(학교 소속 학교기업 158개, 산학협력단 소속 학교기업 27개. 이 중 국공립 학교 77개, 사립학교 108개)의 학교기업으로 증가됐으며, 일반 기업체 못지않은 시설과 규모를 갖추게 됐다.

실무 적합형 인재 육성 위한 실습 제공
학교기업은 산업교육기관이 교육과정과 연계해 기업을 직접 운영함으로써 학생에게 현장실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교육 활동에 필요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추진됐다. 학생들이 현장 지향적인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상품이나 서비스를 생산 · 판매하는 활동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실제적인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그 목표다.
그동안 학교기업은 현장실습교육을 통한 실무 적합형 인재를 육성하고 고용 창출을 통해 실업을 해소했다. 또한 개발된 교육 자료를 이용해 상품 및 서비스의 개발과 제조, 유통 등에 관한 신지식을 교육했다. 학교기업 운영을 통해 발생한 수익금은 참여 학생들에게 장학금 및 생활비 등으로 지급함으로써 학생들의 자발적인 현장교육 참여를 유도해 왔다.
학교기업은 교육기관의 특성상 공공성이나 건전성 등을 고려한 업종이나 신기술,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업종 등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식품 성분 분석 검사, 연구를 담당하는 수원여대 식품분석연구센터, 한우 · 수입육의 DNA를 판별하는 키트를 사업화한 경상대 동물생명과학 및 축산학과의 GAST기업, 자동차 부품 금형가공을 하는 경주공업고 전산응용기계학과의 학교기업 등이 이에 해당한다.
대외적으로 독립적인 지위를 갖지 못하는 학교기업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위해 기본적으로 취득하게 되는 시 · 군 · 구청 및 보건소 등의 인 · 허가와 신고를 법인격이 있는 학교법인 또는 산학협력단 법인의 지위를 빌어서 운영하고 있다. 학교기업은 사업 활동이 교육에 지장을 주어서도, 학생 및 교직원에게 이용을 강요해서도 안된다.
학교기업은 산업교육기관 산하의 자격에서 설치 · 운영될 경우에는 당해 산업교육기관 회계의 연간 수입 총액의 10% 범위 내에서 사업종목과 수, 관련 교육과정, 직원이나 학생 수를 고려해 집행하게 된다. 산학협력단의 형태로 설치되는 경우에는 가용 예산 범위 내에서 결정해 운영되고 있다.

학교기업 수익금으로 교육 재투자
그동안 교육인적자원부(현 교과부)는 2004년부터 2011년까지 133개 대학과 163개의 전문대학, 126개의 고등학교에 1060억의 지원금을 집행했다. 이로 인해 각 학교기업은 2010년 12월까지 2362명을 채용했고, 8만 9000여 명의 학생들이 현장실습교육을 받았으며, 매출액은 1128억을 올렸다. 학교기업이 현장 맞춤형 교육을 통한 인재 육성은 물론 해당 산업 분야에 파급효과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학교기업은 운영수익으로 학교 자체에서는 구입하기 쉽지 않은 수천만 원에서 억대가 넘는 고가의 장비를 구입해 학생들의 현장실습과 관련 사업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최근 학교기업은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등에서 담당하지 않는 각종 검사와 제조는 물론 직원의 위탁교육까지 의뢰받고 있다. 직 · 간접 고용 및 창업 지원을 통해 지역사회의 실업난을 해소하고 실업자들에 대해 무료로 직업교육을 시켜주는 등 사회적 기업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학교기업의 현장실습은 일반 학교와 산업체 기업 간의 현장실습과 다른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현장 실습교육을 위해 산업체를 방문하는 형태가 아니라 학교 내에 위치한 학교기업에서 이뤄진다. 학생들은 학교기업으로 출 · 퇴근하며 실습한다.
실습 내용도 기존 현장 체험과 달리 학과의 교수가 수업에서 다룰 수 없었던 내용에 대해 학교기업의 공간, 재료, 기기 등을 폭넓게 활용해 가르친다. 대부분의 학교기업이 학교 안에 있으므로 방학뿐만 아니라 학기 중에도 현장실습이 가능하며, 전공 교과목이나 실습과목에서 실습할 수 없던 전공 심화학습도 이뤄지며, 장학금과 현장실습비도 지원하고 있다.
학교기업 운영의 효과 1. 기업 현장에서 원하는 맞춤형 인재 양성
2. 수익금으로 장학금 및 생활비 보조 등 교육재정에 보조
3. 수익금으로 고가의 장비와 기자재를 구입해 양질의 교육 실현 : 학교의 교육 및 연구기자재를 이용한 연구 결과를 기업에 이전하는 효과
4. 우수한 연구 결과와 좋은 재료로 저렴하게 제품을 생산해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시장에서 일반기업의 제품 단가를 내리고 정직하게 생산하도록 하는 효과
5. 학교기업에서 직접 고용을 창출해 지역 사회에 기여
6. 졸업자 및 재 취업자 유 · 무료 교육
7. 학교 주변의 미취업 주민을 대상으로 한 무료 교육

담당자에 대한 과중한 업무, 인센티브 부족
학교기업을 운영하는 데에 있어 여전히 문제점은 남아 있다.
먼저, 학교기업 담당자들의 잦은 인사이동이 학교기업의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고등학교나 국 · 공립 대학의 경우에는 인사이동으로 업무 공백이 생기고 추진력이 떨어지게 된다.
학교기업 담당 교사의 과중한 업무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는 다른 교사들과 동일한 수업 시수가 주어져 수업은 수업대로 하면서 마케팅과 홍보, 행정관리까지도 맡고 있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
그러나 현재 학교기업을 담당하는 교사의 수업시간을 줄여주면 다른 교사가 대신 담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기간제 교사의 활용,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정부의 인력지원 등 다양한 방법을 구상해 수업시수를 줄여주어야 한다.
참여 교사에 대해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정확한 근거가 미비한 것도 문제이다. 현재 일부 학교기업의 경우 시행세칙에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 적용하고 있으나 고등학교와 대다수 학교기업의 경우 근거를 가지고 있지 않아 구체적인 지침이 필요한 상태다.

학과 연계성만 따진 무분별한 설치는 경계
일부 학교기업의 성공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무분별하게 학교기업을 설치하려는 경우가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학과와 연계성이 있다고 모두 성공하는 학교기업이 될 수는 없다. 따라서 학교의 시설과 연구 인프라를 활용한 특허 등 특화된 사업( _경상대학교의 한우감별키트)을 하거나 일반사업자들이 하기 어렵거나 고민하는 분야( _시계 또는 보석제품 디자인의 DB화를 통한 관련 업체와 연계)를 사업화 해야 한다.
최근 학교기업협회에는 학교기업 설치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학과와의 연계성만을 따져서 어떻게든 학교기업을 설치하려는 의욕만 앞서고 있다. 국공립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학교기업은 학생들의 등록금 재원이 일부 출연된다. 그러므로 소중한 재원이 낭비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거쳐야 하고 학교의 이미지에 걸맞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학교기업을 만들기 위해 관심을 둬야 한다.

명확한 회계처리 지침 마련과 잦은 감사 자제
이익잉여금의 처리 문제도 넘어야 할 과제다. 기업은 잉여자금을 분배 및 재투자해 기업을 성장, 발전시킨다. 학교기업도 잉여자금을 재투자하지 못하면 발전하기 어렵다. 학교기업도 일반 기업처럼 재투자 할 수 있도록 법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현 상황에서는 잉여금을 학교 또는 산학협력단으로 보낸 후 다시 출연을 받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정부가 회계처리와 관련된 정확한 지침을 줘 학교기업과 학교의 회계처리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지나치게 잦은 감사도 학교기업 운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자체감사, 재단감사, 외부감사, 교과부 감사 등 제한된 인원이 교육과 생산, 판매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수차례의 감사를 받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처럼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회계 상 자체적으로 견제와 통제를 해야 하고, 생산과 판매를 책임져야 하는 현실을 고려해 연 1회로 조정하되 사전 컨설팅 등을 통해 지도하는 보완적 기능이 필요하다.

학교기업에 대한 홍보 강화가 절실
학교기업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두 가지 형태로 나눠진다. 제조업은 유통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정부에서 우선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학교기업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서비스업은 각 지방에서 자체적으로 홍보하기에는 역부족이므로 학교기업 전체를 함께 알릴 수 있는 홍보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
처음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정부 및 지자체에서도 학교기업이 뭔지 모르는 경우가 많고, 일반 기업이나 시민들이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많은 홍보가 필요하다.
물론 수십 개 학교기업의 선전으로 대외적으로 많은 성과가 있었고, 홍보 측면에서도 많이 알려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학교기업 자체 홍보 예산이 부족하고, 당면한 교육과 매출에 신경을 쓰다 보니 홍보는 뒷전이었던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 학교기업협회에서는 학교기업 간 상호 공동 홍보를 통한 협력 마케팅과 수익 증대를 위해 MOU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학교기업들이 홍보를 위해 비용을 지불하고 활동을 하고 있었지만 적은 예산과 홍보인원의 부족으로 제대로 효과를 낼 수 없는 실정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이같은 업무 협약을 통해 9개의 학교기업이 자사의 브로슈어나 리플릿, 홍보 박스를 제작할 때 상대 8개 학교기업의 로고를 함께 인쇄해 홍보하기로 협조하기도 했다.

교육과 수익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학교기업
2004년 학교기업이 설치된 이래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룩했으나, 정부의 학교기업 국고지원금 투입 대비 그 성과가 다소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는 해당 학교기업에서는 일반기업에서 실시하지 않는 현장실습교육에 매년 수천만 원에서 1억 원이 넘는 자금과 인력이 투여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자금을 시설 투자나 홍보, 마케팅, 직원에 대한 복지 등으로 활용한다면 아마 지금보다 더 많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기업은 수익도 중요하지만 교육적 목적 또한 매우 중요한 축을 차지하기 때문에 수익증대만을 목적으로 운영될 수는 없다. 즉, 교육과 수익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래서 학교기업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교수(원)들은 자신이 맡은 정규 교육수업을 실시하고 난 방과 후에 기획, 마케팅 전략수립, 교재 개발, 행정업무에 세무 회계처리까지 진행과 점검을 해야 한다.
학교기업의 운영 자체가 이렇게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여전히 학교들이 여기에 매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에서 원하는 현장적응형 맞춤형 인재를 육성할 수 있고 관련 분야 기업인들과의 자연스런 회합과 고가의 기자재를 무상으로 지원받을 수 있어 졸업생들의 취업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학교기업이 학교 재정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도 작용한다. 현재 대학교육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사립대학의 경우 등록금 대비 인건비 비율이 약 60~70%라고 본다. 여기에 등록생의 감소와 매년 상승하는 경상비는 재정 압박의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교육비 환원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모 대학의 경우 학생 일인당 연간 실습비가 20만 원을 가까스로 웃도는 정도이니 그 돈으로 과연 어떤 재료를 사서 어떻게 실습과 현장 견학을 할 수 있겠는가?
최근 매스컴을 통해 각 대학에 적립기금이 쌓여 있다고 하나 목적성 기부금의 경우 목적대로 쓸 수밖에 없으므로 이 돈이 학생들에게 지원될 수 없음은 자명하다고 볼 수 있다. 학교기업은 학교 재정에 다소 기여하게 하려는 일종의 재정 자립화 자구책으로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충분한 재정투자와 포상으로 발전 도모해야
학교기업은 한마디로 이런 열악한 학교 실습교육에서 벗어나 사회에서 사용하는 기계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실습하며 사회에서 원하는 현장 감각을 지닌 인재로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졸업 후 기업에서 별도의 재교육을 하지 않고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일부 학교기업은 정부지원금 약 4~6억 원의 종자돈으로 20~30억 자산의 학교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수원여자대학의 경우 5000만 원~5억 원 이상의 장비 수십 대를 운영해 수준 높은 현장실습을 알차게 실시하고 있다.
학교기업에서 발생하는 순이익은 교육 목적사업에만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다수의 학교기업들이 이를 위해 장학금 또는 생활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근로의 대가를 지불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기술 외에 기업 문화와 인간관계도 배우고 있다.
즉, 일반기업과 달리 학교기업의 순이익은 특정 개인이 아니라 교육 체계 전반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래서 학교기업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 8월 학교기업협회로 약 30여 개의 학교에서 학교기업 설립을 위한 컨설팅 요청이 있었고 다양한 업종이 새로 태어났다.
이같은 학교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 일반 기업체는 고가의 장비를 갖추고 생산을 하고 있는데 학교에서는 오래된 장비로 단순한 실습 수준의 생산을 한다면 현장에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 적합하지 않게 된다.
이를 두고 경상대학교 GAST학교기업을 운영하는 이정규 교수는 “학교는 동종의 기업보다 시설과 장비가 선진화 되어 있어야 제대로 된 교육을 시킬 수 있으며, 관련된 업체에서 견학을 와서 벤치마킹 하지 않겠는가? 실험실 속의 소규모 실습교육이 아니라 실제 장비로 생산을 직접 해봐야 올바른 수치의 결과물을 얻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렇다. 학교기업은 이처럼 미래 한국의 희망을 만들기 위해 능력 있는 일꾼을 배양하는 학교 직속의 부처이다. 그러므로 정부에서는 국가 미래의 전략적 차원에서 보다 많은 자금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우수한 학교기업과 종사자에 대해서는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및 관련 정부 부처장, 한국산업기술원장,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사)한국학교기업협회장의 포상을 통해 경쟁을 유도하는 것도 학교기업을 발전시키는 방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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