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모는 어떤 모임인가요?
서울 송파중학교(교장 김신) 교사학습동아리 ‘성장하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지혜로운 교사들의 모임’(성사모, 회장 이지영)을 만들게 된 계기는 교사들이 자기 교과의 전문성을 키우면서 수업 이외의 학급 경영을 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학급 운영을 하면서 어려운 점을 서로 나누고 연수 등을 통해 발전을 꾀하기 위해서 이 모임을 만들게 됐습니다.
학급 운영 중 가장 어려운 점으로 꼽는 일은 학생들과의 소통과 상담이라 할 수 있는데 같은 교사로서 각 반을 담당하고 있는 선생님의 입장에서 서로 어려운 점을 나누고 이야기 하며 해결할 수 있는 지혜와 경험을 나누고 있습니다.
요즘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는 학생들의 문제를 보면 선생님들이 해결해 주지 못해 너무 안타까운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를 초빙해 강의를 듣는 등 다방면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작은 소모임이지만 내년에는 구심점 역할의 중앙 모임을 만들고 학년별로 모임을 따로 만들어 효율성을 높여볼까 하는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연수 등 큰 모임은 함께하고 각 학년별로 모임을 따로 가져 모이고 흩어지는 것이 가능하면 더 효율적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들을 하고 계신가요?
현재 15명 정도의 선생님들이 2주에 한 번 모여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상담기법, 전문가 초빙 강의, 책 읽기 등을 통해 학생들의 성장을 도모하는 데 조력하는 지혜로운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교사와 아이들이 행복한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으로 ABC 상담 기법을 배우고 교실에 가서 직접 실천해 보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의 왕따와 비행 등의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피상적인 해결책보다는 경찰경험 현장에서 본 사건들의 실태와 사고 예방요령, 사고 후의 치유방법을 듣기 위해 김강자 선생님을 초빙해서 강의를 듣기도 했습니다. 강의 중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교사의 마인드를 바꾸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는 말이었습니다. 선생님들은 문제 학생들을 볼 때 그들도 똑같은 내 학생으로 보아야 합니다. 내가 품어야 할 내 아이라는 마음을 갖는다면 그들을 보는 시각이 달라질 것입니다.
특히 입시 경쟁체제 속에서 학교가 살아남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 인성교육을 차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선생님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선생님들은 실질적으로 아침 조회시간과 종례 시간, 맡은 교과 시간에 잠깐 학생들을 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학생들을 세세히 살필 시간과 여력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협력이 필요합니다.
선생님들은 한 반씩 맡고 있어 각자 따로 떨어져 있는 섬들과 같아 경쟁을 하기 마련이지만 이제는 경쟁보다는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자기의 섬, 즉 자신의 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담임선생님 혼자서 다 알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각 교과 선생님들이 서로 협력한다면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한 아이를 담임선생님만 관찰한다면 놓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여러 교과 선생님들이 각 수업시간마다 조금씩 관심을 기울이고 세심히 관찰한다면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슬픈 일은 학생들에게 일어나는 폭력, 왕따 문제 등이 너무 커져서 선생님들이 어떻게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역량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입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의 도움이 더욱 필요합니다. 하지만 교사들도 어느 정도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과의 전문성도 키우고 학생들을 돌보려면 시간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방학 등을 통해 다양한 연수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것들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생 문제 해결의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학생들의 문제가 점점 심해지는 데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과의 소통입니다. 물론 학생들과 선생님은 서로 신뢰를 쌓기까지가 힘들지만 신뢰가 쌓이면 학생들로부터 왕따나 폭력 문제 등 반에서 일어나는 일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들을 초반에 알게 되어 그들이 한 학생을 괴롭히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면 왕따 문제가 없어지기도 합니다.
특히 요즘 학생들에게 일어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입시문제나 학업스트레스 때문에 일어날 수도 있지만 게임문화도 일정 부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은 이기고, 죽이고, 경쟁하게 됩니다. 배려보다는 경쟁해서 이겨야 하기 때문에 왕따 문제도 한 명을 따돌리고 그를 따돌림으로써 자신들은 살아남으려는 하나의 자구책으로 잘못된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들의 세심한 관찰이 더욱 필요합니다.
방과 후 따로 상담을 진행해 보려고 라면파티를 해보기도 했지만 요즘 학생들은 학원을 가야하는 등 너무 바빠 시간을 맞추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학교의 창체시간에 학과공부 말고도 체계적인 인성 · 창의 프로그램을 실시한다면 더욱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학생들을 도울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가장 필요합니다. 특히 그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세심히 살피고 잘못된 행동을 할 때는 그 행동이 잘못됐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식시켜줄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그들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어려운 경우는?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도와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그들은 선생님들을 신뢰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신뢰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말도 하지 않습니다. 분명 학생들과 신뢰를 쌓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신뢰가 쌓이면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와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주기 때문에 학생과 선생님이 신뢰를 쌓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입니다. 신뢰가 형성되면 그들은 우리에게 신호를 보냅니다. 보이는 신호든 안 보이는 신호든 어떤 식으로든 그들은 말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자세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한 회원 선생님은 아이가 무슨 일이 있어 울고 있을 때 무슨 일이냐고 묻지 말라고 경험담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일단 아무 말도 묻지 않고 그를 안아주면 그의 화가 조금 가라앉으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그들을 가슴으로 안아주면 그들도 우리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습니다.
학생들에게 너무 심한 일들이 생기면 교사들이 해결해 주려고 해도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무력하고 작아지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너무 괴롭지만 다양한 연수를 통해 전문적인 것들을 배워 그들을 돕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왕따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학기 초에 모둠별로 왕따 게임을 하기도 합니다. 한 주제를 가지고 모둠별로 이야기를 나누는 데 한 명만 배제시키고 이야기를 하는 방식입니다. 5분씩 왕따가 된 기분을 느껴보고 그들에게 느낌을 써보게 합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그들도 느끼는 점이 있을 것입니다. 그 느낌을 잊지 않고 서로를 보듬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항상 선생님들끼리 주제를 정하고 토론을 해 그때마다 무엇을 하면 좋을지 정하게 됩니다.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작은 것부터 선생님들끼리 학교문화를 바꿔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다양한 책을 읽으며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책 표지 안쪽에 종이를 붙여 간략하게 자신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적은 후 그 다음 사람도 느낌을 적어 서로가 느낀 점을 나눌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각 반은 경쟁자가 아닙니다. 우리 반 너희 반 편을 가르지 않고 서로 지켜주고 보듬어 주며 긍정적인 변화를 도모하고 개별화가 아닌 함께하는 학교를 만들어 나갈 예정입니다.
| 김경아 kakim@kf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