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전까지 우리는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구하면 그 직장에서 정년퇴직할 때까지 근무하는 평생직장 개념이 강했다. 이때는 어느 대학을 졸업했는지가 중요했다. 기업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암암리에 출신대학에 따라 점수를 차등했고, 유명대학 출신을 선호했던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IMF사태로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이제 평생직업의 시대가 되었다.
기업경영 평가기관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의 평균 근속연수는 10.3년에 불과하다. 이를 국내 500대 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포함시키면 평균 근속연수가 이보다 훨씬 짧아질 것이다. 대학 간판의 유효기간이 길어야 10년이라는 것이다. 이 유효기간이 지나면 직장인들의 신분은 신입사원에서 경력사원으로 바뀌게 된다. 그런데 기업에서 경력사원을 채용할 때는 그 사람의 출신대학보다 전 직장에서 인성이 어땠고 어떤 업무를 했으며 업무수행능력은 어떤지를 보게 된다. 학벌보다 능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서연고서성한이중경외시’로 고착화되어 있는 대학 서열에 목매어 대학에 진학하는 것보다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고려해야 할 때다. 대학간판보다 학과중심으로 대학진학을 해야 하고 미래 유망산업과 관련 있는 특성화학과에 주목해야 한다.
대학과 기업이 주목한 특성화학과 현재 우리나라는 저출산으로 인해 학생 수가 점점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대학에 진학할 학생 수보다 대학 모집정원 수가 더 많아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실한 대학들이나 취업이 잘 안 되는 학과는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해 껍데기만 존재하게 될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대학 구조조정을 매년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있고 대학들도 살아남기 위해 또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대학이 서열화돼 있는 상태에서 대학 자체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막대한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고 비용과 노력을 들인다고 해도 쉬운 일이 아니다. 대학들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대학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보다 앞으로 유망한 산업과 관련 있는 학과를 집중 육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학과를 특성화학과라고 한다. 대학에서는 특성화학과를 그 대학의 간판학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기업들도 특성화학과를 통해 기업에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특성화학과에 진학하면 장학금을 비롯해 많은 경제적 혜택과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취업을 보장받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