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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장학관 승진 체제 개편, 진보 교육감 ‘코드인사’ 시작되나

人事는 萬事다. 정책의 전문성과 안정성이 우선돼야 하는 교원 인사는 학생 교육과 직결된다는 점 때문에 더욱 중시된다. 그러나 지난 6?4 지방선거를 계기로 교육계 지형이 바뀌면서 일부 진보 진영 교육감들이 보여준 파격적 행태는 기대보다 우려를 앞서게 한다. 교육을 전리품쯤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진보 교육감 등장과 함께 교원 인사정책도 커다란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코드인사는 물론 기존의 관행과 질서를 무너뜨리는 파격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취임하자마자 교육청 인사라인을 예고 없이 전격 교체하는 ‘결단’을 보였다. 인사 혁신을 통해 조직의 판을 새롭게 짜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취임하자마자 인사장학관, 총무과장 등 인사팀 줄줄이 교체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7월 총무과장과 인사팀장을 교체한 데 이어 초·중등 인사담당 장학관마저 갈아치웠다. 이들은 인사발령이 나는 당일 아침 교체 통보를 받았을 만큼 철저히 배제됐다. 경기도교육청도 도교육청 총무과장을 산하기관 사이버안전센터장으로, 교원인사과장은 양평교육지원청 장학관으로 좌천시켜 버렸다. 서울과 경기교육청의 이 같은 움직임은 과감한 체질 개선을 통해 친정체제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신들이 추구하는 교육 가치를 실현한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우선 서울시교육청의 인사 정책은 장학관(사)과 연구관(사)등 교육전문직 체제 개편에 방점을 두고 있다. 최근 공개된 조희연 교육감 인수위 백서에 따르면 평교사를 장학관에 임용하고 전문직 시험에 합격하지 않아도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인정되면 한시적으로 장학(연구)사에 임용할 수 있도록 했다. 주로 혁신학교와 학생인권, 학교 밖 청소년 업무 등에 한시 장학사를 배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초등은 교장자격증이 없어도 교감을 장학관에 임용하는 길을 텄다. 초등교원인사관리원칙을 변경, 교감도 장학관에 임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초등 교감의 장학관 임용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평교사의 장학관 임용에 대해서도 현행법에서 허용하고 있는 만큼 문제 될 게 없다”고 덧붙였다.

평교사 출신 장학관 임용 등 교육전문직 조직 전면 개편 추진
전문직 임용 시험 방식도 평교사들의 진출이 용이하도록 변경될 전망이다. 1차 전형에 사용되고 있는 교직실무 서술형 평가를 폐지하고 대신 교육에 대한 비전과 교육철학을 파악하는 실질적 논술과 구술면접, 집단토론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전문직 임용 때 현장 실태조사를 중시, 전전임교 소속 교원까지 최대 다수를 대상으로 실시하며 교육자적 자질에 대한 동료 교원들의 의견과 여론을 비중 있게 반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교장 승진방식도 대폭 개편된다. 서열보다는 능력에 중점을 둔다는 이유로 승진 대상자 3배수 내에서 교장을 임용하기로 했다. 이 방안은 신설학교와 소규모학교, 특별지원대상학교(하위 10% 정도), 혁신학교들을 대상으로 하게 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제한적으로 교장 임용대상자 폭을 3배수로 확대하는 것은 법적인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교감 근무성적 평정에 학교 교직원 전원의 평가 결과를 반영토록 한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외에 교장 자격연수 대상자를 축소하고 교감 연수 과정에 인성, 업무수행 능력 등을 실제로 평가하는 과정을 마련하기로 했다. 초등 교감 평정 때 청소년단체 활동 가산점은 폐지가 추진된다.

현장 무시한 인사정책 남발… 교총, ‘무소불위 전횡 말라’ 경고
경기도교육청은 이재정 교육감 취임에 맞춰 ‘초중등 교육전문직원 교원 전직 내신서 제출’이라는 공문을 대상자 131명 전체에게 보내 한차례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교육정책 추진 및 컨설팅 장학업무의 효율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교육청 주변에서는 특정인들을 장학 및 연구의 핵심 보직에 앉히기 위한 수순으로 판단하고 있다. 도교육청이 이처럼 교장을 지낸 장학관 및 연구관급 간부 모두에게 교장 전직희망서를 내라고 한 것은 교육청 개청 이래 처음 있는 일. 경기교육계에서는 교육감이 친정체제 구축을 위해 인사권을 남용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교총 등 보수교육계는 일부 교육감들이 보여준 인사 행태에 강한 유감의 뜻을 밝히는 등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지난 8월 7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을 만난 자리에서 “이 교육감 취임 이후 제기된 파격적 승진제도 때문에 교장 등 일선 교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평교사가 갑자기 교장이 되는 것은 학교현장에 주는 부담이 크다”면서 “지금은 교장들이 자율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그들에 대한 족쇄부터 풀어주는 것이 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안정성과 전문성을 담보해야 할 전문직에 대한 무분별한 인사 조치는 결국 직선교육감에게 충성과 눈치보기를 강요하는 행위”라며 “무소불위의 인사 전횡이 계속될 경우 법적 검토를 통해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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