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는 왜 필요한 걸까? 평가는 학생들의 진보와 변화를 모니터하고 필요하다면 교육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우리 머릿속에는 ‘성적을 산출해서 줄 세우기를 하는 것’이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교육 패러다임이 교사의 teaching 중심에서 학생의 learning 중심으로 바뀌면서 평가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바뀌고 있다. 정답을 외워 쓰도록 하는 지필평가의 한계를 극복하고 과정중심의 평가, 평가를 통해 학습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수행평가를 실시해보자.
“If you taste the soup as a guest, it's summative, if you taste the soup as a cook, it's formative”라는 말이 있다. 결과를 판단하고 평가하는 손님의 입장이 아니라, 스프가 짜면 물을 넣고, 싱거우면 소금을 넣을 준비가 되어있는 요리사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과정중심의 평가가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수업과 평가는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움직이는 것으로 수업이 바뀌면 평가도 바뀌어야하고, 평가가 달라지면 수업 역시 달라진다. 영어과에서는 그동안 의사소통중심 영어교육이라며 목 놓아 외쳐왔지만 정작 평가는 과거와 별반 큰 변화가 없었다. 교육의 변화는 수업방식의 개선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수업과 평가가 함께 움직여야 하며 평가 역시 학생들에게는 배움의 기회로 제공되어야 한다. 이러한 평가의 순기능은 지필평가가 담당하기 어렵다. ‘알고 있는가’를 평가하는 지필평가는 다음과 같은 역기능을 갖고 있다.
달달 외우면 답을 쓸 수 있는 시험, 딱 맞추어진 규격에 맞추어지지 않으면 탈락인 시험...
다음은 실제 3년 전 모 중학교의 시험문제이다.
* 다음 대화의 응답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A: Thank you for helping me.
B: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① Sure. ② My pleasure. ③ That's OK. ④ You're welcome. ⑤ No problem.
정답은 몇 번일까?
출제자의 의도는 ③번이었고, 이유를 물으니 교과서에 그 대답은 ‘Thank you’에 대한 응답이 아니라 ‘I'm sorry’에 대한 응답으로 명백하게 나와 있다고 했다. 교과서에 ‘I'm sorry’에 대한 응답이라고 나와 있다고 해서 이 응답을 ‘Thank you’라 하면 안 되는 걸까? 실제로 영어권에서 흔히 쓰이고 있는 응답으로 알고 있었기에 국내 영어교육과 원어민 교수들, 미국과 호주의 중고등학교 교사들에게 문의한 결과 전원이 아무 문제없는 응답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