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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서 형성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어린이를 위한 봉사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수장인 이제훈 회장은 요즘 ‘인성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그가 만들고 싶은 ‘행복한 미래’는 어떤 세상일까.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아이들이 행복하면 나라가 행복해진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실현되긴 쉽지 않은 명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이 명제를 실현하기 위해 1948년 탄생했다. 기독교아동복리회(CCF, Christian Children's Fund)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조직은 2010년 4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라는 지금의 이름으로 바꿔 달고,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어린이를 위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제훈(사진) 회장이 취임하고부터다. 아이들에게 우산이 되어 비를 막아주고, 우산을 펴듯 꿈을 펼치라는 뜻으로 ‘초록우산’이라 지었다.

“한동안 병영 사고가 잦았잖아요. 어릴 때부터 잘 교육하면 막을 수 있는 일인데, 그게 제대로 안 되니까 자꾸 그런 사고가 터지는 거예요. 교육을 잘하면 막을 수 있어요. 그러기 위해선 선생님들이 존경을 받아야 해요. 재단에서 문화일보와 공동으로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기획을 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지요. 한국교총과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하 인실련)과 업무협약을 맺게 된 계기도 선생님 존경과 인성교육이 서로 같은 뜻이라는 걸 알게 되어서지요. 이심전심(以心傳心), 요즘 말로 통(通) 한 거라 할 수 있지요.”

이 회장은 최근 아이들의 폭력이나 범죄 등이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이유를 “가정에서 밥상머리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고 귀여움만 받고 자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어려움을 이기려는 의지는 키우지 못하면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적고, 사소한 일에도 상처를 입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어릴 때부터 외롭게 자라면서 아동 환경이 굉장히 나빠지고 있어요. 혼자 컴퓨터로 폭력적인 게임을 하고, 조부모의 이름조차 모르는 등 인간적인 나눔과 사회성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되질 않아 정서적으로 예전보다 훨씬 메마르게 자라는 것이지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2013년부터 학교폭력과 왕따 등 아동·청소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인성교육 콘텐츠 개발과 교육 지원 사업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게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같은 맥락에서 드림오케스트라도 추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음악적 재능이 있지만 이를 계발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던, 시설에 있는 아이들 또는 기초수급대상 어린이들이 참여한다. 전국에 10개의 드림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지금 4년째인데, 목포드림오케스트라는 40∼50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250명 정도로 늘었어요. 음악을 통한 치유효과가 상당해서 아이들이 자신감도 회복하고 있어요. 직접 악기를 만들어 후원하시는 분도 있어요. 참 고맙죠.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El Sistema)’처럼 키우고 싶어요.”

이처럼 재단 후원으로 어려운 환경을 딛고 꿈을 이룬 경우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최성봉 씨도 재단의 도움이 인생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태어나자마자 버려져 5살 때 고아원을 뛰쳐나와 길거리에서 생활하던 최씨는 재단 사회복지사들의 도움으로 검정고시로 중학교를 통과하고 대전예술고에 진학했다. 고교 3학년 때 모 케이블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를 불러 은상을 받기까지 최씨의 인생역전 스토리는 미국 ABC방송에까지 소개될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최씨는 현재의 자신을 있게 한 재단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정부가 어린이에 대한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 회장은 “지금 세상은 어른이 움직이지만 다음 세대의 주인공은 아이들”이라며 “노인복지는 굉장히 적극적으로 늘려가는 데 비해 아동복지는 아주 열악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복지예산을 노인 따로, 아이 따로 분리하는 것도 문제”라면서 “부모를 모시고 사는 가정에 복지예산을 투입하는 형태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들의 인성교육을 위해서는 부모와 교사 등 성인이 올바른 인성의 모범을 보이는 것이 필요해요. 그러려면 가족 공동체를 회복하고, 공교육을 살려야 해요. 인성은 일시적인 교육이나 프로그램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또래들과 어울리며 부모와 교사, 어른들의 말과 행동을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어른들이 먼저 바른 인성을 가져야 해요. 선생님들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한 것이고요. 앞으로 재단도 교총, 인실련과 함께 노력해 나가겠지만, 선생님들 스스로 교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깨닫고, 존경받는 어른이 되도록 정진해 나가길 바랍니다.”


■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 1948년 설립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아동복지전문기관으로 꼽힌다. 특히 다른 아동복지단체와 달리 예산 및 인력의 80%가량을 국내 어려운 어린이를 위한 사업에 투자하면서 많은 후원자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서울을 포함해 16개 지역에 39개 지역본부 및 복지관을 운영 중이며, 올해 4월 기준으로 30만 명의 정기 후원자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를 넘어 세계 56개국의 아동을 위해 지역개발사업, 교육사업, 구호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민간 차원에서 북한 어린이를 돕는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데, 평양 만경대구역에 재단이 직접 빵 공장을 운영하면서 하루 평균 1만 개의 빵을 생산해 평양·사동·중구역 지역 내 학교 및 유치원에 배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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