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사태 이후로 교육계는 미래사회에 대비하는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으로 휩싸여 있다. 이전에도 미래 교육에 대한 다양한 담론이 존재해 왔으나 눈앞에 벌어진 실제상황이 워낙 드라마틱하다 보니 많은 이들이 조급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인공지능에게 밀리지 않는 내일을 대비하기 위한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대안이 갈급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과 교육정책 담당자들의 목소리는 입시 위주, 정답 찾기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인간 고유의 영역인 창의성·문제해결력·도전정신 등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그간 교육과정이 바뀔 때마다 ‘이번 교육과정은 창의력·문제해결력·인성을 확실하게 길러줄 것이다’라는 설명이 빠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창의성·문제해결력·인성은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 과연 학교와 교육은 그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걸까?
물론 학교 혼자서 모든 교육을 책임질 수는 없다. 대부분의 국민들도 학교 혼자서 그 모든 것을 해낼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학교의 노력과 책임이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학교가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점,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을 구체화하는데 적극적이지 못했던 점은 인정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학교 교육을 통해 미래사회를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어야 하며 교육과정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역량중심 교육과정’에 대한 논의는 최근에 와서야 비로소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길러주고자 하는 역량의 내용이 한두 측면에 머무르지 않고 입체적이라는 점과 감성·인성교육의 측면이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교육은 인지 이외의 다양한 역량을 길러주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공감적 정서 함양하는 ‘감성·인성 교육’ 우리가 교육을 통해 기르고자 하는 인재는 더 이상 온갖 지식에 통달하여 개인의 성공과 성취만을 중시하는 사람이 아니다. 삶 속에서 당면하는 문제 상황을 창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타인과 협력할 줄 아는 사람, 타인의 처지와 입장을 헤아려 상대를 배려하며 존중하는 ‘공감적 정서’를 갖춘 사람이다. 이런 태도와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예·효·정직·책임 등 전통적인 덕목으로써의 인성뿐만 아니라 타인과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소중하게 여기는 ‘협력적 인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실패하더라도 이를 딛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마음 근력’을 길러가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교육을 통해 공감적 정서·협력적 인성·마음 근력 등을 어떻게 길러줄 수 있을까? 최근 서울시교육청은 교육을 통해 길러주고자 하는 학생의 역량 기준을 제시하면서 ‘지성을 기르는 인지 역량’ 외에 ‘감성과 건강을 키우는 사회·정서 역량’과 ‘인성과 시민성을 기르는 참여·자치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감성교육과 인성교육이 제대로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덕목 중심으로 이뤄지던 기존의 인성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우리는 감성교육과 인성교육, 그중에서도 협력적 인성교육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과 경험으로 자신의 삶 속에 내면화시키는 과정을 통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 시행될 때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