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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살이(well-being)와 인문학

‘먹방(먹는 방송)’이 유행이다. ‘냉장고를 부탁해’, ‘대한민쿡’, ‘3대 천왕’ 등 수많은 먹는 프로그램이 방송 중이다. 이런 방송의 사회자나 출연자는 음식을 먹으며 ‘맛있다’라고 언어적으로 표현하거나 행동·표정으로 반응(reaction)을 보이는 것 외에는 별다른 활동이 없다. 단순히 조리과정이나 레시피 공개, 그리고 요리하는 태도(허세 셰프라는 말도 있음) 정도에 대한 중계방송을 보는 듯하다. 마음을 울려주는 울대가 없는 방송이다. 그래서 허무하다.

‘먹방’은 국민을 우울하게 만드는 방송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우울을 좀 더 상승시키는 엥겔계수(Engel's coefficient) 방송이기 때문이다. 엥겔계수는 식료품비가 소비지출 중 차지하는 비율로 나타낸다. 따라서 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엥겔계수는 감소한다. 즉, 소득이 줄어듦에 따라 엥겔계수는 높아진다. 엥겔계수는 행복지수가 아니라 우리 삶이 고달프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방송에서 평균소득 증가를 발표하지만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잘못되었다. 하나는 평균은 허구라는 점이다. 백만 원과 천만 원을 평균 내면 100만 원의 소득자도 평균 550만 원의 소득을 올린 사람이다. 두 번째는 명목소득과 실질소득의 차이이다. 명목소득은 증가하였더라도 실질소득은 감소하였기 때문에 고달프고 힘든 삶을 살아간다. 또한 먹방은 ‘도구적 합리성’을 정당화하는 방송이다. 피곤한 삶을 위로하는 방송이라고 포장하지만 오히려 더 심화시키는 방송이다. 심리학자 매슬로우(Maslow)의 욕구단계에 따르면 먹방은 생리적 욕구 충족이라는 저차원적 욕구만을 충족시켜주는 저차원 방송이다. 반면 인문교양방송은 우리의 정서를 위로해 주는 방송이다.

‘한국인의 밥상’의 울림
‘먹방’은 조만간 사라질 방송이다. 하나의 유행일 뿐이다. 방송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은 인문학을 가미시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모델이 ‘한국인의 밥상’이 될 것이다. 음식은 문화이다. 문화에는 정신이 들어가 있다. 따라서 음식 문화도 만드는 사람의 혼이 있는 들어 있는 것이다. 만드는 사람이 먹는 사람의 건강을 걱정하는 사랑과 배려, 존경이 함께 있는 음식이 좋은 음식이다. 이런 음식은 먹는 사람이나 만드는 사람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추억하게 하고, 그리워하게 만든다. 필자는 콩국물, 봄동, 고추부각을 떠올리면 이 음식을 챙겨주시던 아버지를 생각하고 그리워한다. ‘한국인의 밥상’이라는 프로그램은 이런 의미에서 좋은 방송이고 장수하는 이유가 된다.

잘못된 방송은 잘못된 이성을 갖게 한다
우리는 웰빙(well-being)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다. 웰빙을 먹거리 정도로 해석하여 오로지 신체적 건강으로만 해석한다. 하지만 웰빙의 진정한 의미는 합리적인 이성계발을 통한 행복 추구이다. 로크(Locke)의 ‘A sound mind in a sound body(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마음이 깃든다)’를 뒤집어 ‘A sound body in a sound mind(건전한 마음속에 건전한 신체가 깃든다)’가 진정한 의미에서 웰빙이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에 의하면 웰빙의 근원은 이성을 잘 계발시키는 데 있다. 잘못된 이성은 불행을 자초한다. 철학이 없는 방송을 국민을 오류와 무지, 혼돈으로 이끄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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