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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의 힐링지, 홋카이도

 
새벽 5시 40분 인천공항에서 ZE 621편으로 약 2시간 40분정도 후에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 여행비를 조금이라도 아껴보려고 저가항공(이스타항공)을 이용해서 내심 불안하다. 역시 싼 게 비지떡이라고 기내식은 물론이고 음료는 값싼 종이컵에 담긴 물이 전부다. 은근히 기내식과 맥주 한 잔을 기대했는데........
 
유람선을 타기 위해 도야호 선착장으로 향하는데 선착장 주변은 산책하기 좋게 잘 정비되어 있다. 갈매기들이 새우깡을 얻기 위해 유람선 주위로 모여드는데 우리나라 강화 석모도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다.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줄 때는 눈 가까이에서 던져주지 말라는 얘기를 들은 게 있어 가급적 발밑으로 던진다. 갈매기가 새우깡을 먹기 위해 자칫 사람들의 눈까지 공격하는 끔찍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단다. 갈매기의 먹이 받아먹는 것은 성공률 100%다. 야생이 없어진 갈매기들은 바다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힘들게 사냥을 안 해도 생존에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즐거움과 호기심이 갈매기들을 호수에 안주하게 만든 것이다. 씁쓸한 마음을 뒤로 한 채 소화신산으로 이동하니 중간에 뿌연 분연이 눈에 들어온다. 보고 있자니 기분이 묘하다. 미마츠 마사오라는 우체국장은 전문장비도 없이 망원경과 낚싯줄을 이용하여 화산폭발을 예견하여 큰 피해를 사전에 막았으며 폭발 과정을 연구, 발표해 학계를 놀라게 했단다. 동상까지 세워질법하다. 
 
한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라서 그런지 한글로 쓰여 진 안내판이 있어 반가웠지만 일본인들의 생각을 한국어로 소리 나는 대로 적어 놓아 맞춤법에 어긋나는 글자들이 간혹 있다. 한국인 유학생들도 많이 있는데 이들에게 약간의 자문만 구했어도 이런 실수는 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호텔 식당 앞에서 일본인들의 정확함에 깜짝 놀랐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5시 30분 정각에 식당을 오픈하는데 허기가 져서 허겁지겁 식당으로 달려 들어가니 잠시만 기다리란다. 그 놈의 ‘빨리 빨리’가 여기서는 안통하나 보다. 식사 후 호텔 주변을 둘러보니 산뜻한 조경이 잘 가꾸어져 있다. 일본 여행의 백미라는 온천욕, 노천탕이 있어 자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바위틈에서 뜨거운 물이 졸졸졸 흘러나온다. 어린 아이처럼 마냥 신기해서 바위틈의 물을 만져보기도 하고 주위를 살펴보니 아무도 없길 래 슬슬 장난기가 발동하여 물장구도 쳤다. 저녁때는 북해도에만 있다는 삿포로 클래식 맥주를 실컷 마셨는데 한 줄로 세워보니 무려 10캔이나 된다. 귀국 전 날 ‘이온 몰’이라는 우리의 이마트와 비슷한 곳에서 엊그제 마셨던 맥주의 가격과 비교해보니 한 캔 당 130엔의 가격 차이가 난다.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여행지라서 이해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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