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3일 국무총리 주재로 '교육정보화관련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NEIS 중 교무·학사, 보건, 입·진학 3개 영역의 운영방향에 대한 정부방침을 확정했다.
각급 학교는 NEIS 통일체제로 가되, NEIS 초기구축비 기준 안에서 가급적 특수학교와 고등학교는 단독서버를, 초·중학교는 그룹서버로 구축하여 시범운영 1년을 거친 뒤 2006학년도부터 전면 시행한다는 것이다.
지난 1년동안 NEIS에서의 핵심쟁점은 인권의 문제였다. 우리는 NEIS체제가 정보화시대라는 시대적 요구와 교육의 효용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며 NEIS에서의 인권문제는 보완을 통해서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고 보았다. 이러한 점에서 정부가 지금이라도 NEIS 통일체제로 가고, 개인정보의
항목 조정, 독립된 감독기구의 구성·운영, 관련법률 제·개정 등을 통해 NEIS를 보완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늦은 감은 있지만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우려하는 점은 단독·그룹서버 구축에 있어 특수학교와 고등학교는 단독서버를 두고 초·중학교에는 그룹서버를 둔다는 서버운영 방안이다. 이 방안은 교육정보화위원회에서도 구축기준의 타당성 문제 및 비효율성, 막대한 예산소요 등의 논란으로 오랫동안 논의를 끌어오다가 결국 합의에 이루지 못한 사안이다.
인권을 보호한다는 취지라지만 현행 NEIS와 새로운 시스템이 본질적으로 서버숫자의 차이밖에는 없는 데도 불구하고 이미 투자한 NEIS 구축비 520억원에다 520억원이나 되는 예산을 추가로 투입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지 의문스럽다.
지금 공교육 내실화, 교육여건 개선 등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투자해야 할 곳이 한 두곳이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수백억원이 소요되는 서버구축방안에 대해 타당한 이유와 자세한 설명없이 서버구축의 추진일정만 내놓은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지난 1년동안 정부는 일부의 타당성 없는 주장과 명분쌓기에 이끌여 일관성 없는 NEIS 정책을 펼치다가 심각한 교육력 낭비와 학교현장의 혼란과 갈등을 야기한 바 있다.
그런데도 이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도 사과도 없이 또다시 막대한 국민의 혈세로 NEIS 갈등을 봉합하려고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정부가 밝힌 바 있는 갈등 해소 비용이라고 하기에는 520억원은 너무 많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