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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한국인이 거의 알지 못하는 역사를 기억하는 일본인

"한국인·일본인 이 사건 잘 몰라…

'우키시마마루(浮島丸·우키시마호) 희생자 추모

15년 전부터 강연 하면서 알려요"


해마다 8월 24일이 되면 일본 교토 북부 마이즈루(舞鶴)시에서는 '우키시마마루(浮島丸·우키시마호) 희생자 추모 행사가 열린다.  이러한 행사는 일본인 요에 가쓰히코(余江勝彦·76) 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그는 40년째 우키시마호 침몰 사건의 조선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일본이 패망한 직후인 1945년 8월 21일 오후 10시, 아오모리현 오미나토항에서 조선인 징용 노동자와 가족 등 3735명(일본 정부 발표)이 일본 해군 수송선 우키시마호(4740t)에 올랐다. 일제강점기 비인간적인 생활에서 벗어나 꿈에 그리던 고향에 돌아가는 부산행 귀국선이었다. 그러나 3일 뒤인 24일 오후 5시 20분, 마이즈루 앞바다를 항해하던 우키시마호에서 의문의 폭발이 일어났다. 배는 순식간에 한가운데가 절단된 채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인근 마을 사람들의 구조 작업에도 524명의 조선인과 25명의 일본 승무원이 목숨을 잃었다.


마이즈루시의 한 주민은 "배에서 나온 기름이 바다를 검게 뒤덮었고, 주민들이 엔진도 안 달린 배를 타고 나가 밤늦게까지 사람들을 건졌다"고 전했다. 요에 회장은 지난 1978년 우키시마호가 침몰한 바다가 보이는 곳에 조선인 희생자를 추모하는 동상을 건립하고 매년 추모 행사를 열고 있다.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하고 마이즈루시에서 미술 교사로 근무하던 그는 "조선인 희생자들을 기리는 동상을 만들어 달라"는 마을 사람들의 부탁을 받고 동상을 만들었다.


그는 "처음에는 우키시마호 사건에 대해서 알지 못했다"며 "동상 제작을 위해 자료 조사를 벌이면서 억울하게 죽어간 조선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역사적 사실을 잊지 않고 전하는 것은 억울하게 희생된 524명의 조선인에 대한 일본인의 책임입니다"라고 힘줘 말한다.


그는 "전쟁만 아니었다면, 식민지 지배와 강제 연행만 없었다면 이런 비참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우키시마호 사건이 그냥 잊혀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고 했다. 요에 회장은 "추모 행사는 사상·신조·종교 차이를 초월해 인도적 차원에서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열고 있다"며 "평소 대립각을 세우던 민단과 조총련도 이날은 한마음이 된다"고 했다.


15년 전 그는 퇴직했다. 퇴직한 후에는 일본 곳곳을 다니며 우키시마호 침몰 사건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조선인 징용자들이 일본에 끌려와서 겪은 어려움과 억울하게 죽어간 사연을 담은 작은 그림책도 만들었다. 요에 회장은 "일본 사람은 물론, 한국 사람들도 우키시마호 사건에 대해 잘 모른다"며 "슬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우리 모두가 역사의 진실된 내용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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