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백승호 기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에 대한 반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교총이 4일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나쁜 정책’으로 규정하고 철회 촉구를 나선 이후 17대 시·도교총과 교육시민사회단체 등이 속속 동참하고 있다.
한국교총과 17개 시·도교총은 매일 세종시 교육부 앞에서 릴레이 시위를 갖고 교육과 학교를 무너뜨리는 나쁜 정책,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교사가 되고 교장이 되기 위해서는 공개전형의 임용절차를 거쳐 지속적인 연수와 연구, 다양한 근무경험 등을 통해 검증되고 전문성을 쌓아 자격을 갖춰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무자격 교장을 추진해 학교 현장이 근간부터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총과 17개 시·도교총은 ‘교육공무원임용령개정안’의 의견수렴 기간인 2월 5일까지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각 시·도교총은 각 지역에서 집회·기자회견 등을 이어가며 전국적으로 운동을 확산시키고 있다.
부산교총은 8일 부산교육삼락회, 학교바로세우기부산연합, 부산학부모연합회, 바른교육실천을위한부산연합 등 교육시민단체와 함께 부산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부산교총 등은 “교사가 교장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 25년의 오랜 근무와 연수, 연구 등을 거쳐야 하는데 이런 과정 없이 15년의 교육 경력만으로 교장에 응모하게 한다면 공정성과 교직 전문성을 훼손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대구교총은 8일부터 관내 지역교육지원청 별로 열리고 있는 교감연수회를 찾아다니며 무자격 교장공모제의 부당성을 적극 알리고 있다. 또 경남교총은 경남도교육청과 경남교총회관 앞에 각각 ‘나쁜 정책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강행 규탄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걸고 시민 선전전에 들어갔다.
이밖에도 전북교총은 16일 전북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장공모제의 폐단과 교육현장의 우려를 다시 한 번 강조할 예정이다.
무자격 교장공모제의 철회 활동은 교육시민단체로도 확산되고 있다.
학교바로세우기전국연합은 12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도입 철회 촉구 성명’을 발표했다. 학바연은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는 과정의 공정을 강조한 문재인 정부의 철학과 맞지 않는 독단적인 정책"이라며 "학교 정치장화하는 나쁜 정책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또 범시민사회단체연합과 좋은학교바른교육학부모회, 한국교육삼락회도 최근 각각 성명을 통해 무자격 교장공모비율 확대는 청산 대상인 ‘적폐’가 공공연하게 자행될 방안으로, 학교를 이념의 장으로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총이 진행하고 있는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철회’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교원과 국민들의 참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참여자들은 무자격 교장을 무면허 운전자, 무허가 의사 등에 비유하며 그 위험성을 지적하는가 하면, “평생의 헌신을 한 순간 물거품 만드는 일”, “교단 정치판화 불 보듯”, “특정노조 이익 주는 꼼수” 등 폐기 요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