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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교원도 출마 시 ‘휴직’ 허용해야

6·13 교육감 선거일이 다가옴에 따라 교육감 예비후보자들의 면모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교육감 예비후보자들이 각각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단일화를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대학교육 경력자의 교육감 자격을 둘러싼 논쟁도 나타나고 있다. 교육감을 주민직선으로 뽑는 선거가 반복되면서 대학교수 출신 교육감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교육경력을 초·중등교육 경력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 상태다.   

대학교원과 출발부터 차별 심각
 
4월말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64명의 교육감 선거 예비후보자 가운데 전·현직 대학교수는 47%인 30명이었다.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는 후보자의 42%, 당선자의 50%, 2014년 교육감 선거에서는 후보자의 46%, 당선자의 47%가 대학교육 경력자였다.
 
교육감의 주요 관장 사무는 교육 예·결산, 학교의 설치·이전·폐지, 교육과정 운영, 교육공무원·지방공무원 인사 등으로 대학교육 경력자들에게는 생소한 것들이다. 교육감의 법적 지위나 관장사무를 고려할 때 교육감이 직무를 수행하는 데 대학교육 경력보다는 초·중등교육 경력이 더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교육감 선거 입후보자와 당선자의 절반 정도를 대학교육 경력자가 차지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대학교원이 초·중등교원보다 교육감 선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대학교원들은 기본적으로 교육과 연구 기능을 수행하면서 부가적으로 사회봉사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사회활동이 많을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사회적 인지도가 높아져 입후보에 유리하다. 또한 대학교원들은 정책자문이나 정책개발과정에 참여할 기회가 많아 정치권과 연결고리를 만들기 쉽다. 교육감을 주민직선으로 선출하는 제도가 유지되는 한 사회적으로 대학교원이 더 유리한 상황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문제는 제도적으로도 대학교원들이 초·중등교원들보다 유리하다는 점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초·중등교원이 교육감 선거에 입후보하려면 선거일 전 90일까지 사직해야 한다. 그러나 대학교원은 그렇지 않다. 현직을 유지하면서 교육감 선거에 입후보할 수 있어 낙선할 경우 실직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초·중등교원과 비교할 때 대단한 특권이 아닐 수 없다.   

휴직해도 정치적 중립성 문제없어
 
초·중등교원도 대학교원과 마찬가지로 현직을 유지하면서 입후보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할 때가 됐다. 초·중등교원들에게도 모든 정치활동을 허용해달라는 얘기가 아니다. 선거 입후보가 정치활동임에는 틀림없지만 제도적으로는 교육감 선거 입후보를 비정치활동으로 간주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초·중등교원들이 휴직한 후 입후보한다면 정치적 중립성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
 
교육감의 직무능력은 교육경력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따라서 대학교육 경력자의 교육감 선거 입후보를 제한하는 것은 좀 더 시간을 두고 결정할 일이다. 대학교육 경력이 교육감의 전문성에 부합하느냐 여부를 떠나 우선적으로 초·중등교원의 교육감 선거 입후보를 허용해야 한다. 대학교원들과 초·중등교원들이 동등한 조건에서 교육감 선거에 입후보할 수 있게 되면, 초·중등교원의 교육감 진출이 늘어나고, 대학교육 경력보다 초·중등교육 경력이 교육감 직무에 더 적합하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입증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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