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평가, 최저기준도 포함
수시·정시 통합논의는 제외
교총 “혼란 우려한 현실적 결정”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논란 끝에 수능과 학생부 위주 전형 간의 비율이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범위에 포함됐다. 수능 절대평가 여부와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활용 여부도 공론화하기로 했다. 반면, 수시와 정시 통합 여부는 논의에서 제외됐다.
국가교육회의는 지난달 31일 제4차 회의를 열어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가 의견수렴을 거쳐 마련한 공론화 범위를 확정했다.
교육부가 ‘대학입시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통해 논의를 요청한 세 가지 핵심 숙의 사안 중 수능-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간 적정 비율, 수능 절대평가 여부는 공론화 범위에 포함됐다.
김진경 특위 위원장은 공론화 제외를 언급한 기존 발언에 대해 “대학마다 사정이 달라 실효성이 적다는 발언은 열린마당에서 제기된 의견을 전해 지방대와 전문대의 어려움을 반영한 요구를 기대한 취지였다”면서 “결국 마지막 국민 열린마당에서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공론화 범위에 포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교육부 이송안에는 ‘수능과 학종’ 간 적정 비율이었던 것이, 학종과 학생부교과전형을 포괄하는 ‘학생부 위주 전형과 수능 위주 전형’ 간 비율 검토로 표현이 바뀌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의견 수렴 과정에서 교육단체들에서 문제제기가 있었고 지방 사립대와 전문대의 경우 교과 전형이 절반 넘게 차지하고 있어 문제의식의 취지를 반영했다”며 “향후 공론화위의 시나리오 워크숍을 통해 학종과 교과전형의 차이를 고려해 세 가지 전형을 별도로 검토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수능 절대평가 여부는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과 상대평가 유지 원칙의 두 가지 안을 논의하게 된다. 기존에 교육부 이송안에 있던 수능 원점수제는 국민적 관심도가 낮고 선택과목 간 유불리가 심화되는 등의 문제가 있어 공론화 범위에서 제외했다.
국가교육회의는 수시·정시 통합 여부는 대입전형의 안정성을 위해 현행 분리 체계를 유지할 것을 권고하며 공론화 범위에서 제외했다. 여론수렴 결과 통합에 대한 우려가 크고, 통합 시 고3 교실수업 정상화에 크게 기여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기타 검토 사안 중에서는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의 활용 여부가 공론화 범위에 포함됐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활용은 수험생 부담 경감을 위해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수시 공정성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학생부종합전형 공정성 제고는 공론화 대상에는 포함하지 않되 교육부의 적극적인 조치를 권고했고, 수능 과목 구조는 기술적·전문적 사안으로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교육부에서 검토하도록 했다.
그간 수시와 학종 간 비율 논의를 주장한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은 국가교육회의의 결정에 대해 “공론화의 핵심이 수시와 정시 비율이므로 공론화 범위에 포함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평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반영에 대해서도 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수능 절대평가 여부에 대해서는 “교육부 차원에서 폐기를 하고 수능 전 과목 상대평가 체제로 결론을 내렸어야 했다”면서 “수능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대입정시가 사실상 폐지될 수 있으므로 결사반대한다”고 했다.
반면 수시와 학종 비율 논의 제외를 요구해온 학교교육정상화를 위한 교육혁신연대는 “선발 방법의 비율을 공론화 범위에 포함한 것에 대해 심히 우려하며 이에 반대한다”며 “지금이라도 공론화 범위에서 제외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했다. 수능 절대평가 여부에 대해서도 ‘전 과목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유지’의 두 가지 안이 아니라, ‘전 과목 절대평가’와 ‘절대평가 과목 일부 확대’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교총은 국가교육회의의 공론화 범위에 대해 “교육현장의 혼란을 고려한 현실적 결정”으로 평가했다. 김동석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은 “학종, 수능, 교과 전형의 비율은 수도권과 지방 등 대학에 따라 사정이 달라 일률적으로 결정하기 어려우나 대입 문제의 주요 관심사이자 가장 큰 쟁점이므로 논의를 통해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수능 절대평가에 대해서는 “대입제도 결정 유예를 초래한 공론화의 핵심사항이나 합의 가능성이 작아 공론화 결과의 수용 여부가 우려된다”며 “급진적 변화로 인한 혼란과 갈등보다 점진적 개선이 요구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