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스승의 날은 오지만 스승의 모습은 왜소해지고 있다. 교총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원, 학생, 학부모들의 교직에 대한 인식은 '단순 지식전달자'에 그치고 있으며 교원 10명 가운데 4명은 스스로 사회적 신뢰가 낮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간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교장과 교원이 잇달아 안타까움을 더한다.
스승의 날도 아예 휴업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표면적 이유처럼 스승 찾아뵙기나 스승으로서 휴식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교직사회가 촌지 등으로 매도되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 뜻이 아닌가 한다.
교육력은 교권에서 나오며 진정한 교육은 '스승' 없이 이뤄질 수 없다. 교총이 스승의 날을 맞아 교육주간을 설정하고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을 주제로 다양한 행사를 편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 교직 사회가 불안, 갈등, 자괴 속에 흔들리고 있는 원인은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밖으로 정치경제의 불안, 부정적 가치관의 만연, 법경시 풍조, 집단행동들의 정당화 등 우리 사회전반의 세태와 안으로 교원 스스로의 비하와 책임의식의 결여 등이 그것이다. '교권이 도전 받고 있다', '공교육이 무너진다', '교사는 있으나 스승은 없다'고 한다. 특히 매스컴은 스승의 날이 가까우면 교원의 부정적인 모습을 여과 없이 더 들춰내고 있다.
그렇다면 스승을 존중하는 사회풍토 조성방법은 무엇인가. 첫째, 우리 사회가 안정되고 시민의식을 성숙시켜야 한다. 법질서와 규칙이 지켜지고 노력한 만큼 보상받으며, 타인의 인권과 인격을 존중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
둘째, 장기적이고 획기적인 교원정책을 세워야 한다. 양성단계에서부터 교직에 대한 사명감을 고취시켜야 하며, 우수교원을 확보하는 유인책과 사기진작을 위한 물심양면의 대책들을 세워야 한다.
셋째, 교직사회의 자정 노력이 있어야 한다. 권위는 타인으로부터 부여되기도 하지만 자신의 노력이 없이는 세워질 수 없다. 비판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뼈를 깎는 자성과 아픔을 감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부적격 교원은 과감히 가려내야 한다.
넷째, 교원의 부정적 모습에 대한 언론보도는 신중해야 한다. 극소수의 사례를 확대하여 전체가 그런 것처럼 부각하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될 수 없다.
세기적 전환기에서 미래의 주역을 길러내는 교육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모범을 보이고 감화를 주는 스승을 보고 싶다. 교육의 중심에 서 있는 스승들의 참된 모습을 회복하기 위하여 교직을 존중하는 사회풍토가 절실한 시점이다.